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하려면 한돈 정체성 확립해야

“기존 양돈은 일제가 주입한 식민지 플랜테이션 농업방식”
일정한 물량·규격·품질 생산하고 소비홍보 방식도 변해야

  • 입력 2019.08.18 18:00
  • 기자명 홍기원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여름철 성수기에도 돼지고기 가격이 내려가면서 한돈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돈이 소비시장의 변화에 맞춰 발전해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양돈연구회(회장 권동일)는 지난 14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한돈의 생존전략-품질과 고객 마인드’란 주제로 14회 양돈연구포럼을 진행했다. 이 날 포럼에서 김태경 축산경영연구소 박사는 “양돈이 2008년 한돈으로 새롭게 명명됐지만 한돈은 뭐가 다른지 알려져 있지 않다”라며 “이제부터 한돈 브랜드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우리나라 양돈산업은 거의 같은 품종의 돼지를 거의 같은 사료 배합비로 거의 같은 사육 환경에서 마치 하나의 단일 돼지농장처럼 키우고 있다”라며 “이는 일제에 의해 학습된 식민지 플랜테이션 농업방식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돈산업은 가치소비 시대의 다양한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새로운 제안이 되는 맛있고 가치있는 돼지를 생산하는 돼지산업이라고 정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기홍 양돈연구소장은 “한돈산업은 최근 5년간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질적으로는 정체됐다”라며 “한 양돈조합 자료를 조사하니 목심이상육 비율이 2014년 22%에서 지난해 30.8%로 늘었고 축평원 자료를 보면 근내지방비율은 같은기간 2.54에서 2.38로 줄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소장은 “일본의 3정4A의 품질정신을 벤치마킹해 우선 물량·규격·품질부터 일정하게 맞춰야 한다”면서 “밀사가 없는 쾌적한 사육환경을 조성하고 유통·고객과 진정한 파트너가 되도록 생산자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존 소비홍보 방식에 변화를 촉구하는 주장도 나왔다. 장성훈 금돈 대표는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에서 한돈인증점 사업을 하는데 거의 구이 중심이다. 돈가스, 소시지, 떡갈비로 저변을 확대하고 배달문화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 대표는 “한돈은 상추, 깻잎, 양파, 마늘, 고추와 짝을 맞춰서 소비된다. 주위의 깻잎 농가들은 깻잎 소비가 떨어지면 ‘돼지가 안 나가보네’라고 말하기도 한다”라며 “지역에 로컬푸드 운동이 활발한데 한돈도 경종농업과 함께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양돈연구회는 지난 14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한돈의 생존전략-품질과 고객 마인드’란 주제로 14회 양돈연구포럼을 진행했다.
한국양돈연구회는 지난 14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한돈의 생존전략-품질과 고객 마인드’란 주제로 14회 양돈연구포럼을 진행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