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생협운동, 대안은?

한살림, 인농 박재일 선생 9주기 이야기마당서 앞길 모색

  • 입력 2019.08.25 18:00
  • 수정 2019.10.30 22:11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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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한살림연합(상임대표 조완석, 한살림)이 인농 박재일 선생 9주기를 맞아 현재의 문제 진단 및 대안 모색 시간을 가졌다.

한살림은 지난 19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그랜드홀에서 ‘인농 박재일 선생 9주기 기념 이야기마당’을 열었다(사진). 행사에선 저출산 고령화와 유통시장 변화 등의 요인으로 생활협동조합 운동이 위기라는 진단이 제기됐다.

최근 생협 매장을 비롯한 오프라인 가게들에 위협이 되는 요인 중 하나가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의 활성화다. 특히 대표적인 플랫폼인 마켓컬리의 경우 2016년 174억원이던 매출액이 지난해 1,571억원으로 올랐다. 2015년 100억원이던 새벽배송 시장규모도 지난해 4,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바야흐로 ‘소매업의 종말’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황도근 모심과살림연구소 이사장은 “역사적으로 협동조합 운동은 산업혁명의 파고 속에서 등장했다”며 “영국 로치데일 생협운동도 공업사회의 빈곤과 굶주림, 실업 등을 견디며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생존할 수 있었다”며 “우리(한살림)는 거대하게 성공하고자 만든 조직이 아니라 탁류 속에서 떠내려가지 않을 섬을 만드는 게 목표”라 주장했다.

윤형근 한살림 전무이사는 한살림 변화를 위한 핵심과제로서 △회의체계 및 의사결정 구조 개선 △물품 이용과 조합원 활동의 연결 △다양한 의견수렴 장치 통한 조합원 요구 응답 △물품과 생산기준 논의 △먹거리 운동의 사회화(먹거리 돌봄, 함께 음식나눔 활동) 등을 제시했다.

생산자 조직도 위기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조도운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전북권역 대표는 “생산자의 상당수가 생명살림의 가치와 지향에 근거해 생산활동을 하기보다 안정적 판로로서 한살림을 대하는 건 아닌가 싶다”고 한 뒤 “한살림 생산자 평균 연령이 62세일 정도로 노령화 문제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지역 연합회 대표의 2년 중임제 명문화 및 대표단 연령대의 40~50대로의 이전도 필요하다. 현재 50대까지 포괄돼 있는 청년위원회를 20~30대로 한정해 그들로 하여금 대안과 실천과제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의 위기를 극복 중인 사례로서 한살림제주 사례가 소개됐다. 조상호 한살림제주 이사장은 비결로 △개방적 회의체계 구축 △조합원 관계성 강화 △지역기반 한살림운동 전개 등을 들었다. 특히 회의체계의 변화를 통해 이사진과 실무자, 생산자, 조합원이 상시적으로 모여 논의할 기회를 만들었고, 마을모임과 소모임 연석회의를 통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지역기반 한살림운동으로서 물류센터 및 로컬푸드 직매장을 건립해 제주지역 친환경농업 기반을 유지하고, 한살림 제주여행 사업·송아지생산기지 구축 등의 사업을 진행한 것도 성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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