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 3년 흘렀지만 … ‘아직도 요원한 생명‧평화 세상’

시민사회, 망월동 묘역서 고 백남기 농민 선종 3주기 추모
농민들 “그가 바랐던 세상 만들어가지 못해 미안한 마음 뿐”

  • 입력 2019.09.21 23:06
  • 수정 2019.09.21 23:21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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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광주광역시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열린 '생명 평화 일꾼 고 백남기 농민 3주기 추모제'에서 고인을 기리는 추모객들이 '함께가자 우리 이길을'을 부르고 있다. 한승호 기자
21일 광주광역시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열린 '생명 평화 일꾼 고 백남기 농민 3주기 추모제'에서 고인을 기리는 추모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1일 광주광역시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열린 '생명 평화 일꾼 고 백남기 농민 3주기 추모제'에서 고인을 기리는 추모객들이 '함께가자 우리 이길을'을 부르고 있다. 한승호 기자
21일 광주광역시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열린 '생명 평화 일꾼 고 백남기 농민 3주기 추모제'에서 고인을 기리는 추모객들이 '함께가자 우리 이길을'을 부르고 있다. 한승호 기자
21일 광주광역시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열린 '생명 평화 일꾼 고 백남기 농민 3주기 추모제'에서 고인을 기리는 추모객들이 '함께가자 우리 이길을'을 부르고 있다. 한승호 기자
21일 광주광역시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열린 '생명 평화 일꾼 고 백남기 농민 3주기 추모제'에서 서정숙 무용가가 고인의 명복을 비는 살풀이춤을 추고 있다. 한승호 기자
21일 광주광역시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열린 '생명 평화 일꾼 고 백남기 농민 3주기 추모제'에서 고인을 기리는 추모객들이 '함께가자 우리 이길을'을 부르고 있다. 한승호 기자
21일 광주광역시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열린 '생명 평화 일꾼 고 백남기 농민 3주기 추모제'에서 정현찬 백남기농민 기념사업회 준비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1일 광주광역시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열린 '생명 평화 일꾼 고 백남기 농민 3주기 추모제'에서 고인을 기리는 추모객들이 '함께가자 우리 이길을'을 부르고 있다. 한승호 기자
21일 광주광역시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생명 평화 일꾼 고 백남기 농민 3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한승호 기자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고난에 찬 삶을 통해 사랑을 얻고, 그 사랑의 헌신적 실천을 통해 지혜를 얻었으며, 그 사랑과 지혜로 해방을 얻으셨네(심규한 중앙대민주동문회 4기 회장 추모사 중).”

백남기투쟁본부를 전신으로 하는 ‘백남기농민 3주기 추모제 추진위원회’가 고인의 선종 3주기인 오는 25일을 기리기 위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추모의 자리를 마련했다. 북상하는 태풍이 만든 강한 비에도 불구하고, 300여명에 달하는 인파가 추모제에 참석하기 위해 21일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찾았다.

정현찬 백남기농민 기념사업회 준비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백남기 농민 영전 앞에서 그가 이루고자 했던 통일 세상, 민주화 세상, 이 땅의 정의가 살아 넘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었다”라며 “그런데 지금 또 다시 악의 세력이 움트고, 이 땅의 민주와 정의, 민중의 세상이 또 다시 멀어져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정말 미안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백남기 농민이 그렇게 원했던 세상을 같이 함께 다시 한 번 만들겠노라고 다짐하자. 그것이 바로 백남기 농민이 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중에도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추모사에 나선 이들 역시 고인의 정신과 소망이 촛불혁명 이후에도 실현되고 있지 못함을 통탄했다. 문경식 한국진보연대 의장(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도 “민중이 주인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다시 백남기 농민의 정신으로 단결하고 연대해야한다”라며 “그래야만 이 땅의 평화와 생명이 넘치는, 자주와 번영이 넘치는 통일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3주기를 맞이해 모여주신 모든 분들의 뜻을 모아 다 같이 단결했으면 한다. 백농민은 그걸 원하며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한길 가톨릭농민회장은 “(당신의) 희생이 자양분 되어 민주주의의 꽃을 피웠는데, 그 기대감은 실망으로 바뀌어 우리는 오늘도 분노한다”라며 “한평생 생명농업을 실천하시고 평화를 위해 살아온 회장님, 민주주의와 통일세상은 남은 자들이 잘 지키고 이루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편히 쉬라”고 추모했다. 박행덕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도 “그가 바랐던 민중 세상을 우리가 이어 받아 만들어 갔어야했는데 그러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저희들은 이렇게 거리를 해매고 있다”라며 “(오늘이) 그 길을 완성시키려 다시 한 번 더 마음을 다 잡고 떨쳐 일어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장훈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위원장도 묘역을 찾아 “그분이 이루고자했던 나라, 꿈은 저희와 같고, 여러분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제발 몸 챙겨가면서, 건강하게 투쟁하자. 그래야만 오래갈 수 있고 더 건강한 나라, 꿈꾸는 나라 만들 수 있다. 악천후 속에도 많이 와서 (백 농민을) 지켜주시는 이 마음들 모아서 더 안전한 세상, 살기 좋은 나라 우리 손으로 만들자”고 독려했다.

추모제는 서정숙 무용가의 살풀이춤과 노래패 ‘어울소리’의 공연으로 끝을 맺었다. 어울소리는 작곡가 김정희 등 백 농민의 중앙대학교 후배들이 이 자리를 위해 올해 2월에 결성한 노래패로, 이날 백 농민을 위해 김씨가 작곡한 추모가 ‘우리밀밭에서’를 선보였다. 참석자들은 노래패가 연이어 공연한 ‘농민가’, 그리고 백 농민이 생전 좋아했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등을 함께 부르며 추모를 마쳤다.

한편 고인이 경찰의 물대포에 쓰러졌던 날로부터 4년이 되는 오는 11월 14일에는 ‘백남기농민 기념사업회’가 출범할 예정이다. 김옥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은 “투쟁을 함께 이끌었던 가톨릭농민회, 전농, 전여농의 전현직 대표자들, 시민사회 대표자들, 중앙대 민주동문회로 추진위를 우선 구성해 11월 14일 창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백남기투쟁본부의 역할을 이어 받아 생명과 평화의 정신 계승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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