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의 노력, 더디 가도 변화를 만든다

지역재단 주최 제16회 전국지역리더대회

  • 입력 2019.07.21 18:00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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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지역재단 주최 제16회 전국지역리더대회가 지난 12~13일 경북 의성군 청소년센터에서 열렸다. ‘도농공생과 농민행복의 길을 찾다’란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지역 발전을 위해 주민들이 기울인 자생적 노력들이 소개됐다.

대회 전반적으로 향후 농업·농촌 발전을 위해 주민들의 주체적 노력이 중요하고, 관(官) 주도로 진행된 그 동안의 농정을 바꿔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다. 이는 지역먹거리 분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푸드플랜에 대한 관심이 시민사회에서 높아지는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역먹거리 분과 회의장에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특히 그 동안 푸드플랜 추진 시 관 주도 정책으로 생긴 문제들이 거론됐다. 윤병선 건국대 교수는 “푸드플랜 확대 추세 속에서 최근 경남 밀양과 남해에서 공공급식지원센터가 만들어진다는데, 그냥 또 하나의 APC(산지유통센터)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식으로 정부와 지자체는 푸드플랜을 유통 중심 사업으로 고민하는 상황”임을 밝힌 데 이어 “강원, 경남, 경북엔 산지 학교급식지원센터들이 들어서 있음에도 산지와 제대로 연계되지 않는 상황이다. 광역조직의 하부 유통조직으로 기능할 뿐”이라 지적했다.

주교종 옥천살림협동조합 상임이사는 충북 옥천군 주민들이 2007년 만든 ‘농업발전위원회(농발위)’를 2016년 옥천군의원 8명이 무력화시킨 사례를 소개하며 “지역에서 자치역량이 커지는 것을 의회권력은 경계한다. 주민 자치권력과 의회권력은 항상 부딪친다”고 말했다. 향후 농발위를 복원해 내는 게 옥천 농민들의 숙원이다.

조원희 상주로컬푸드협동조합 이사장은 경북 상주시에서 푸드플랜을 추진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전했다. 조 이사장은 “지자체장부터가 푸드플랜에 무관심한 데다, 푸드플랜 전담부서도 따로 없고 유통마케팅과에서 관리한다. 푸드플랜을 지역농업 재조직화와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것으로 보기보다 유통적 관점에서만 보는 것”이라며 “그나마 같이 일할 만한 공무원이 들어와도 2년도 안 돼 바뀌고 또 바뀌어서 안정적으로 협조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어렵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민간사회의 끊임없는 노력은 더디더라도 어떻게든 변화를 만들기 마련이다. 홍형석 나주시로컬푸드통합지원센터장은 “그 동안 지역사회에서 끊임없이 공무원들을 설득해 온 결과 지난해 10월 전국 최초로 나주시에서 푸드플랜 전담부서로서 ‘먹거리계획과’를 만들었고, 푸드플랜 추진 과정에서 조직화한 500여명의 생산자들이 큰 힘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나주시로컬푸드통합지원센터는 소농 중심의 푸드플랜 구축을 위해 노력 중인데, 일례로 양파의 경우 저장시설이 없는 소농가에서 매입해 공급한다.

홍 센터장은 “과정이 쉽진 않지만 센터가 이제 힘을 비축해 가는 상황인 만큼, 그 과정에서 행정을 변화시키고 민간의 조직화를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른 분과에서도 민간역량 강화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농촌의 공공성 회복을 위해 지역 일꾼들이 지역 네트워크 구축, 학습모임 활성화, 새로운 일꾼을 키우기 위한 지원 등에 나서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들이 각 분과들에서 공통적으로 나왔다.

한편 올해 전국지역리더대회에선 제12회 전국지역리더상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 지역리더상은 김미선 나주 두레박협동조합 이사장, 윤양진 익산농업회의소 사무국장, 구학선 의성군립농촌보육정보센터 소장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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