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춘추] 통일농업과 아베
[농정춘추] 통일농업과 아베
  • 송기호 변호사
  • 승인 2019.07.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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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호 변호사

통일농업의 전망을 가슴에 품고 애쓰는 이들이 주의 깊게 봐야 할 사태이다. 일본산 부품, 기술, 설비, 소재 등에 대한 우리 농업기술과 기계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일본 아베 총리가 수출규제를 강화했다. 남북 농업 협력에 상당한 장애가 될 것이다. 통일농업의 성과를 평가하면서 보다 자립적인 남북 농업 분업 틀을 면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아베 총리는 한국의 ‘안보우호국’ 지위 박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으로 가는 일본의 부품, 설비, 기술, 제품 전반에 대해 일본의 안보 감시 체제를 적용하겠다는 의미이다. 지금까지는 한국을 안보우호국(‘화이트’ 국가)으로 분류해, 별도 목록 방식으로만 한-일 무역을 규제했다. 그러니까 목록에 올려놓은 무기라든지 또는 민간 군사 겸용 제품만 규제 대상이었고, 이 목록에 해당하지 않은 거래에 대해서는 자유로웠다.

그러나 아베가 오는 7월 24일까지 입법예고를 하면서 진행 중인 일본법령 개정에서는 한국으로 가는 기술과 설비 등 거래 전부가 안보감시 대상이다. 한국을 안보우려국으로 분류한다. 그렇게 되면 한국으로 가는 일체의 기술, 설비, 부품 등에 대해 이것이 최종 단계에서 군사 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에 대한 감시를 받는다. 문제는 그 거래의 ‘최종 사용자’의 용도가 감시대상이라는 점이다. 한국과 거래를 하는 일본의 수출자는 한국의 수입자가 해당 기술이나 부품 소재를 이용해 만든 제품이 최종적으로 북한이나 중국으로 공급돼 최종 사용자가 군사 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에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결국 아베의 조치는 한국과 중국, 북한의 경제적 연계를 약화시키려는 것이다.

한국 농업은 산업화 기계화되면서 알게 모르게 기술, 부품, 소재 등에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상당히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농기계와 농자재의 핵심 기술이나 부품을 거슬러 올라가면 일본과 연관되기 일쑤이다.

그동안 남북 농업협력은 많은 성과가 있었다. 비록 이명박·박근혜정부에 이르러 중단됐지만 남북 농업협력은 협동농장 단위의 공동 영농과 지역농업을 함께 이룰 정도로 발전했다. 특히 참여정부 시기 북 강원도 고성남새온실농장에서의 남북 농업협력은 금강산 관광 지구의 식자재를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이어 금강산 북고성 삼일포협동농장에서는 비약적인 수확증대를 이뤘다. 이러한 성공은 당시 김정일 위원장의 높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김 위원장은 삼일포농장을 방문해 격려했다고 한다. 그리고 2007년에는 개성공단을 기반으로 하는 협동농장의 남북협력으로 이어졌다. 개성 송도리협동농장을 중심으로 한 인근 협동농장이 개성공단 지역의 식료 체계를 책임지는 큰 발전 전망을 가질 수 있었다. 개성에서의 협동농장의 발전과 성공은 서해의 해주에서 동해의 북고성까지의 한반도의 허리를 잇는 남북 농업협력지대 구상에 가슴이 설레었다. 그러나 이는 이명박·박근혜정부의 헛발질로 일시 중단됐다.

통일농업은 우리 농업과 민족의 활로이다. 북의 식량 부족을 해결하고, 북의 실리경제가 선순환 발전하는 중요한 토대이다. 통일농업은 남과 북이 각자 가지고 있는 농업 잠재력을 최대로 끌어 올리는 기초 위에 기계와 농자재의 이익을 적절히 배합하는 방향이 필요하다. 아베 조치와 같은 외부적 충격이 주는 교훈은, 농업기계화와 농자재 제품만을 중심으로 해서는 남북 농업협력이 지속적인 토대를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애초 협동농장을 지역적 공간적 토대로 남북 농업협력을 했던 것도, 남과 북이 각자 고유하게 발전시켜 온 농업 기술을 총화하고 종자와 농법 등 농업 발전의 토대 자산을 지혜롭게 공유하고 배합하려는 것이었다. 특히 농업생산의 규모화와 조직화의 관점에서 남과 북의 경험을 슬기롭게 평가해서 통일농업의 정형을 만들려는 것이었다. 이러한 기초 위에 적절하게 농기계와 농자재 등을 배합해 통일농업의 모델을 만들어 내려는 관점이 중요하다. 에너지 투입을 높이는 것에 치우치지 않고, 자립적 토대를 남과 북 안에서 이루는 통일농업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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