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흥원예농협, 농산물 판매 외주화 홍역 계속

노조 막고자 농협 정체성 포기 … 간선제 통한 세습농협 구축이 원인

  • 입력 2019.08.04 18:00
  • 수정 2019.08.04 21:37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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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전국협동조합노조 경인본부는 지난달 30일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천시흥원예농협의 농산물 판매 외주화와 갑질 문제 등을 성토했다. 전국협동조합노조 제공
전국협동조합노조 경인본부는 지난달 30일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천시흥원예농협의 농산물 판매 외주화와 갑질 문제 등을 성토했다. 전국협동조합노조 제공

농산물 판매 외주화로 비판을 받아온 부천시흥원예농협이 축산물 판매까지 외주화한 것으로 드러나 홍역이 계속되고 있다.

전국협동조합노조 경기인천본부(본부장 김철수)는 지난달 30일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농·축산물 유통은 농협의 핵심사업인데 이를 외주화한 건 농협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맹성토에 나섰다.

부천시흥원예농협이 외주화에 나선 배경엔 노동자들의 노조 결성이 있다는 게 협동조합노조(위원장 민경신)의 주장이다. 부천시흥원예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중간관리자의 상습적 폭언·폭행과 부당한 업무지시 등 갑질 문제가 심각했고, 노동자들이 이를 막기 위해 노조를 결성하자 외주화가 벌어졌다는 것. 실제로 최근 노조 지회장과 사무국장이 해고되기도 했다.

협동조합노조는 이에 “하나로마트 신축과 운영과정에 수십억원의 농협중앙회 자금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외주화는 자금 지원의 목적과 상반되기에 자금 회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이종근 부천시흥원예농협 조합장이 농협중앙회 이사인 점을 들어 그 책임이 무겁다는 입장이다.

협동조합노조는 또한 부천시흥원예농협의 여러 문제가 폐쇄적 지배구조 속에 이른바 세습농협이 가능했던 점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부천시흥원예농협은 46명의 대의원이 조합장을 선출하는 간선제를 취하고 있는데 표 관리가 용이한 점 등을 통해 이 조합장의 부친이 32년간 조합장을 역임한 데 이어 이 조합장이 2009년 8월 취임하며 세습농협이 됐다는 것이다. 지금은 퇴사했지만 이 조합장의 딸도 한때 부천시흥원예농협 직원으로 근무했다고 한다.

협동조합노조 경인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구조적인 문제가 조합장 스스로 제왕으로 군림하게 했고, 지금 제기되고 있는 각종 비리를 들춰보면 부천시흥원예농협은 썩은 내가 진동하는 시궁창이나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협동조합노조 경인본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해고자 원직·복직 △갑질 중단 및 갑질 관계자 처벌 △농협중앙회의 부천시흥원예농협 지원 자금 회수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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