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에어컨 사용 잦은 여름, 레지오넬라균을 주의하세요

  • 입력 2019.08.18 18:00
  • 기자명 이광주(부산 이광주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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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주(부산 이광주한의원 원장)
이광주(부산 이광주한의원 원장)

어느덧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작년의 폭염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열대야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고 하는 소식을 들으니 올해 더위도 만만치 않다는 느낌이 듭니다. 날씨가 이렇게 더워지면서 에어컨 사용이 점점 많아지게 되는데요. 이럴 때일수록 에어컨을 통해 전염되기 쉬운 레지오넬라균에 대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레지오넬라균은 막대기 모양을 한 박테리아(세균)의 일종으로 세균성 폐렴의 발병 원인 중 약 20%를 차지합니다. 주로 호텔 등 숙박업소, 종합병원, 백화점, 온천 등 대형 빌딩의 냉각탑이나 수도배관, 배수관, 샤워기, 수도꼭지 등의 오염된 물에 서식합니다. 25~42℃ 정도의 따뜻한 물을 좋아해 급배수 시설에서 흔히 발견되며, 특히 여름에는 에어컨의 냉각수에서 급속도로 번식하는 특징이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1976년 미국 필라델피아호텔에서 열린 ‘재향군인(레지오네르)의 모임’에서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된 환자가 200여 명 발생해 34명이 사망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후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이 질병의 원인균의 이름을 레지오넬라균이라고 지었고,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세균성 감염 질환을 레지오넬라병(혹은 레지오넬라증)이라고 명명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지난 1984년 서울 모 병원 중환자실에서 23명이 병실 냉방기를 통해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돼 4명이 숨진 바 있을 정도로 흔하지만 위험한 질병입니다.

레지오넬라균이 비말 형태로 전파하여 호흡기를 통해 몸속에 들어와 발병하는 레지오넬라병은 2~10일 가량의 잠복기를 거친 후에 마치 초기 감기처럼 목이 부으면서 발열, 오한, 기침, 두통, 근육통, 식욕부진, 전신 쇠약감, 설사와 구토 등의 위장관 증상을 보이며, 심한 경우는 쇼크와 출혈, 폐렴으로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폐농양, 농흉, 호흡부전, 저혈압, 쇼크, 횡문근 융해증, 파종성 혈관 내 응고, 신부전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레지오넬라증은 특히 암환자, 장기 이식환자, 흡연자, 알코올 중독자, 노인, 유·소아, 만성 질병이 있는 사람과 같이 면역기능이 약한 사람에게서 발생률이 훨씬 높게 나타납니다. 일반적인 치사율은 대개 15~25% 선이지만 노인 등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의 사망률은 치료를 못 받은 경우 40~80%에 이를 정도로 위험한 병이기 때문에 주의와 적극적인 치료를 요구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레지오넬라균은 에어컨에 고인 물에서 잘 번식하기 때문에 여름철에 가정과 차량의 에어컨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달에 한 번 정도는 에어컨필터 청소를 꼭 하시고, 1년에 한번 정도는 전문 청소 업체 등을 이용해 소독 및 청소를 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에어컨을 작동시킨 후 5분간은 창문을 모두 열어 환기를 시켜줍니다. 에어컨 속의 곰팡이와 세균의 70%는 에어컨을 처음 켠 5분간 배출이 된다고 하니 이때 환기를 시켜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에어컨 사용 2~4시간 마다 환기를 시켜주고, 습도가 너무 낮지 않게끔 습도 관리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에어컨 사용을 마친 후에는 송풍모드 혹은 건조모드를 이용해 에어컨 내부에 고인 물을 모두 말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레지오넬라균 역시 세균의 일종이므로 나의 컨디션이 좋고 면역력이 좋은 상태라면 감염의 위험이 줄어듭니다. 그러므로 충분한 영양분과 수분 섭취, 충분한 수면, 적당한 운동 그리고 금주와 금연 등을 통해 내 스스로의 면역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한약 치료를 통해 평소 면역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면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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