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선제공격에 이어 대일 경제전쟁이 선포되었다. 이런 저런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객관적인 데이터를 놓고 그 가능성을 점검해 보자. 먼저 한국의 대외 경상수지를 살펴본다.
2018년 기준 한국의 대외 경상수지는 2015년 최고점을 찍은 뒤 2018년 764억달러를 기록 중이다<표1>. 그 내용을 보자면 동남아 935억달러로 최고를 기록하고 있고 그 뒤 중국 491억달러, 미국 247억달러를 기록했다.
2010 | 2011 | 2012 | 2013 | 2014 | 2015 | 2016 | 2017 | 2018 | |
총계 | 27,950.50 | 16,638.20 | 48,790.60 | 77,258.90 | 83,029.60 | 105,118.60 | 97,923.70 | 75,230.90 | 76,408.50 |
미국 | 13,030.60 | 18,979.10 | 18,139.20 | 35,218.60 | 41,504.20 | 33,437.70 | 31,426.00 | 24,972.00 | 24,709.70 |
중국 | 35,071.80 | 26,950.80 | 41,123.80 | 56,010.00 | 55,764.50 | 46,365.50 | 42,864.80 | 40,108.10 | 49,125.10 |
일본 | -32,658.50 | -23,711.50 | -19,527.60 | -23,363.30 | -16,428.00 | -19,319.70 | -21,846.10 | -28,737.70 | -24,285.80 |
EU | 753.7 | 3,573.10 | 1,471.30 | -5,157.30 | -13,236.10 | -7,477.80 | -8,227.30 | -10,889.90 | -10,778.70 |
동남아 | 36,274.20 | 51,883.30 | 64,259.10 | 73,053.00 | 72,938.10 | 60,771.80 | 58,743.80 | 76,050.20 | 93,476.70 |
중동 | -44,409.90 | -79,653.90 | -81,309.50 | -90,840.50 | -80,628.60 | -35,036.20 | -27,039.90 | -43,541.20 | -62,077.00 |
중남미 | 18,101.70 | 17,702.80 | 17,496.50 | 16,943.90 | 18,277.30 | 13,195.60 | 9,803.90 | 8,243.10 | 8,223.60 |
기타 | 1,786.90 | 914.5 | 7,137.80 | 15,394.50 | 4,838.20 | 13,181.70 | 12,198.50 | 9,026.30 | -1,985.10 |
<표1> 한국의 대외 경상수지(2010-2018, 단위 백만달러)
반면 에너지 수입으로 인한 대 중동무역은 –620억달러 적자를 보여주고 있는데, 그 다음으로 대일 무역은 –243억달러로서 최근 10년간 단 한 번의 흑자도 기록한 적이 없다. 우리는 일본의 만성무역적자국이다. 그 자세한 내역을 보기로 하자.
<표2>에서 보듯 우리의 2018년 총 수출액 6,254억달러 중 대일 수출은 338억달러로 약 5.4%의 비중이다. 총 수입액으로 보자면 5,136억달러에서 일본 수입액은 508억달러로 그 비중은 9.9%이다. 수출로만 놓고 보면 대일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다.
그리고 대일 무역의존도 역시 완만히 감소하는 추세다. 그런데 대일 적자 243억달러 중 상품무역 적자는 –170억달러에 달한다. 그런데 상품수지 적자의 대부분이 소재부품산업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2018년 기준 상품수지 적자 –170억달러 중 151억달러가 소재부품부문이다. 일본의 선제공격은 정확히 한국경제의 이 부문을 타격한 것이다.
2009 | 2010 | 2011 | 2012 | 2013 | 2014 | 2015 | 2016 | 2017 | 2018 | ||
경상수지 | 총계 | 330.9 | 279.5 | 166.4 | 487.9 | 772.6 | 830.3 | 1,051.20 | 979.2 | 752.3 | 764.1 |
경상수지 | 일본 | -234.5 | -326.6 | -237.1 | -195.3 | -233.6 | -164.3 | -193.2 | -218.5 | -287.4 | -242.9 |
상품수지 | 총계 | 480.6 | 479.3 | 280.1 | 485.9 | 802.6 | 861.5 | 1,202.80 | 1,164.60 | 1,135.90 | 1,118.70 |
상품수지 | 일본 | -218.4 | -305.8 | -238.2 | -206.1 | -213.5 | -147 | -155.6 | -180 | -217.6 | -170.3 |
수출 | 총계 | 3,639.30 | 4,638.30 | 5,872.10 | 6,036.60 | 6,183.90 | 6,134.00 | 5,430.80 | 5,119.30 | 5,803.10 | 6,254.40 |
수출 | 일본 | 237.7 | 302.7 | 430.9 | 426.8 | 377 | 355.9 | 279.9 | 269.4 | 303.4 | 337.6 |
수입(FOB) | 총계 | 3,158.80 | 4,159.00 | 5,592.00 | 5,550.80 | 5,381.30 | 5,272.50 | 4,228.10 | 3,954.60 | 4,667.20 | 5,135.70 |
수입(FOB) | 일본 | 456.1 | 608.5 | 669.1 | 632.9 | 590.5 | 503 | 435.5 | 449.4 | 520.9 | 507.9 |
서비스수지 | 총계 | -93.4 | -139.7 | -120.6 | -50.6 | -63.3 | -32.9 | -146.3 | -173.4 | -367.3 | -297.4 |
서비스수지 | 일본 | 2.1 | 5.9 | 24.5 | 36.3 | 0.5 | 12.6 | -10.4 | -13.9 | -38 | -28.4 |
서비스수입 | 총계 | 725.4 | 829.5 | 905.6 | 1,031.30 | 1,033.20 | 1,119.00 | 975 | 948.1 | 897 | 990.6 |
서비스수입 | 일본 | 84.6 | 102.5 | 119.7 | 129.5 | 99.5 | 100 | 78.2 | 79.2 | 77.4 | 86.9 |
서비스지급 | 총계 | 818.8 | 969.2 | 1,026.20 | 1,081.90 | 1,096.50 | 1,151.90 | 1,121.20 | 1,121.50 | 1,264.40 | 1,287.90 |
서비스지급 | 일본 | 82.5 | 96.6 | 95.1 | 93.2 | 99 | 87.4 | 88.6 | 93.1 | 115.5 | 115.3 |
본원소득수지 | 총계 | -34.4 | -6.9 | 54 | 107.3 | 75.2 | 51.6 | 44.5 | 45.7 | 53.4 | 27.8 |
본원소득수지 | 일본 | -25.9 | -34.2 | -32.2 | -36.3 | -26.9 | -31.9 | -27.2 | -28.5 | -33.5 | -45.5 |
본원소득수입 | 총계 | 147.1 | 219.8 | 266.7 | 291.5 | 289.8 | 282.3 | 251 | 264.7 | 294.7 | 344.8 |
본원소득수입 | 일본 | 1.9 | 1.7 | 1.6 | 1.1 | 6.7 | 5.7 | 3.4 | 2.4 | 4.5 | 3.6 |
본원소득지급 | 총계 | 181.5 | 226.7 | 212.7 | 184.2 | 214.6 | 230.7 | 206.5 | 219.1 | 241.4 | 317 |
본원소득지급 | 일본 | 27.8 | 35.9 | 33.8 | 37.4 | 33.6 | 37.6 | 30.6 | 30.9 | 38 | 49.1 |
이전소득수지 | 총계 | -21.9 | -53.2 | -47.2 | -54.7 | -41.9 | -49.8 | -49.9 | -57.7 | -69.6 | -85 |
이전소득수지 | 일본 | 7.7 | 7.5 | 8.8 | 10.8 | 6.2 | 2 | 0 | 3.9 | 1.7 | 1.4 |
이전소득수입 | 총계 | 79 | 70.5 | 84.3 | 85.6 | 87.8 | 88.7 | 88.4 | 87.4 | 97.1 | 93.6 |
이전소득수입 | 일본 | 11.8 | 11.7 | 13.8 | 14.9 | 11.3 | 9.3 | 6.9 | 8.5 | 7.8 | 8.7 |
이전소득지급 | 총계 | 101 | 123.7 | 131.5 | 140.3 | 129.7 | 138.6 | 138.3 | 145.1 | 166.7 | 178.6 |
이전소득지급 | 일본 | 4.1 | 4.1 | 5.1 | 4 | 5.1 | 7.3 | 7 | 4.5 | 6.1 | 7.4 |
<표2> 대일 무역수지(2009-2018, 단위 억달러)
다음 서비스무역을 보자면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만성적인 서비스무역 적자국이다. 2018년 총 –297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대일 서비스 적자는 총 적자의 약 9.4%인 –28억달러를 기록, 미국이나 EU에 비교 훨씬 적은 수준이다. <표2>에서 또 하나 특기할 점은 일본의 투자배당 등 투자수익인데 2018년 –46억달러를 기록 매년 30억달러 수준의 이익을 챙기고 있다.
<표3>은 한일 간 자본흐름을 나타낸다. 표에서 알 수 있듯 한국의 대일 금융자산이 2018년 기준 390억달러인데 반해 일본의 대한 금융자산은 833억달러로 일본의 그것이 배 이상 많다.
2010 | 2011 | 2012 | 2013 | 2014 | 2015 | 2016 | 2017 | 2018 | ||
대외금융자산 | 총액 | 4,055.20 | 4,531.20 | 5,340.70 | 6,210.80 | 7,149.60 | 7,760.30 | 8,740.20 | 10,723.50 | 11,167.90 |
대외금융자산 | 일본 | 135.8 | 161.4 | 156.3 | 212.4 | 223.7 | 247.6 | 299.5 | 370.8 | 389.5 |
직접투자 | 총액 | 1,440.30 | 1,724.10 | 2,028.80 | 2,388.10 | 2,605.00 | 2,859.30 | 3,102.20 | 3,605.70 | 3,875.90 |
직접투자 | 일본 | 32 | 48.8 | 42.8 | 56.7 | 56 | 52.5 | 58.7 | 65.4 | 77.1 |
증권투자 | 총액 | 1,122.30 | 1,034.50 | 1,377.00 | 1,687.60 | 2,048.40 | 2,354.60 | 3,049.00 | 4,246.50 | 4,557.20 |
증권투자 | 일본 | 55.2 | 48.3 | 54.4 | 78.9 | 93.4 | 118 | 147.5 | 197.9 | 214.3 |
파생금융상품 | 총액 | 275.8 | 267.5 | 317.2 | 235.9 | 305.7 | 294.6 | 222.2 | 262.6 | 199.8 |
파생금융상품 | 일본 | 0.6 | 0.3 | 0.2 | 0.5 | 1.1 | 1 | 10.6 | 13.8 | 9.1 |
기타투자 | 총액 | 1,216.80 | 1,505.20 | 1,617.90 | 1,899.20 | 2,190.50 | 2,251.70 | 2,366.80 | 2,608.80 | 2,535.00 |
기타투자 | 일본 | 48 | 64 | 58.9 | 76.3 | 73.2 | 76.2 | 82.7 | 93.7 | 89 |
대외금융부채 | 총액 | 8,282.00 | 8,405.60 | 9,554.10 | 10,047.60 | 9,943.10 | 9,395.30 | 9,640.20 | 11,999.20 | 11,075.10 |
대외금융부채 | 일본 | 674.8 | 780.4 | 875 | 872.4 | 830.3 | 795.9 | 783.9 | 860.4 | 833 |
직접투자 | 총액 | 1,355.00 | 1,351.80 | 1,578.80 | 1,808.60 | 1,794.40 | 1,795.40 | 1,888.80 | 2,294.00 | 2,314.10 |
직접투자 | 일본 | 327.4 | 346.4 | 421.8 | 485.1 | 484.6 | 452.2 | 442.9 | 484.9 | 495.7 |
증권투자 | 총액 | 4,891.50 | 4,770.20 | 5,781.00 | 6,155.70 | 5,910.00 | 5,507.20 | 5,732.60 | 7,739.10 | 6,681.70 |
증권투자 | 일본 | 136.5 | 175.7 | 177.5 | 160.5 | 181.9 | 189.6 | 201.3 | 247 | 205.8 |
파생금융상품 | 총액 | 273.6 | 290.7 | 309.1 | 264.2 | 358.3 | 378.2 | 328 | 221.9 | 277.3 |
파생금융상품 | 일본 | 0.2 | 0.1 | 0.1 | 1 | 1.6 | 2.5 | 12.4 | 17.7 | 13.8 |
기타투자 | 총액 | 1,761.90 | 1,992.90 | 1,885.20 | 1,819.10 | 1,880.40 | 1,714.40 | 1,690.80 | 1,744.10 | 1,801.90 |
기타투자 | 일본 | 210.6 | 258.1 | 275.6 | 225.8 | 162.2 | 151.6 | 127.2 | 110.8 | 117.8 |
<표3> 국제투자대조표(일본, 2010-2018)
그리고 주목할 만한 것으로 일본의 대일 직접투자가 2018년 496억달러인데 비해 우리의 그것은 77억달러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 만큼 일본자본의 한국 진출이 월등히 많다는 의미다. 반면 증권투자는 2018년 우리가 214억달러 일본은 206억달러로서 우리가 추월하는 추세다.
전국적인 ‘노재팬’ 캠페인의 일환으로 일본 관광상품이 손꼽힌다. <표4>에서 보듯이 2008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6억달러 흑자를 기록한 대일 여행수지는 2018년 34억달러 적자를 보였다. 여행수입은 같은 기간 34억달러에서 18억달러로 절반이 된 반면, 여행지급은 18억달러에서 52억달러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그러므로 노재팬 캠페인은 이러한 여행수지 구조에 일정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본의 경제규모에서 볼 때 일본의 대한 여행수지 흑자감소가 일본에 장기지속적인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2008 | 2009 | 2010 | 2011 | 2012 | 2013 | 2014 | 2015 | 2016 | 2017 | 2018 | |
서비스수지 | -652.5 | 209.9 | 585.6 | 2,450.40 | 3,628.40 | 52.3 | 1,263.40 | -1,042.80 | -1,386.50 | -3,801.30 | -2,842.20 |
여행수지 | -431.7 | 1,588.00 | 835.6 | 1,914.60 | 1,943.40 | -198.8 | -254.5 | -1,950.40 | -2,175.60 | -3,458.40 | -3,395.30 |
여행수입 | 3,077.60 | 3,375.10 | 3,407.90 | 4,011.90 | 3,919.70 | 2,275.30 | 2,035.20 | 1,082.50 | 1,357.70 | 1,501.00 | 1,771.50 |
여행지급 | 3,509.30 | 1,787.10 | 2,572.30 | 2,097.30 | 1,976.30 | 2,474.10 | 2,289.70 | 3,032.90 | 3,533.30 | 4,959.40 | 5,166.80 |
<표4> 대일 여행수지(2008-2018, 단위 백만달러)
대일 경제전쟁, ‘1965년 체제’ 청산에 기여할 것
사전적 의미에서 보건대 한일 경제‘전쟁’은 다분히 정치적인 수사일지 모른다. 그렇지 않고 그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면 최악의 경우 무역단절에서 작게는 양국 시장에 대한 부정적 외부충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전반적 대일의존도는 감소추세이지만 그럼에도 부품소재산업에 있어 여전히 높은 대일의존도을 나타내고 또 일본과 비교해 훨씬 높은 대외의존도를 보이는 한국경제의 부담이 더 클 수도 있다.
하지만 1965년 한일협정이후 한국이 단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막대한 무역이익을 거둬온 일본경제에서 보자면 이는 동시에 자신을 겨눈 비수일 수 있다. 적어도 드러난 거시경제 데이터만 놓고 본다면 한일 그 어느 쪽도 상대방에 치명상을 입힐 그 무슨 비밀병기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아무튼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을 부품소재산업의 자립을 포함한 한일 간 만성적인 무역적자구조 극복의 모멘텀으로 삼을 수 있다면 곧 우리에게 질곡이 되어 버린 이른바 ‘1965년체제’의 청산에 크게 기여할 거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