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색국면서의 농업교류와 평양

김완수 <익산농기계 대표>

  • 입력 2008.06.23 01:07
  • 기자명 김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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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 5월28일부터 5월30일까지 2박3일간 대북 민간단체인 (사)월드비젼의 ‘북한씨감자 사업’에 농기계대표단인(주)그린맥스 김창준 대표, 신흥공업사 윤태욱 대표, (주)LS전선 강진모 교육담당, 익산농기계 강재동 상무 등과 함께 참석했다. 새정부 출범이후 경색된 남북관계와 농업교류현장을 지켜보면서 느낀 소감을 정리하였다.

▶북쪽사람들의 굳어진 얼굴들=평양공항에 내려서 지난해 만났던 북쪽담당자들을 만났다. 우리는 반가워 악수했지만 그들의 굳어진 얼굴은 앞으로의 농업교류사업이 순탄치 않겠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 북쪽엔 모내기가 어느 정도 진척되어 있지요?” 물었을 때 “대략 80%는 되었겠지요”라고 답했다.

▶식량에 대한 중요성 대두=해마다 남쪽에서 받아왔던 비닐방막, 비료, 쌀 등을 올해 들어서는 받지 못한 북한으로서는 상당히 격앙되어 있었다. 올해는 그냥 이렇게 지나갈 것 이라 했다. 농사철의 사용시기가 비닐방막과, 비료는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1주일후면 북-미 관계가 개선되어서 쌀이 도착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 남쪽은 고립되고 곤란해질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특히 앞으로의 식량 문제에서는 단호한 듯 했다.

국제적인 식량가격 폭등과, 각국의 식량수출규제로 인하여 이제는 어떻게든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가 매우 강해 보였다.

그것의 해결방안 ‘감사농사’라는 것이다. 올해가 ‘세계 감자의해’이고, 북쪽이 말하는 ‘감자교시 10년의 해’로서 어떻게든 올해에는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벼농사와 옥수수 농사에 대하여 생산성의 한계를 느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동안 8년간 ‘북한 씨감자사업’을 진행해온 (사)월드비젼의 성과가 이제부터 나타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씨감자사업’하는 대북 민간단체에게 유일하게 민경련과 농업성까지 관여하는 것으로 보아 그 중요성을 짐작할만하다.

▶감자의 쌍두마차는 좋은 종자와 농자재=그동안의 많은 노력으로 남쪽의 감자기술과 시설지원으로 북한의 종자생산은 상당한 궤도에 올라있었다.

한해에 두번농사 할 수 있는 감자종자도 농촌진흥청이 개발(추백)하여 북쪽에 공급하여 심고 있었다.

그러나 감자관련 농기계에 대하여 북한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하여 물었다. “그 동안 인력으로 감자농사를 짓고 있는데 왜 농기계가 필요하지요?”

“그 동안에는 감자 소출이 적었으나 이제는 감자의 양이 대량 생산되어야 하므로 사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특히 양강도의 대홍단 지역에는 4만ha, 개마고원에 3만ha의 대단위 지역에서는 농기계가 없으면 안된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의 방북목적인 ‘감자 농사 시범기계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트렉터 2대를 포함한 총12대를 농기계업체에서 무상 지원하여 남북이 함께 그 결과를 확인하자는 것이다.
다행히 감자농사는 두번 농사지을 수가 있어서 두 번째 파종시엔 8월말에 재방북하여 시험파종과 농기계 운전교육을 하기로 남북이 합의하였다.

▶농기계 추가 지원 약속=평양교외에 있는 만경대 협동농장을 방문하였다. 제일먼저 (사)월드비젼에서 북한에 비닐온실을 지어준 곳이었다. 그곳 협동농장위원장인 여성이 나와 있었다. 모내기하다가 옷을 걷어올리고 나왔다.

남쪽에서 농기계회사 하는 사람들이라고 소개를 했다.

이곳 농장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평양근교에서 채소농사를 짓기 때문에 수동식 분무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얼마나 필요하냐고 물으니, 100여개의 작업반이 있으니까 100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곳에서 수동식분무기 100대 지원을 약속하고 빠른시일내에 보내 주겠노라고 했다. 협동농장의 면적을 물으니까 200정보의 벼농사와 130정보의 채소 농사를 짓는다고 했다.

▶마무리하며=경색된 남북관계로 인해 방북하는 민간단체, 북측 사람들, 모두가 예전과 다르게 예민해지고 있었다. 그 동안에는 넘어갔던 사소한 것도 이제는 신경이 날카롭게 된 것이다. 방북하는 민간단체, 지자체가 줄어들고 또 그곳에서 장사하는 북측의 식당, 선물가게 등도 한산하다고 하였다.

남북이 서로 허심탄회하게 만나고 웃고, 격려하는 그런 날이 언제쯤이 될까?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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