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농촌의 미래, 무엇입니까

  • 입력 2019.09.08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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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19살. 대학 입학의 문턱에 선 나는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사람이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먹거리라는 생각에 농업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졸업 후엔 농업 전문지 기자로 일을 시작했고, 어느덧 3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최근 3년간 그 누구보다 적나라하게 농업을 체감 중이다.

다소 구시대적 사고일 수 있지만 먹고 사는 문제는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그간 나는 막연하게 농업·농촌이 영원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보고 경험한 바에 의하면 우리 농업·농촌은 그 어느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암울하다.

단적인 예로 설명하자면 농자재 값은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천정부지로 치솟는 데 반해 농산물은 가격폭락과 폐기를 반복한다. 종자나 농약으로 피해가 발생해도 농민이 혈혈단신 잘잘못을 직접 따져야만 미약하게나마 보상을 기대할 수 있다. 또 빚을 지면서까지 구매한 농기계의 경우 대부분 사용시기가 겹치기 때문에 고장이 나도 제때 수리받기가 하늘의 별따기인데다 시간을 조금이라도 단축하기 위해선 대리점 사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므로 아쉬운 소리 한 마디 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 결국 농민 대다수가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고 살 길을 찾기 위해 농번기 급박한 농작업을 차치하고 잘못된 농정을 성토하기 위해 상경을 반복한다.

지난 3일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취임사를 통해 “우리 농업에 큰 비중을 차지한 중소농 대상의 정책이 부족해 아쉬움이 있었다”며 “농민이 공익적 가치를 창출하는 역할과 책무를 다하는 당당한 주체로 자리매김하도록 ‘사람 중심의 농정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농식품부가 제시한 내년 예산안은 여전히 스마트팜 혁신밸리, 바이오첨단농업복합단지 조성 등 규모화 사업에 편중된 모양새다. 사람 중심의 농정 개혁을 추진한다기엔 다소 부족한 면이 많아 보인다. 이에 새로운 장관에게 묻고 싶다. 정부가 그리는 우리 농업·농촌의 미래는 무엇이며, 그 미래에 기계나 설비가 아닌 농민이 실존하는 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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