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값 폭락에 산지공판장 경매 중단
마늘값 폭락에 산지공판장 경매 중단
  • 권순창 기자
  • 승인 2019.07.07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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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설마 … 믿었던 마늘가격
올해 첫 경매서 kg당 1,600원
생산비 절반수준 대폭락 충격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는 마늘 가격에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지난 3일 경남 창녕군 대지면 창녕농협 공판장에서 열린 마늘 경매에서 농민들이 경락가를 알리는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거래된 마늘 가격은 상품 기준 1kg당 1,500~1,600원선에 머물러 작년에 비해 절반 가량 떨어졌다. 한승호 기자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는 마늘 가격에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지난 3일 경남 창녕군 대지면 창녕농협 공판장에서 열린 마늘 경매에서 농민들이 경락가를 알리는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거래된 마늘 가격은 상품 기준 1kg당 1,500~1,600원선에 머물러 작년에 비해 절반 가량 떨어졌다. 한승호 기자

마늘 폭락이 결국 현실로 다가왔다. 지난 1일 열린 창녕지역 농협공판장 첫 마늘 경매에서 대서종 상품 경락가가 kg당 1,500~1,600원(평년가격 3,000원대 초중반) 수준의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마늘을 싣고 온 출하자와 시세 확인차 방문한 농민들이 터무니없는 가격에 일대 소란을 일으키면서 한때 경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마늘은 양파와 마찬가지로 양호한 기상여건 속에 단수가 크게 증가했다. 올해 예상생산량은 36만9,000톤으로 평년보다 6만4,000톤(21%)이나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5~6월 앞서 출하된 고흥·서산 등 비주산지 마늘은 병해가 겹쳐 800~1,100원의 가격이 형성됐고 고단가의 남해 남도종 마늘도 평년보다 30% 이상 낮은 2,000원대 중후반에 거래됐다. 4~5월 두 차례에 걸쳐 1만2,000톤 수급대책을 폈던 농식품부는 지난달 25일 2만5,000톤 추가 수매를 결정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마늘의 ‘본진’인 창녕 인근 농민들은 설마설마 했다. 올해 들어 수입량이 감소한데다 지난달 말 산지를 찾은 이개호 장관이 2,500원 가격을 거론하는 등 양파보다는 위기감이 훨씬 덜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보니 양파보다 더한 폭락이었다. 통계청이 조사한 2018년 마늘 생산비는 kg당 2,899원이며 여기서 자가노동비를 제외해도 1,901원이다. 창녕·이방농협공판장에서 개장 이후 이어지고 있는 1,500~1,600원의 가격은 말 그대로 농민들이 밑지고 팔 수밖에 없는 가격이다. 두 공판장은 전국 마늘가격의 기준을 제시하는 곳이라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지난 3일 창녕농협공판장 마늘경매에서 한 농민이 착잡한 표정으로 전광판을 응시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3일 창녕농협공판장 마늘경매에서 한 농민이 착잡한 표정으로 전광판을 응시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개장 3일째인 지난 3일 창녕농협공판장 마늘경매엔 여전히 싸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경매를 지켜보는 농민들은 곳곳에서 “2,000원이 안 넘어간다”, “229개씩을 내도 (단가를) 1,500원밖에 안 주네”라며 혀를 찼다.

이날 마늘을 출하한 창녕읍의 김호영씨는 “인건비도 안 나가는 걸 가격이라고 부르고 있다. 팔수록 손해를 보는 꼴인데 작업해놓은 걸 썩힐 수도 없어 가져오고 있다”고 한탄했다. 시세 확인차 와봤다는 대합면의 박경출씨는 “도저히 출하할 엄두가 나지 않아 못 내고 있다. 정부 수매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중이다. 이 가격으론 농민들이 다 죽을 판”이라고 호소했다.

이경재 창녕농협공판장장은 “실제 수확을 해본 농민들이 20% 과잉이라는 걸 실감하면서 출하에 조바심을 내고 있다. 상인들도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에 갖가지 불안요소가 겹치면서 물량을 구매하길 꺼려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절망적인 상황에 경남지역 마늘산업 관계자들은 지난 2일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을 불러내려 대책을 논의했다. 하지만 참가자들에 의하면 생산적인 얘기는 나온 바 없었다. 다만 늦어도 이번주 초엔 정부 마늘 수매단가를 책정해 발표하기로 약속했다.

설정철 창녕군농민회장은 “농민들이 최하 2,500~3,000원의 수매단가를 요구했고 못해도 2,300원 수준은 책정하리라 생각하고 있다. 최근 마늘농가의 불만이 전국적으로 들끓고 있는 만큼 그 이하 가격이 되면 ‘반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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