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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농민 농정수기 공모 수상작 - 우수상

  • 입력 2019.08.25 18:00
  • 기자명 이요한 청년농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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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청년농업인연합회는 청년농민들이 바라는 농정을 주제로 수기 공모전을 열고 우수한 수기들을 시상했습니다. 대산농촌재단이 후원하고, <한국농정>은 수기 심사에 참여했습니다. <한국농정>은 지난달 31일 열린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을 포함, 수상작 4편을 매주 지면에 담습니다.

청년농민 이요한(전북 김제)

청년농업인연합회 농정수기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농민 이요한씨는 귀농 3년 차로 전북농업마이스터대학 수도작과를 다니며 부모님과 함께 논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청년농업인연합회 농정수기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농민 이요한씨는 귀농 3년 차로 전북농업마이스터대학 수도작과를 다니며 부모님과 함께 논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먼저 귀농을 하게 된 계기는 3년 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부모님이 계시는 김제로 귀농을 하였습니다. 귀농을 했지만 1년차는 작물을 알아가기 위해서 따로 교육을 듣진 않고 오로지 제 시간으로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선 저보다 2년 먼저 귀농을 하셨고, 수도작을 하시고 계셨죠. 저는 귀농 1년차에 여러 가지 외국 작물들을 심는 게 취미가 되어서 그중 소득이 괜찮을 것 같은 작물을 선택 후 채소를 재배하기 위해 작물들을 재배했습니다. 1년이 지나고 청년창업농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교육시간이 있으면 가산점이 생긴다는 것을 알고 농업기술센터에 있는 귀농 교육을 80시간 받게 되었습니다. 귀농 교육을 받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정말 쓸데없다”였습니다. 그런 생각이 든 이유는 농업기술센터의 경우 완전 초보 귀농귀촌자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교육 자체의 질도 매우 좋지 않았죠. 귀농과 농업에 대해 알려줘야 할 귀농 교육에서 경영학과 박사를 불러다가 경영학 수업을 가르치는데, 이걸 꼭 들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더라고요. 물론 농업에도 경영이 필요합니다. 다만 경영학과 박사가 와서 경영학 개론이나 귀농이 아닌 창업에 대한 경영을 가르치시는데, 예산 낭비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농업을 했었던 경영학 박사라든지, 교수를 초빙했더라면 시간낭비라는 생각까진 들지 않았을 텐데, 지금도 아쉽네요. 그때부터 농업교육에 대해 갈증이 있었던 것 같네요.

본격적인 농민의 길로

그리고 나서 2018년 7월에 청년창업농 추가모집에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추가모집이라 인원수를 적게 뽑아서 그랬던 건지 아니면 계획서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서 그런 건지 몰라도 떨어지게 되었죠. 제대로 된 정보들도 몰랐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도 막막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지원하면서 경영체 등록도 주위에서 미리 신청해야 한다고 해서 신청했었는데, 알고 보니 경영체 등록을 안한 상태가 더 좋다는 걸 최근에 알았네요. 주변 분들은 한국농수산대학에 입학하라고 권유를 하셨습니다.

늦은 나이에 과연 대학에 다시 가는 게 맞는 건지 고민도 많이 했었다가 한농대에 재학 중인 분께서 입학하는 것보다 청년창업농에 지원하는 게 좋을 듯 하다고 말씀하셔서 한농대에는 입학하지 않고, 대신 전북농식품인력개발원에 있는 농업마이스터대학 수도작과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농업경력이 걸리긴 했는데, 다행히도 정원에 20%는 농업경력 없이 뽑게 되어있다는 걸 알고 지원하였고, 합격을 하게 되었네요. 그리고 틈틈이 교육시간을 100시간 이상 채우기 위해 재미도 없고 시간 때우기 식 교육인 농업기술센터 교육을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김제시 정보화연구회라는 곳에 들어가게 되었고, 활동하면서 느낀 점은 화요일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교육의 열의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쓸데없는 걸 예산 써가며 굳이 연구회를 만드는 게 맞는 건지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든 이유는 네이버스토어를 엄청나게 고집하고 그것이 맞다고 생각하시는 어른들이 많았기 때문이죠. 사실상 현재 흐름에 대해 읽지 못하고 하루에 많아봐야 10건도 못 파는 곳에 광고 넣고 철지난 키워드 상위노출이라든지, 아무튼 귀농인들도 생각을 좀 깨야 더 크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연구회 회원들 중 3년 이상 초과한 사람들은 다른 쪽으로 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엄청 들었네요. 그분들이 계셔서 좋은 정보들도 있지만, 고지식한 면이 있기에 새로운 분들의 유입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는 청년창업농 가산점 때문에 가입했기에 올해 탈퇴할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정보화경진대회 나갔다가 도지사 상 타고 나갈 계획입니다.

동료농민들, 도넘은 불평은 말았으면

2018년 11월에는 익산에서 양봉을 하시는 청년창업농 한분이 재능기부로 청년창업농 무료컨설팅을 해주셔서 다녀왔고, 2019년 올해 청년창업농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지원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앞으로 진행하게 될 저의 농업에 있어서 큰 디딤돌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기에 꼭 합격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계획서 16장에 별지첨부를 16장 추가해서 총 32장을 작성해 다행히 서류를 통과하게 되었습니다. 면접은 잘 못 봤지만, 다행히 붙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청년창업농 카페에 가입을 하였고, 그동안 여러 일들이 있었던 걸 알게 되었습니다.

청년창업농에 합격한 후 가장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이 있는데, 청년창업농을 지원하기 전 분명 본인들이 사업계획서를 쓰고 어느 정도는 그대로 이행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작성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중 몇몇 분들은 자율교육 시간이 많다, 혹은 농업교육이 없다는 등의 말씀들을 하시는데, 물론 수도권 지역이나 제주도에선 교육이 없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지만, 나머지 분들은 그냥 본인이 게을러서, 혹은 귀찮아서 안 들은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농업기술센터 귀농교육도 100시간짜리 혹은 40시간짜리들이 있고, 마이스터 대학이라든지 농업리더과정 교육은 100시간 이상 주는 교육들이라 교육이 없어서 못 받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굼벵이를 하시는 분이었는데, 하루라도 굼벵이에게 사료나 물을 주지 않으면 안 되기에 1박 2일 교육들은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다른 굼벵이 하시는 분께 들어보니 굼벵이는 최장 3일까지 안 먹고 버틴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본인들이 게을러서 교육받지 못 하는걸 당연하다는 듯이 자율교육시간을 줄여달라는 말 자체가 잘못된 거라고 봅니다. 청년창업농이라는 사업이 자선사업도 아니고 지원금을 받는 대신 최소한의 해야 할 의무를 분명 본인 사업계획서에 작성했을 텐데 참 머시기하네요.

그리고 청년창업농이라는 정책이 일본에서 넘어왔다고 듣기만 해서 제대로는 모르는데, 그래서 제대로 된 정책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 정책의 구멍들을 악용하는 분들도 계시구요. 예를 들어 300평 땅에 관상수를 심고 실제 농업에 종사하지 않으면서 지원금을 받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작년에는 지원금을 가지고 명품백을 구입하거나, 자동차 할부금 또는 핸드폰 게임 소액결제 비용으로 100만원을 사용해서 뉴스와 신문에 큰 논란거리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지원금을 잘 사용하는 분들에게 피해가 왔죠.

대표적인 피해는 지원금의 사용처를 막는 거였습니다. 백화점이나 아울렛에서 결재가 되던 것을 명품백 사건 때문에 싹 다 사용금지로 막아버린 것이죠. 덕분에 백화점이나 아울렛에서 옷을 구입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명품백이나 각종 사치품들의 소분류만 막으면 될 것을 벼룩 한 마리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과 같다고 생각되네요. 또한 시외버스나 고속버스, KTX, 비행기, 배만 막으면 될 것을 시내버스도 막아버려서 수도권에서 농사짓는 분들에게 어느 정도 고통일 듯싶네요. 물론 지원금만으로만 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3년간 평균 90만원씩 지원해주는 지원금인데, 그것만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닐 테니까요. 분명 농업으로 소득이 있어야 하고, 3년이 지난 후에는 지원금이 끊어질 테니까 90만원으로 한 달 버티기를 하는 사람이 과연 많이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만약 그렇게 사시는 분이 계시다면 3년 뒤에는 무슨 불평이나 불만을 하실지 생각하고 싶지 않네요.

청년농민 이요한씨가 트랙터로 살포작업을 하고 있다.
청년농민 이요한씨가 트랙터로 살포작업을 하고 있다.

 

청년창업농 정책에 바란다

아무튼 작년에 부정사용자들 덕분에 지원금 막힌 곳들이 많아져서 불편한 건 사실입니다. 도시에서 멀리 거주하시는 분들 같은 경우엔 인터넷쇼핑으로 각종 생필품들을 구입하실 텐데, 달랑 G마켓 한곳에서만 이용 가능한 것도 문제인 것 같고, 무조건 배송비 무료이거나 착불형태의 상품들은 타 플랫폼에 비해 가격이 엄청 비싸더군요. 그래서 저는 오프라인에서만 사용합니다. 그리고 인터넷 쇼핑이 필요할 경우 타 플랫폼에서 현금으로 구입하죠.

청년창업농이 된 후 자율교육시간은 마이스터 대학이나 농산어촌리더과정 또는 개인적으로 필요한 교육들을 받으면서 문제없는데, 필수교육이 참 문제네요. 최근에 후계농교육 1박 2일로 다녀왔는데, 이미 설명회에서 들었던 부분들을 다시 재방송하시고 이미 알고 있는 또는 논란이 있는 스마트팜에 대한 부분들을 다시 들으니 지겹고, 시간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또한 원래 집에서 30분 정도 가면 되는 곳으로 신청했는데, 사람이 많다는 이유로 가는데 2시간 거리로 튕겨져 나갔다는 자체가 기분도 안 좋았고, 제가 들었던 교육과 숙박에 대한 교육비 자부담 3만6,000원이라는 것도 이해가 안 되었어요. 자부담이 10%고 나머지 90%가 세금으로 운영된다는데 그렇다는 말은 1인당 36만원씩 30명 최소 천만 원 이상 수익을 내는데, 식당이나 잠자는 곳은 나빠도 별 생각 안하는데, 제일 바쁜 시기에 교육시킨답시고 멍탱이같은 교육이나 하고 있는 꼴을 보니 화가 나더라고요. 그리고 알게 된 것은 필수교육 중 1일짜리 3번 교육은 후계농 교육보다 더 하다는 것을요. 이미 중고등학교 때 배우고 들었던 성교육을 왜 성인이 돼서 다시 들어야 하는 건지, 또한 다문화가정에 대한 교육이 왜 필요한 건지, 차라리 그 시간에 작물 재배 교육이라든지 마케팅 교육 등 농업에 직접적으로 연관되고 수익과 연결되는 교육들을 하는 게 맞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필수교육 1일짜리 3번 더 들어야 하는데 머리가 아프네요.

듣기론 청년창업농 간담회도 종종 한다고 들었는데, 간담회에 의견을 말해봤자 제대로 이행되는 것은 거의 없다고 들었고, 작년에 담당자들은 대부분 모두 다른 부서로 이동하여 작년 간담회에서 나온 주제들이 이행되었는데, 진행되고 있는지 설명을 안 해줘서 답답하다고들 하더라고요.

청년창업농에 지원했던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은 농지은행입니다. 공공임대를 이용하여 더 많은 농지를 확보하려고 계획하고 있었죠. 그런데, 실상은 비축농지가 거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농경지를 확보하지 못한 분들도 계시죠. 처음 정책을 들을 땐 공공임대가 많은 줄 알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에 고민이 많은 부분입니다.

융자금은 저리라 싸다고 생각되나 3년 거치 7년 상환은 힘들다고 생각되어 아직 신청을 하지 않았습니다. 융자금 역시 귀농자금처럼 5년 거치 10년 상환으로 해야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청년창업농 정책에 구멍들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다양하게 보수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고요. 귀농 교육이나 청년창업농 교육이나 세금으로 운영되는 거면 헛돈 쓰지 않게 좀 더 농업에 관련된 강사 섭외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책자금들이 꽁돈이라 생각하고 무조건 예산 쓰기에만 바빠 정작 필요한 곳에 쓰이지 못한다면 가장 큰 문제겠죠. 그렇기에 정책에 있어서 바로 베낀 후 들여오는 것이 아니라 시뮬레이션 후 토론과 회의를 거쳐 테스트 후 시작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귀농 후 청년창업농이 된 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의 농부는 해야 할 일들이 많다.”

1차부터 6차까지 해야 할 것들과 교육들을 배워야 한다는 부분들이 어렵게 느껴지더군요. 저는 1차와 6차만 할 생각입니다. 예전에 들었던 것 중 뉴질랜드의 농부들은 1차 생산만 정직하게 하고 제스프리라는 기업에서 가공 및 해외에 수출을 전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농부는 정직하게 농사만 짓고 기업이 나서서 나머지 부분들을 한다는 것이 참 꿈만 같더군요. 물론 한국의 농업은 일본과 닮아서 소규모 영농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생산해낸 작물의 가격들이 유통과정에서 뻥튀기 되는 부분들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저에게 있어서 농업은 희망이고 꿈을 이루었고 현재 진행중입니다. 청년창업농은 디딤돌이 되어 주춧돌이 되어가고 있고 그 길 끝엔 행복한 미래만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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