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농민회 가장 큰 소득은 ‘지역 내 의식 변화’

강진군농민회 군동면지회, 지난해 3월 발족
쌀값 회복 및 농민수당 정례화 위해 고군분투

  • 입력 2019.07.01 00: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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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해 3월 28일 강진군농민회 군동면지회가 발대식을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윤세주 지회장(왼쪽 네 번째)은 “농민들의 의식 변화가 면지회 설립이 가진 가장 큰 의의”라고 설명했다. 군동면지회 제공
지난해 3월 28일 강진군농민회 군동면지회가 발대식을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윤세주 지회장(왼쪽 네 번째)은 “농민들의 의식 변화가 면지회 설립이 가진 가장 큰 의의”라고 설명했다. 군동면지회 제공

‘남의 힘에 의지하지 않고 자기의 힘으로 어려움을 타파하여 더 나은 환경을 만드는 일.’

지난달 25일 전라남도 강진군에서 만난 윤세주 강진군농민회 군동면지회장은 농민회 활동을 ‘자력갱생’이라 정의했다.

이어 윤 지회장은 “다른 관변단체와 다르게 농민회는 행정의 지원을 받지 않는 대신, 하고 싶은 얘기를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힘들지만 회원들과 함께하면 할수록 자부심도 생긴다. 그래서 더욱 보람을 느낀다”며 농민회 활동에 대한 소회도 터놓았다.

지난해 3월 28일 발대식을 열고 활동을 시작한 강진군농민회 군동면지회는 40대 초반에서 60대까지 비교적 다양한 연령대의 회원 34명으로 구성돼 있다. 면지회는 갈수록 노령화되는 농촌을 젊은 사람들이 앞장서 제대로 이끌어보자는 의지를 한 데 모아 결성했으며, 쌀값 회복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이에 면지회에선 분기별 단합대회를 개최해 쌀값 회복을 비롯해 농민수당 등 농업 현안 전반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지역 내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엔 강진군농민회 임원들과 매주 목요일 마다 농업정책 등의 정보를 공유하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윤 지회장은 “농촌을 들여다보면, 빚 없는 농민이 없다. 농기계, 비료, 농약 등 자재 값은 날이 갈수록 치솟고 말도 안 되는 태양광 바람이 불며 땅값까지 올랐는데 쌀값만 그대로다. 물가 상승률을 전혀 따라잡지 못하고 회복될 기미가 없다”면서 “농사지은 지 어느덧 20년이 훌쩍 지났지만 그 동안은 투쟁을 몰랐고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해 가격이 폭락해도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살았다. 하지만 조직 결성 후 상경투쟁, 민주당 점거농성 등에 참여하며 직접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확실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년간 내세울 만큼 큰 성과는 없지만 목소리를 내면 변화하는 게 있다는 걸 회원들과 체감했고, 그에 따라 의식도 많이 변화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송하수 사무장 역시 “면지회가 설립되며 농민들의 의식도 깨어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농식품부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에 참여한 면 내 농가들이 문제를 제기할 때도 개인이라면 힘들었겠지만 조직이 함께했기에 군수 면담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면서 “이러한 변화에 힘입어 앞으로 면지회는 쌀값 회복과 더불어 현재 강진군 농가에 지급되는 ‘논밭경영안정자금’을 ‘농민수당’으로 정례화하기 위해 힘을 쏟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해 지난 2017년 12월 26일 제정된 ‘강진군 농업인 경영안정자금 지원조례’로 강진군은 오는 2022년까지 농가 경영안정자금 지원과 관련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해당 경영안정자금은 고령화되는 농촌의 현실을 감안해 영세농가 보호 및 농업인 경영안정 도모를 목적으로 하나 완전히 확정된 것이 아니고, 5년이라는 기간을 한시적으로 명시하고 있어 강진군농민회와 면지회 등에선 이를 법 테두리 안의 농민수당으로 확정하겠단 계획이다.

한편 장귀영 강진군농민회 사무국장은 “군동면지회는 강진군 내 11개 면 중 가장 큰 면 단위에 조직됐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고, 면지회 설립으로 농민회 조직력이 전체 면 단위 행정구역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고 볼 수도 있다. 또 면지회는 의견을 수렴해 정책을 제안하고 집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되므로 조직으로서의 교섭력이 높아지고 힘이 생긴 게 사실이다”라며 “농민회가 쌀값 회복, 농민수당 등의 목표도 가지고 있지만, 무엇보다 조직을 정비해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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