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다 죽는데 “수입고추 공동구매하자”

한국외식업중앙회 곡성군지부
회원업소에 수입 고춧가루 장려

  • 입력 2019.09.08 18: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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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산물값 동반폭락으로 농촌이 전례없이 무거운 분위기에 휩싸인 가운데 한국외식업중앙회 곡성군지부가 회원업소들에게 수입 고춧가루를 판매하는 공문을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곡성군지부는 최근 회원업소들에게 <외식가족 회원전용 식자재 원가절감 공동구매 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을 송달했다. 중국산 냉동고추를 수입해 가공한 고춧가루를 kg당 8,900원에 판매한다는 내용이다. 농산물 수급불안의 원인인 수입농산물 구매를 조직 차원에서 인위적으로 진행한데다, “1차 구매 업소들이 매우 만족하고 있다”, “100% 국내가공”을 강조하는 등 구매를 한껏 부추기면서 농민들로부터 거센 질타를 받고 있다.

양파·마늘·배추·무·고추 등 모든 농산물 가격이 하락해 농민·상인들의 자살 사례까지 속출하고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 개별 외식업소가 경영사정에 따라 수입농산물을 사용하는 데는 직접적인 문제제기를 할 수 없지만 조직이 공동구매를 통해 수입농산물 사용을 부추기는 건 도의에 어긋난다는 게 농민들 입장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의장 권용식)은 즉각 성명을 내 “개별적 선택을 벗어나 자신들의 이윤만을 위해 농민들의 피해에 대한 어떠한 미안함도 없이 수입산을 공동구매하자고 하는 것은 정말 어이없는 일”이라며 “농업이 붕괴되는 것만큼은 막아 달라는 농민들의 요구는 들어줄 수 없더라도 최소한 도덕적 예의만은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또 “향후 국내산이나 지역 농산물을 사용하는 업소에 대해 이용 확대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수입농산물 사용에 대한 미안함마저 갖지 않는 업소들은 퇴출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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