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 통계도 없는 이주노동자정책 통할까?
불법체류자 통계도 없는 이주노동자정책 통할까?
  • 박경철 기자
  • 승인 2019.07.21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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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 농업 이주노동자 올해 1만명에 그쳐
정확한 통계 바탕으로 필요 인력 추계해야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올해 기준 우리나라에 들어올 이주노동자의 수는 5만6,000명이다. 이를 분야별로 나누는데 농업분야는 6,400명+a(탄력배분)다. 이는 동남아지역 등 16개국 외국인력(E-9 비자)을 도입하는 일반 고용허가제와 중국·구소련 국적의 동포(H-2 비자)를 도입하는 특례 고용허가제를 통해 들어오는 이주노동자를 합한 수치다.

고용허가제로 들어온 이주노동자는 입국일로부터 3년간 취업활동기간을 부여하고 사업주에게 재고용돼 취업활동기간을 연장하는 경우(1회만 가능) 추가로 1년 10개월간 근무가 가능하다. 최장 4년 10개월간 근무할 수 있다.

고용허가제만으로 농촌의 노동인력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도입된 게 계절근로자제도다.

단수비자(C-4 비자)로 최대 90일간의 고용을 허가하는 제도다. 2015년 시범사업으로 시작돼 2017년부터 본사업을 실시했다. 계절근로자제도를 통해 올해 배정된 이주노동자는 47개 지자체 3,612명이다.

고용허가제와 계절근로자제도를 통해 들어오는 이주노동자까지가 이른바 ‘합법’이다.

올해의 경우 1만12명이다. 올해 고용허가제를 통해 들어오는 제조업 분야 인원은 4만700명+a로 농축산업 분야는 4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농촌에선 여전히 노동인력 부족 문제로 아우성이다.

실제로 농촌 현장은 합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이른바 불법체류자,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지키고 있지만 정부에선 이들의 통계조차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그 한계도 명확할 수밖에 없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연구용역까지 하며 농업 이주노동자 정책 개선방안 연구에 나선 것도 그래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농식품부 연구용역을 통해 지난 1월 발표한 ‘농업인력 지원을 위한 외국인 근로자 관련제도 개선방안’ 보고서를 보면 정부 정책의 현 주소와 향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이 보고서에서도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통계 부재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그나마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수치를 감안할 수 있는 건 불법체류율이다. 강제퇴거, 출국명령, 통고처분, 고발, 과태료 등의 처분 등 2016년 출입국관리법 위반자 처리 현황은 15만2,486명이다. 법무부에 보고된 농업부문 불법체류율은 13.4%다. 어림잡아 계산하면 농업부문에서 1만3,000명 이상이 단속에 걸린 것으로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더 큰 규모로 추정할 수 있다.

문제는 합법의 테두리 안에 있는 이주노동자를 중심으로 정부 정책이 설계되며 이들의 노동조건은 개선되고 있지만,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경우 임금이나 생활환경 면에서 더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것이 농가입장에서는 인건비 절감효과, 숙소 및 부대비용 절감효과를 갖게 돼 내국인 및 합법적 체류 외국인 근로자를 대체할 가능성이 많으므로, 이에 대한 논의와 검증이 필요하다”며 “또한 이러한 상황을 합법적 테두리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인력 공급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이에 대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며 △내·외국인을 포함한 농업 고용 인력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조사 체계 구축 △조사 체계를 통한 통계를 바탕으로 필요 인력 추계 논의 △외국인 근로자 도입규모 확대 △표준근로계약서 마련과 노동법 등 농가 교육 등을 개선방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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