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부천축산물복합단지, 왜 아직 문 못 열었나

행정절차·설계사무소 문제 겹쳐 개장 지연 불가피

“TF 구성해 사업 재점검 후 본격 건립 시작할 것”

  • 입력 2019.09.01 18:00
  • 기자명 배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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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

2018년 준공 예정이었던 농협 축산경제의 부천축산물복합단지의 개장 일정이 2020년으로 미뤄진 가운데 업계에서는 국내 도축장 신·증축을 고려할 때 해당 복합단지의 개장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예상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농협 축산경제(대표이사 김태환, 농협)는 지난 2015년 9월 농협중앙회 이사회에서 축산물 일괄유통체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수도권 축산물복합단지 건립 구상을 공개했다. △안심한우가공센터 △농협유통미트센터 △축협 △육가공업체 △축산물 전문판매장 △인천가공사업소(군납가공사업 담당) △목우촌 한·육우사업소가 입주할 예정이었다. 기존 부천축산물공판장과 함께 도축부터 가공·포장까지 축산물 유통 전 단계를 한 곳에 집약해 ‘고품질의 안전한 축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한다’는 계획이었다.

지난 2015년 농협이 발표한 부천축산물복합단지 운영계획(안).
지난 2015년 농협이 발표한 부천축산물복합단지 운영계획(안).

농협은 계획을 발표하기 전 이미 부천축산물공판장 인접부지 2만8,185m²를 매입한 상태였다. 기존 공판장 시설을 포함하면 대지 6만1,000m², 건물 연면적 7만2,000m²의 국내 최대 축산물복합단지의 탄생이 예고된 것이었다. 부천시도 복합단지 조성에 발맞춰 농협과 육류 특화지역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육류 요리를 대표 먹거리로 선정하는 등 기대감을 드러내왔다.

계획대로라면 같은 해 설계용역을 마치고 2016년 1월 공사에 착수해야 했으나 행정절차 상의 문제로 일정이 지연됐다. 이후 농협이 설계사무소를 선정한 것은 2016년 10월. 농협은 2017년 7월 발주를 예정했으나 선정됐던 설계사무소가 하도급 대금 미지급 문제로 공정관리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과징금 처분을 받았고, 농협은 2018년 4월 새로운 설계사무소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복합단지 건립이 시작되는 듯 했지만 올해 초 건축물용도 탓에 또 다시 제동이 걸렸다. 농협은 복합단지를 동물 및 식물 관련 시설·상업시설 용도로 건축물 허가를 신청했으나 그 안에 제조업으로 신고돼야 할 육가공공장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부천시는 “상업시설이어서 식품위생과에서 인허가를 못 내고 있었다. 건축과에서 창고시설로 인정하도록 했고 몇 달 전 최종 허가를 받았다. 관계법령상 문제가 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제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할 수 있게 됐지만 처음 계획을 한 시점에서 오랜 시간이 경과한 점 그리고 그 동안 다른 조합과 민간업체, 음성공판장 등이 도축장을 새로 짓거나 도축능력을 늘리면서 외부 환경이 변화한 점을 다시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결국 농협은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전 사업을 재점검하기로 했다.

농협 관계자는 “외부환경이나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라 계획을 수정해야 할 부분은 없는지 재점검하는 차원에서 지난달 초 TF팀이 구성됐다. TF는 9월까지 두 달 동안 도축능력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이 좋은지, 유통 컨텐츠의 컨셉이 현재와 맞는지를 따지게 된다. 사업을 접고 안 접고의 차원이 아닌 역할에 대한 고민”이라며 “부천축산물복합단지 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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