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란선별포장업협회, 업계 반발 속 출범

“선별포장업은 도축장과 같은 개념” … “자본력 갖춘 소수가 모두 장악”

  • 입력 2019.09.22 18:00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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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올해부터 시행 중인 식용란선별포장업에 참여한 계란유통상들이 모인 단체가 구성됐다. 기업화된 일부 유통상의 모임이 아니냐는 반발이 높아 계란유통산업 내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경기도 용인시 ㈜조인 용인지점에선 식용란선별포장업협회 창립총회가 열렸다. 앞서 협회 추진위원회는 지난달 20일 같은 장소에서 발기인대회를 열고 신설된 업종인만큼 정부와 현장이 긴밀한 협력을 통해 세부사항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며 협회 창립을 결정했다.

지난 18일 경기도 용인시 ㈜조인 용인지점에선 식용란선별포장업협회 창립총회가 열렸다.
지난 18일 경기도 용인시 ㈜조인 용인지점에선 식용란선별포장업협회 창립총회가 열렸다.

이날 창립총회에선 전만중 한알영농조합법인 조합장이 협회 초대회장에 추대됐다. 전만중 신임 협회장은 “생산자와 유통인이 한마음이 되길 바란다. 좋은 단체로 발전시키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협회는 △제품 규격 표준화 사업 △유통정보화 사업 △안전성 확보사업 △등급판정 확대사업 △세척방법·유통온도 등 실무에 관한 세부사업 등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사육부터 유통에 이르는 전 단계를 모니터링하는 ‘계란인증마크’ 도입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협회 관계자는 “소, 돼지, 닭이 도축장과 도계장을 거쳐야 안전한 식품으로 바뀌는 것처럼 계란은 식용란선별포장을 거쳐야 식품이 되기에 식용란선별포장업은 도축장과 같은 개념이다”라고 설명했다. 계란선별포장업을 통해 일관된 유통체계를 구축하고 기준가격 형성과 공판 기능까지 갖추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2,600여개 계란유통업체의 대다수가 영세한 규모에 머물러 있어 이같은 사업방향은 자본력을 갖춘 일부만 따라갈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창립총회장 앞에 협회 창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리고 총회 진행 도중에 항의가 잇따르는 등 곳곳에서 갈등이 불거졌다.

강종성 전 한국계란유통협회장은 “대다수 유통인들이 영세한데 자본력을 갖춘 극소수가 모든 걸 장악하려 한다”라며 “결국 기업이 짜맞춰서 만든 협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계란유통상인은 “협회 이사진을 보면 양계장을 운영하며 유통을 병행하는 생산자 중심이다”라고 낙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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