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유구농협 토양진단센터, 흙살리기운동 이어가려면

  • 입력 2019.08.25 18:00
  • 기자명 배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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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

농협의 흙살리기 운동은 지난 1996년 농협 창립 35주년을 맞아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흙의 생명력 회복’을 기치로 출범했다. 운동의 일환으로 지역농협에서 운영하기 시작한 토양진단센터는 2000년대 초반 우후죽순 생겨나다가 현재는 50개소만이 남아있다. 그 중 일부도 외부업체에 용역을 주거나 연중 의뢰가 집중되는 시기에 한해 운영하는 등 핵심 사업으로는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각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도 토양검정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 센터 운영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 20일 충남 공주시 유구농협 토양진단센터에서 홍성준 대리가 농민들이 맡긴 토양 시료를 갖고 성분 검사를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0일 충남 공주시 유구농협 토양진단센터에서 홍성준 대리가 농민들이 맡긴 토양 시료를 갖고 성분 검사를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충남 공주시 유구농협(조합장 강승석)은 1년 내내 토양진단센터를 운영하는 몇 안 되는 지역농협 중 하나다. 이곳에서는 1년에 5,000점의 토양의 성분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농가에 전달하고 있다. 개인농가의 의뢰보다는 작목반, 농가 주부모임 등 농민들이 모여 있는 단체를 통해 흙을 수거해 8~9가지의 성분검사를 실시한다. 노지인지 하우스인지에 따라 검사항목이 다르고 작물별로 성분별 적정치가 다르다. 검사가 완료되면 성분별 함유량이 막대그래프로 표시되고 어떤 성분의 비료를 얼마나 시비하면 좋은지가 적힌 처방서가 나온다.

센터에서는 이 처방서를 보통 우편으로 발송하고, 가까운 지역의 농가는 직접 와서 받아가기도 한다. 홍성준 유구농협 대리는 “의뢰 농가 중 개인 농가가 적고 인근지역 농가보다는 조금 떨어진 곳의 토양 의뢰가 많은 편이어서 처방서를 우편으로 발송한다. 그런데 농민들이 처방서를 잘 활용하시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공주지역 하나로마트에 로컬푸드 매장이 생기면서 이 곳에 작물을 판매하는 일부 농가들이 토양검정을 요청해왔었는데 2년 전에 1번 진단받은 이후로 발길이 끊겼다. 홍 대리는 “처방서의 활용도가 낮아서인 것 같다. 현재 의뢰받는 토양은 시료를 주는 단체에 건당 1,500원(흙 살리기 환원사업)의 시료 채취비를 지급하고 분석해주고 있다. 시료를 줄 농가를 찾는 것도 중요한 업무가 됐다”고 말했다.

또 “개인농가는 토양검정을 의뢰하면 무상으로 진단을 받을 수는 있지만 홍보가 많이 부족한 탓인지 이 곳을 잘 찾지 않는다. 공주지역 다른 농협에서도 토양진단센터를 운영하다가 폐쇄했고 알기로는 충남에서 유구농협이 유일하게 센터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토양진단도 그렇고 농기계 수리도 수익을 내기 위해 운영하는 사업이 아니다보니 아무래도 인정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센터가 계속 운영되려면 농민들의 관심과 이용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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