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민으로 산다는 건] 고개 숙인 그녀

  • 입력 2019.08.11 18:00
  • 기자명 심문희(전남 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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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문희 전남 구례군 마산면
심문희 전남 구례군 마산면

남편 고향친구들 모임이 있습니다. ‘붕우회’ 누가 들어도 어떤 모임인지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촌스러운 이름을 가진 모임이라며 맨날 놀림을 받습니다. 농촌에서 농사를 짓고, 농공단지 노동자로, 포크레인 기사로, 농기계대리점 사장으로 각자의 하는 일은 조금씩 다르더라도 고향을 떠나지 않고 살아간다는 하나의 이유만으로 맺어진 친구들입니다.

초등학교 동창끼리, 서울 사는 처녀가 이모의 중매로, 가지각색의 인연으로 맺어진 친구들의 모임은 자연스럽게 가족들의 모임으로 이어졌습니다. 두 명의 친구는 첫 세대 국제결혼을 했습니다. 덕분에 두 명의 일본여성들이 모임의 회원입니다. 아께미, 그녀의 이름입니다. 그녀가 고개를 푹 숙이고 모기만한 소리로 이야기 합니다. 누군가 자기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너희 나라로 꺼져버려” 하더랍니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은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에 대한 단죄의 하나입니다. 한일청구권 협정은 국가 간의 협상으로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된 것이 아니라는 판결은 누가 봐도 적절한 사법부의 명판결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일제 아베만은 국제법 위반 운운하며 경제제재에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한국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주객이 전도된 일제의 만행에 분노의 목소리는 농촌이라 해도 별반 다름이 없습니다. 매천 황현 선생의 고향답게 군의회에서 주최한 모임에서 13일 ‘NO아베 반일규탄’ 시위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태평양전쟁 이전의 해상강국의 지위를 회복하기 위한 평화헌법 개정에 박차를 가하는 아베의 속내가 한국에 대한 경제전쟁으로 시작되고 있음에도 그 사실을 외면한 채 우리 정부를 공격하는 자들이 있으니 바로 토착왜구들입니다.

일본으로부터 받은 박정희의 비자금은 최태민, 최순실로 이어지고 박근혜는 위안부 합의를 해주고, 양승태는 강제징용 재판거래를 했고, 토착왜구인 나베당은 박정희의 후예답게 대법원 판결을 반대하며 한일화해를 종용하고 있으니 아베가 여러 가지로 토착왜구의 본질을 낱낱이 드러나게 해주고 있는 듯 합니다.

100년 전 열강의 먹잇감에 한일 병탄조약으로 식민 지배를 경험한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명확하지 않은가요.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일본안가기 운동 등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로부터 시작해 힘 있는 한반도,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나라를 만들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야 합니다.

괜히 아께미에게 분풀이 하지 마시라! 우리는 일본 제국주의자 아베정권을 반대하는 것이지 일본인 아께미까지 반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니 그녀와 손잡고 평화로운 동아시아까지 나아가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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