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중심 사업으로 지속가능한 농어촌의 미래 그릴 것”
“현장 중심 사업으로 지속가능한 농어촌의 미래 그릴 것”
  • 장수지 기자
  • 승인 2019.08.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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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그간 지역 곳곳을 돌며 현장 챙기기에 여념이 없었단 걸 입증하듯 다소 검게 탄 모습이었지만 이내 보인 환한 미소엔 다소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지난 5일 나주 본사에서 만난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확신에 찬 어조로 공사 운영 전반에 대한 자신의 신념과 의지를 전했고, 농어업과 농어촌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데 막힘이 없었다.

공사가 농어촌 개발·관리에 힘써온 만큼 보유하고 있는 경험과 전문성에 부족함이 없다고 강조한 김 사장은 이를 최대한 발휘해 농촌다움을 유지하면서 도시와 상생하는 미래 농어촌의 모습을 꾸리겠단 포부를 내걸었다. 취임 6개월 차에 접어든 김 사장으로부터 공사가 준비 중인 미래 농어촌의 모습을 청해봤다.

대담 심증식 편집국장·정리 장수지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지난 3월 취임 직후 영농기를 맞아 무척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그간 느낀 소회가 궁금하다.

취임 후 가장 먼저 전국의 사업 현장을 둘러보며 농어업인과 지역주민들을 만나 소통했다. 따뜻한 격려의 말과 따끔한 질책 모두 아낌없이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소통을 통해 최근 공사가 추진한 사업들이 농어업인과 국민의 생각을 따라잡지 못한 게 아닌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이에 앞으로 농어업인의 다양한 요구를 정부 정책 수행에 반영하고 보다 적극적인 현장 경영으로 농어촌에서 실제 필요로 하는 사업을 발굴하려 한다. 정부와 현장을 연결하는 정책 수행 기관으로서 역할을 재정립한다고 볼 수 있다.

또 농업생산기반 조성·관리, 수자원관리, 농지은행, 지역개발 등 공사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공사 경영활동으로 이뤄낸 성과가 현장 농어업인과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공사의 주요한 역할 중 하나가 농업생산기반 및 농어촌용수 관리다. 하지만 지역에선 공사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지역본부와 지사 역할에 대한 지적은 노후 농업생산기반시설이 늘어나면서 농민들이 농사를 지을 때 실제 불편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1만3,850개 농업생산기반시설물 중 30년 이상 경과한 노후시설은 8,646개로 전체의 62%를 차지한다. 하지만 노후시설 정비 예산은 시설 개보수 5,400억원과 유지관리 3,600억원 등 매년 9,000억원 수준으로 재해 예방과 안전 영농 중요성 및 시급성에 비해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에 공사에선 국회와 정부에 노후시설 정비 필요성을 설득했고 올해 사업예산은 시설개보수 6,368억원과 유지관리 3,749억원 등 지난해 대비 1,000억원 증가한 1조117억원 규모다. 재해대비 시설개보수 추경예산 500억원도 확보할 계획이며, 재해취약지역에 양·배수장 등 수리시설을 신속히 설치해 농민들의 불편도 최소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노후시설을 정비하고 안전을 관리하는데 농어촌 안전 및 국가적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노후 농업생산기반시설에 대한 예산이 단순한 시설 정비 및 유지 관리 목적이 아니라 안전에 대한 투자라는 패러다임으로 전환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최근 경기 포천에선 지사 사업에 대한 국민감사 청구를 준비 중이다.

포천·연천·가평지사에서 산정호수 대체수원공 개발사업을 하고 있는데, 마침 경기 북부지역에 가뭄이 극심했고 농민들에게 용수가 필요한 시기에 지사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잘못한 건 맞다.

솔직히 말하자면 사업 진행 조건이 열악하긴 했다. 계획도 중간에 수정됐고, 애로사항이 많았다고 한다. 게다가 지반이 약해 시험 가동 시 중간 이음새 부분에서 물이 새 용수 공급에 차질이 있었다. 농민들이 급하게 관정 개발을 요청했는데, 지사 직원이 이를 딱 잘라 거절하며 감정이 상했던 것 같다. 여러 문제가 얽히고 겹치면서 원만히 해결하지 못했다.

불찰이라 생각하는 만큼 재발하지 않게 단단히 주의를 줬고 이번 경험을 계기로 농민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임기 내에 농어촌개발 및 해외사업 확대를 꼭 이루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임기 내에 농어촌개발 및 해외사업 확대를 꼭 이루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환경부 중심의 물관리일원화가 지난 7월부터 시행됐다. 농업용수는 그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농민들은 용수 공급, 수세 부활 등 우려하는 사항이 많다.

농업용수가 통합물관리 체계의 공급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가능성에 대한 농민들의 우려에 깊이 공감한다. 농촌에서 물을 이용해 농사를 짓고 그를 통해 얻은 값진 농산물로 공동체와 함께 살아가는 농민에게 물은 생명이나 다름없다. 특히 최근엔 기후변화에 따른 빈번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농업용수에 관한 문제가 더욱 크게 느껴질 거라 생각한다.

때문에 공사는 우리나라 농업용수를 관리하고 그간 농민의 권익을 대변해 온 대표기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정책에 부합하면서 농업용수의 특수성을 반영해 농업용수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확보·관리되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공사는 현재 물관리 주요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국가 및 유역 물관리위원회’ 등에 농업용수 대표기관으로 참여하며,「물관리기본법」과「댐건설법」등 법률 제·개정에 따른 농업용수 분야 의견 개진 및 관련기관 이해·설득 등을 추진 중이다. 또 한국농공학회 등 전문가 집단과 함께 농업용수 수리권 및 비용 부담 등 농민이 우려하고 있는 사항을 검토하기 위한 연구도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국회·정부·학계와 협력해 정책·법·제도 등의 참여 확대를 위해 농어촌물포럼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농민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단체 등과 함께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도록 노력하겠다.

얼마 전 논란이 된「댐건설법」개정안, 어떻게 협의되고 있나.

간단히 말해 댐건설법 개정안은 규모가 500만㎥ 이상이면서 하천 연계운영 대상인 농업용저수지 49개소를 댐관리계획에 포함하는 것이다. 댐관리계획의 수립·승인 주체가 환경부 장관이므로 농업계에선 농업용수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와 저수지 관리체계 중복에 따른 부처간 이해충돌 등을 문제로 제기한 바 있다.

관련해 지난달 16일 관계부처간 협의 수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소위원회에 상정됐으나, 일부 의원의 반대 및 이견으로 심의가 보류됐다. 현재 농민단체와 협의 후 논의를 재개하는 것으로 결정한 상황이다.

또 그에 앞서 지난달 11일엔 농업용저수지를 댐관리계획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개정안이 추가로 발의돼 추후 국회 환노위 재논의 시 병합심의가 이뤄질 거라 예상하고 있다.

공사는 댐건설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설명하는 등 댐관리계획 적용대상에서 농업용저수지가 제외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농업용수 공급·사용에 피해가 없도록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북한과 농업교류가 시작되면, 공사의 역할이 클 것이란 기대가 많다.

대비는 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정부 정책이다. 남북관계와 관련해 정책이 결정된다면 공사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전문성, 노하우를 가지고 북한농업을 발전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보면 된다. 공사는 정부 방침이 정해주는 범위 내에서 농업생산기반조성이나 시범사업 등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농어촌개발 및 해외사업 확대를 꼽겠다.

농어촌개발은 공사의 주력사업이지만 사실 정부가 지자체에 그 권한을 이양해 지역본부나 지사에서 지자체 사업에 입찰·공모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건설회사 등 지역 업체들과 경쟁해 전체 사업의 60% 정도를 현재 수행하고 있는데, 농어촌 정주공간이 정부가 의도한 대로 원만하게 개발되려면 공사의 사업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주권 보장을 위해 공간 전체를 원활하게 조성해야 하는 농어촌개발의 특성상 토목, 설계, 건축, 환경 등 모든 분야에 전문성 있는 인력이 종합적으로 투입돼야 하고 그 안에서의 수익 창출과 관광 등도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 공사의 경우 전문 인력과 함께 종합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농어촌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게 마땅할 뿐더러 농어촌연구원과 농어촌자원개발원 등 소속기관도 든든하게 뒷받침할 준비가 돼 있다.

아울러 최근 농어촌개발에 집중할 KRC(공사)지역개발센터 조성을 계획 중이다. 조직 개편으로 전국 9개 지역본부에 KRC지역개발센터를 설치하고 전문 인력을 편성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해외사업의 경우 농어업 전후방 산업 전체가 가진 가치를 고려해 반드시 확대해야 할 분야 중 하나라고 본다. 정부에선 이미 여러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ODA(공적개발원조) 등의 사업을 추진 중인데, 그들이 무엇보다 절실히 필요로 하는 건 농업생산기반이다. 생산성에 차이는 있겠지만 기반이 조성되면 식량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저수지를 조성하고 유지·관리하는 공사의 기술은 세계 어느 곳과 견줘도 부족함이 없다. 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 종합적인 체계는 개도국에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또 공사 기반조성·관리를 필두로 종자·농약·비료·기자재 등 후방산업의 진출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만큼 해외사업 확대는 우리 농업에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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