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혈통 사기’ 기승
한우 ‘혈통 사기’ 기승
  • 배정은 기자
  • 승인 2019.08.18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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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사실 증명 어려워 피해농가 분통만

농협-종개협, 문제 해결 방법에 의견차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

최근 암소개량 등 한우농가의 개량 의식이 높아지는 가운데 송아지 혈통을 속여 판매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충남 공주시에서 한우를 사육하는 A씨는 지난해 6월 인근지역 가축시장에서 한우수송아지 15마리를 구매했다. 송아지를 집으로 데려온 A씨는 친자확인 검사를 진행했고 15마리 중 5마리의 혈통정보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즉각 해당 가축시장을 운영하는 축협에 반품을 요구한 A씨는 같은 해 9월 또 다시 해당 가축시장에서 한우수송아지 11마리를 구입했다. 친자확인 검사결과 11마리 중 3마리가 친자불일치, 혈통정보가 일치하지 않았다.

좋은 정액을 통해 생산된 송아지라는 이유로 다른 송아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됐지만 알고 보니 다른 정액으로 수정된 개체였던 것이다. 어떻게 이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을까. 업계 관계자는 “친자불일치 발생 원인은 보통 인공수정사든 송아지를 판매하는 농가든 알면서도 고의로 속인 경우와 소가 많은 농가에서 동시에 송아지가 태어났을 때 농장주의 착각으로 기록이 뒤바뀐 경우 두 가지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아지 구매로 피해를 입은 A씨는 송아지를 판매한 농장주의 고의성을 의심하고 있었다. 6월에도 친자불일치 판정을 받은 송아지를 내놓은 농가가 9월에도 혈통정보가 잘못된 송아지를 판매했기 때문이다. A씨는 “해당 농장주가 SNS를 통해 특정 우수정액을 직접 수정하는 대신 그 우수정액을 통해 태어난 숫소를 자연종부 시켜도 유전능력은 비슷하지 않겠느냐는 글을 쓴 걸 봤다. 또 한 종류의 정액만 수정시켰다고 했는데 해당농장에서 나온 4마리 송아지의 친부가 모두 달랐다”며 고의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를 분명한 사기죄라고 생각하고 소송을 진행했으나 피해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해보상을 받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혈통정보가 일치하지 않는 송아지를 판매한 농장들은 A씨의 고소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A씨는 송아지 구매금, 친자확인 검사 비용 등을 돌려받기 위한 민사소송을 준비 중이다. A씨는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축협에서 송아지 출생신고가 들어오면 직접 와서 귀표를 달고 송아지 사진도 찍으면서 바로 모근을 뽑아 친자확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에서 고의로 혈통정보를 속인 농가를 고소한 A씨의 대처가 현명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기본적으로는 혈통정보를 속인 사람의 잘못인 것은 맞지만 이를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 정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농협 관계자는 “지역축협 직원들이 한국종축개량협회로부터 혈통등록 업무를 위촉받아 농가의 인공수정 증명서와 송아지 출생신고 내역을 토대로 직접 송아지를 확인한 후 조합원들의 혈통등록을 돕고 있다. 하지만 종축등록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친자확인 검사를 할 수 없다”며 “종축개량협회가 혈통등록에 따른 두당 6,000원의 등록비를 받고 있으니 종축개량협회가 친자확인 두수를 늘려야 한다. 등록비를 고려하면 현재 1만~2만두인 것을 12만~13만두까지 늘릴 수 있다. 아니면 이력제에 송아지의 부모 정보를 기록하도록 의무화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종축개량협회 관계자는 “최근 연간 2만두를 무작위로 추첨해 친자확인 검사를 진행해왔으나 친자감별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지자체나 지역축협에서 지자체 예산을 활용해 친자확인을 하는 사례가 늘었다. 올해 우리 협회에서는 친자확인을 1만두만 진행했다. 전국적으로 친자확인 두수는 늘고 있지만 100% 친자확인을 하지 않는 이상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지난해 ‘한우인공수정통합관리’ 어플을 개발했다. 송아지가 태어나기 전부터 어떤 정액을 수정했는지 기록하는 것으로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데이터관리가 잘 이뤄져야 하고 지속적인 현장 교육 등을 통해 고의로 혈통정보를 속이는 행위를 바로잡아가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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