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농민 가족한마당 성료

  • 입력 2019.08.25 18:00
  • 기자명 안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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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안기원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북도연맹(의장 김도경)은 지난 17일 충주 수안보에서 제12회 가족한마당을 개최했다. 농민수당 쟁취를 주제로 열린 이날 가족한마당에는 농민회원과 가족들을 포함해 500명 이상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으며, 부대행사로 진행된 시군대항 윷놀이, 농민문화제의 주된 꼭지인 시군장기자랑이 큰 호응을 얻었다.

2008년에 처음으로 시작된 전농 충북도연맹 가족한마당은 ‘연중 휴가가 없는 농민들에게 주는 여름휴가이자 잔치’와 같은 의미로 열려왔다. 충북의 농민들은 뜨거운 농번기의 고비를 넘어가는 이 시기에 열리는 가족한마당을 해마다 기다린다.

올해는 휴가의 의미 뿐 아니라 ‘농민수당’이 중요한 이야깃거리였다. 충북의 농민들은 8월부터 농민수당 주민발의 서명에 돌입했다. 뜨거운 날씨에 농사일 하랴, 서명받으러 다니랴 바쁜 와중에 열린 가족한마당이었다. 다른 투쟁 같으면 ‘오늘만은 좀 쉬자’는 말이 터져나올 법도 한데, 농민수당은 달랐다. 농민수당 이야기에 참가자들은 예년보다 더욱 신명이 넘쳤다.

장기자랑에서 우승해 이동식앰프를 수상한 단양군농민회와 가족한마당을 주관한 황철선 충주시농민회 회장이 만세를 부르고 있다.
장기자랑에서 우승해 이동식앰프를 수상한 단양군농민회와 가족한마당을 주관한 황철선 충주시농민회 회장이 만세를 부르고 있다.

부대행사도 다채로웠다. 9개 시군이 참여해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된 시군대항 윷놀이에서는 숨 막히는 접전 끝에 단양군농민회가 연속으로 ‘모’를 내면서 최종 우승을 했다. 행사장 곳곳에 숨겨진 150여개의 보물을 찾는 보물찾기도 뜨거운 반응 속에 진행됐다. 준비문제로 개회식 직전에 오픈한 수제맥주 체험에서는 5만cc의 맥주가 순식간에 동이 나기도 했으며, 유기농피자가게인 ‘라피자’에서 준비한 유기농피자도 참가자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 만점이었다.

서대곤 옥천군농민회 사무국장이 준비한 ‘2019 충북도연맹 사진전’도 눈길을 끌었다. 서 사무국장은 2018년도에 직접 찍은 농민투쟁 사진과 인물사진 500여점을 직접 선별하고 인화·전시했다. 본인 얼굴이 찍힌 참가자에게는 사진을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

개회식에서는 특별한 팀이 오프닝공연에 나섰다. 충북지역의 여성농민들이었다. 음성·제천·진천·청주의 여성농민 20여명이 힘찬 몸짓과 카드섹션을 준비해 개회식을 뜻깊게 열었다. 여느 농민단체 행사에서는 볼 수 없는 참여와 연대의 진풍경이었다.

저녁식사 후 이어진 농민문화제도 전에 없이 많은 회원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대동놀이를 벌였다. 시·군별 장기자랑에서는 직접 ‘농민수당가’를 만들어 연습해 온 단양군농민회가 윷놀이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김도경 전농 충북도연맹 의장은 심사평을 통해 “비록 1등을 결정하긴 했지만 오늘 참여한 시·군 모두가 1등”이라며 진정어린 격려를 했다.

마지막 대동놀이는 문화제 개막공연부터 민요공연, 버나놀이까지 참가자들을 쥐락펴락하며 웃게했던 ‘놀이마당 울림’이 진행을 맡았다. 조무래기 아이들부터 농민회 큰형님까지 모두 손을 잡고 크게 원을 그리며 강강술래 소리를 받았다. 둥글던 원이 달팽이모양으로 덕석몰이를 했다가 달팽이 진이 술술 풀려나가자 아이들은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그 모습을 보며 함께 뛰는 어른들도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신명나는 대동놀이를 끝으로 2019년도 전농 충북도연맹의 가족한마당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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