황주홍 농해수위원장, 양곡관리법 개정안 발의 전격 '철회'

“정부가 제안한 개정안 내용 미처 확인 못해 …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농민의길과 토론 뒤 수급안정 기능 강화한 새 양곡관리법 개정안 제출

  • 입력 2019.09.27 19:43
  • 수정 2019.09.27 20:26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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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자신이 대표발의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내용 때문에 농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던 황주홍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사진)이 발의를 전격 철회했다. 황 위원장은 변동직불제 폐지를 반대하는 자신의 입장은 변함없으며, 지난 11일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정부로부터 제안 받은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실수에서 비롯됐다며 농민들에게 사과를 표했다.

황 위원장이 27일 발표한 장문의 긴급성명서는 정부의 공익형직불제 개편 시도 및 다수의 농민단체들이 구성한 '공익형직불제관철비상대책위원회'에 답답함을 토로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황 위원장은 정부·여당의 폐지 입장은 집중적이고 강경했다. 변동직불제(목표가격) 문제의 처리를 계속 지연시키면서, 폐지 및 공익형직불제 관철을 위해 농민단체들을 설득해나갔다라며 설득된 대부분의 농민단체들은 변동직불금 제도를 폐지하려는 공익형직불제를 지지한다는 현수막을 전국 곳곳에 게첩하면서, 농해수위 소속 국회의원들을 개별적으로 설득하고 압박하기까지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황 위원장은 “(농민단체들이 행동에 나서기 전) 농민단체장들과 만나고, 식사자리까지 하면서 왜 침묵하고 있는 건가, 변동직불제 폐지하면 그 피해가 어찌 될지 잘 알지 않느냐라고 폐지 반대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지만 모두 침묵했고, 오로지 농민회(전국농민회총연맹)에서만 반대 집회를 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쌀 목표가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근본적 원인은 정부·여당이 위원장인 저를 포함해 변동직불제 폐지 반대파 의원들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쌀 목표가격(변동직불금) 문제 처리와 공익형 직불제 관련 법률을 동시 처리하지 않고 목표가격만 먼저 처리하면 위원장인 저와 일부 폐지 반대 의원들이 공익형 직불제 처리를 못하게 가로막을 거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농해수위의 상황을 담았다.

그러면서 상임위원장으로서 나름의 절충 의견을 제안했다. 정부가 법률안(양곡관리법)을 작성해왔고, 저는 이를 저희 의원실의 담당 보좌관과 국회 수석 전문위원실에서 검토하게 했다보좌관들로부터 문제 없다는 설명을 듣고 일부 수정한 법률안을 제출하게 됐다고 지난 11일 대표발의 과정에서 있었던 자신의 실수를 설명했다.

황 위원장이 뒤늦게 문제를 인식했던 배경엔 쌀값 안정 대책 없는 변동직불제 폐지 및 공익형직불제 개편을 줄곧 반대해온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상임대표 박행덕, 농민의길)의 강력한 항의가 있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쌀생산자협회 등 농민의길 소속 단체들은 지난 24일 황 위원장을 만나 개정안의 내용에 대해 장시간 토론을 벌였다.

황 위원장은 발의에 참여한 동료 의원들의 동의를 받아 가까운 상임위원회 개최일에 정식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또 농민의길과의 토론 결과에 자신의 의견을 담은 새로운 수정대안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새로운 개정안의 주요내용은 매년 신곡생산량 추정이 가능해지는 즉시 수급안정대책을 수립 초과생산량을 시장격리하고 매년 9월말 이전 매입 가격과 물량을 공표 시장격리하는 쌀의 가격을 최근 3년간의 미곡 생산비 평균을 밑돌지 않게 하고 그 물량은 해당 연도에 생산하는 쌀 수요량을 초과할 것 사전 시장격리제는 공공 비축미제도와 농협의 자체수매제(차액지원제)와 함께 시행 양곡관리법에 별도의 재배면적 조정 규정을 두지 않을 것 등이다.

황 위원장은 지난 25일 법안을 제출하며 법률안심사소위원회(법안심사소위) 위원 전원에게 문자메시지로 안내했으며 연결이 되지 않은 의원 한 명을 제외하고 직접 통화도 했다라며 그러나 이날과 26일 열린 법안심사소위에서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보류했다고 전했다.

황 위원장은 현행법 보다는 진일보한 개선내용을 담고 있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국회 농업관련 상임위원장으로서 보다 뜨거운 열의와 비장한 사명감을 갖고 끝까지 300만 농어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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