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햄 판매한 농협 ‘뭇매’

생산자단체, 수입축산물 판매 즉각 중단 촉구
농협 “해당국가 항의에 통상문제 부담”

  • 입력 2019.09.22 18:00
  • 수정 2019.09.22 18:46
  • 기자명 장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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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희수 기자]

 농협 하나로마트 일부 지점에서 수입 완제품 통조림 햄을 판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축산단체는 농협의 수입축산물 판매가 국내 농민의 권익에 반하는 행태라며 분개하고 있으나 농협은 통상문제에 대한 부담과 요식업자들의 항의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일단 해당제품의 판매는 중단된 상태다.

대한한돈협회는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 성남분당점 등 식육자재 코너에서 수입축산물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월에도 이 같은 사실이 확인돼 본회의 강력한 경고로 판매가 중단됐으나 7월부터 은근슬쩍 수입축산물 판매를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농협 하나로마트 일부 매장에서 판매된 통조림 햄은 덴마크에서 수입한 완제품으로 한국농축산연합회·축산관련단체협의회도 농협의 수입축산물 판매를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한국농축산연합회(회장 임영호)는 “국내 농산물 소비촉진에 동참해야 하는 농협의 수입농축산물 판매는 농가경제에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행위이며, 타 대형마트와 경쟁구도에서 불가피한 측면이라는 농협의 해명은 농민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며 농협 하나로마트의 각성을 촉구했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회장 김홍길)는 “작금의 행태는 국내 농민의 피땀 어린 자금을 발판삼아 외국농가의 소득 증대에 기여하는 행위이며,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를 열겠다는 농협의 구호는 허울뿐임을 자명하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대한한돈협회(회장 하태식)는 “농민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을 위해 존재해야 할 농협이 자기조직을 위해 수입축산물 판촉에 앞장서는 행위는 농협의 정신과 역할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고, 농가를 기만하고 우롱하는 행위”라며 중단하지 않으면 투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에 농협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한 것이 아니라 요식업자들의 수요에 의해 식자재 전문매장에서만 판매했다. 지난 2월 한돈협회로부터 항의를 받아 해당 제품을 모두 회수한 바 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주한 덴마크 대사관으로부터 ‘덴마크는 유럽 내에서도 안전 기준도가 높은데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내용의 항의 서신을 받았다. 통상문제에 대한 부담도 있고 요식업체들의 불만이 접수돼 판매를 재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수입축산물이라는 표현은 사람들이 축산원물이라고 받아들일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수입축산가공품이라고 명시하는 것이 적합하다. 다시 문제가 불거져 현재는 제품을 전량회수했지만 매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선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폭을 고려하지 않으면 타 대형마트로 소비자가 이탈하는 문제가 발생해 수요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면서 “국내 축산단체의 입장도 이해가 되기 때문에 국산 햄을 팔고 있는 목우촌에도 지금보다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생산해달라는 등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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