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0’ 마늘 수매 발표

물량·가격·규격 함량미달 “가격 더 떨어져”
생산자 수급 논의에 참여해 적극 폐기해야

  • 입력 2019.07.21 18:00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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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충북 단양군 단양생태체육공원에서 단양마늘축제가 열린 가운데 마늘 직거래장터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충북 단양군 단양생태체육공원에서 단양마늘축제가 열린 가운데 마늘 직거래장터가 진행되고 있다.

난지형 마늘가격이 폭락하면서 한지형 마늘 시세도 불안한 상태다. 마늘 재배농민들은 품종에 관계없이 정부의 수급대책에 불신이 짙은 모습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중하순 무렵 마늘수매를 통해 마늘 수급안정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수매물량 2만3,000톤에 수매가는 ㎏당 2,300원 수준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마늘 주산지 지역구 의원들은 지난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마늘 수급안정 대책 긴급 간담회를 열고 수매물량 확대 및 수매가격 인상을 요구한 바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비축물량 3만톤을 추가하고 수매가를 ㎏당 2,500원으로 인상해 조속히 수매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농식품부에 의견을 전달했다.

농식품부의 마늘 수매 발표에도 현장은 냉담한 반응이다.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준비위원회(위원장 김창수)는 ‘전량수매, 가격보장, 손실보전’을 대정부 요구사항으로 정하고 앞으로 생산자가 농식품부, 지방자치단체, 농협과 함께 수급조절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26일 경남 창녕에서 발기인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겠단 계획이다.

강창한 마늘생산자협회 준비위 사무총장은 “정부 발표가 난 뒤 가격이 ㎏당 1,600~1,700원 수준에서 ㎏당 1,500원으로 더 떨어지기도 했다”면서 “상인들이 믿지를 않는다. 6㎝ 규격만 수매한다는데 과연 농가마다 6㎝ 이상 물량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매하지 않은 마늘은 어떻게 할건지 보완책이 없다. 농식품부가 책임있는 농정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실상 정부수매에서 제외된 한지형 마늘 상황도 위태위태한 모습이다. 한지형 마늘은 난지형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되지만 생산량은 그보다 적어 점차 난지형으로 전환하는 농가가 늘어나는 추세다.

대표적인 한지형 마늘 생산지인 충북 단양군에선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제13회 단양마늘축제가 열렸다. 13일 찾은 행사장엔 마늘 농가들의 직거래장터가 진행됐다. 이 곳에서 만난 이양봉씨(단양군 가곡면)는 “지난해보다 1접(100개)당 1만원 낮춰 가격을 책정했다”라며 “포전거래 상인이 지난해 1,000평당 1,500만원을 부르더니 올해는 150만원을 깎길래 안 팔고 수매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단양지역은 지난해보다 재배면적이 늘면서 생산량 역시 지난해 대비 15% 정도 늘어난 걸로 추산되고 있다. 이명휘 영농조합법인 단양마늘동호회 회장은 “동호회에선 지난해보다 1,500원 내린 ㎏당 8,500원에 마늘을 수매할 계획이다. 지역농협 조합공동사업법인도 수매에 나선다”면서도 “전체적인 공급과잉에 가격이 적잖게 하락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과잉이 예견됐던만큼 발빠른 수급대응을 해야 했다. 적극적인 수매·폐기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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