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농민수당 도입 위해 농업예산 확대 절실”

인터뷰 l 빈지태 경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장

  • 입력 2019.07.01 00:00
  • 수정 2019.07.01 00:31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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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

농민 출신 도의원으로서 경남 농정 발전에 앞장서는 빈지태 경상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장을 지난달 25일 만났다. 빈 위원장은 “도의원 신분으론 (농민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한계도 절감한다”면서도 도의회에서 농민수당,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 남북농업교류 등의 의제를 앞장서서 내걸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사무처장 출신 도의원 답게 전농이 제기하는 농정현안을 경남도에서 관철시키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빈지태 경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장이 지난달 25일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빈지태 경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장이 지난달 25일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경남도의 농정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도의회에 입성한지 1년째다. 소회가 어떤가?

과거 자유한국당 일색이던 도의회 의석 구성과 비교하면, 지금은 절반 이상이 민주당 차지가 되는 등 변화가 많이 일어났다. 절박한 농민의 요구를 전달한다는 생각으로 의정활동에 임하고 있다. 최근 쌀값 폭락 문제와 관련해 5분 발언을 했는데, 그때 “쌀값은 농민값이다”라 말한 게 주변에서 많이 회자되기도 했다. 조금씩 일어나는 변화를 보며 희망을 가진다.

요즘 농민수당 실현을 위해 기울이는 노력은?

지난해 11월 내가 경남에서 처음으로 도정질문을 통해 농민수당의 의제화를 시도했다. 경남도에선 이 사안에 대해 “농식품부 차원의 직불제 개편을 통한 농민 기초소득 보장안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소극적 입장이 강하다. 경남도의회 농해수위는 지난 5월 22일 전농 부산경남연맹, 전여농 경남연합 등과 함께 농민수당 도입 관련 토론회를 열어 이 의제를 환기시키고자 했고, 최근엔 김경수 도지사를 만나 농민수당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지사와도 이 사안에 대해 조만간 깊이 있는 논의를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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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수당 도입을 위해 해결해야 할 사안은?

가장 큰 걸림돌은 예산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경남도의 농가인구는 27만4,930명인데, 농민들에게 1인당 월 5만원을 지급한다고 하면 1년에 1,6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선 농업예산부터 늘리는 게 급선무다. 경남도의 농업·농촌 관련 예산은 전체의 7.5% 내외 수준이다. 이를 10%대로 올려야 한다. 지난해 7월 임시회의 때도 5분 발언을 통해 예산 증액 주장을 펼쳤다. 10%대까지 농업예산을 올리면 월 5만원씩 농민수당을 지급하는 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농민수당 도입의 근거로서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 조만간 농민수당 관련 조례 제정에 나설 계획이다. 일단 7월 중에 발의하는 게 목표다. 조례 발의 뒤 관련 토론회를 열어 농민과 도시민, 지역 소상공인 등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과 논의하는 시간을 만들고자 한다.

지난해 11월 “통일농기계 품앗이운동으로 농업과 경제의 활로를 찾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 운동의 추진방향에 대해 묻고 싶다.

현실적으로 북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가 여전히 단단하다. 그럼에도 통일문제 및 남북농업교류에 대한 관심 환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지난해 11월 도의회에서 그와 같이 5분 발언을 했다.

‘품앗이운동’이란 이름에 걸맞게 트랙터로 북의 경지를 경운해 주고 돌아오면, 북에서도 남측 농민에게 필요한 뭔가를 돕거나 제공하는 방식을 생각해 봤다. 국민적 공감대도 얻기 쉽고 실질적 남북교류 실현에도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최근 경남 농민들도 농산물 가격폭락 및 각종 재해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결책은?

도의원 되고 나서 농민수당 문제와 함께 가장 관심 두고 있는 사안이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다. 해마다 정부와 경남도에서 일부 농산물을 폐기처분하고 수출·소비를 확대한다지만 그게 궁극적 대책은 아니라고 본다.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를 기본으로 삼아 빅데이터 구축 및 농민생산자 조직화 등을 통한 생산량 조절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최근 양파생산자협의회의 등장은 고무적인 현상이라 생각한다.

한편 지난 5월 우박으로 인해 합천, 의령 등 경남 서부지역 농민들의 피해가 컸다. 도의회 내에서 농가 피해보상 강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쉽지 않았다. 궁극적으로 정부에서 농어업 재해보상법을 제정해 피해 농민들에게 실질적 보상책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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