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농민농업 현장을 찾아서

  • 입력 2019.06.30 18:00
  • 수정 2019.07.02 09:18
  • 기자명 심증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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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나게 농악을 울리는 삼현리 주민들과 이를 바라보는 농민들의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핀다. 지난달 14일 강원도 홍천군 동면농민 대동한마당 자리에서다. 연대와 협동으로 마을공동체를 유지하고 지속가능한 농촌을 만들어가고 있는 농민들, ‘농민농업’의 사례는 그리 멀리 있지 않다. 한승호 기자
신명나게 농악을 울리는 삼현리 주민들과 이를 바라보는 농민들의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핀다. 지난달 14일 강원도 홍천군 동면농민 대동한마당 자리에서다. 연대와 협동으로 마을공동체를 유지하고 지속가능한 농촌을 만들어가고 있는 농민들, ‘농민농업’의 사례는 그리 멀리 있지 않다. 한승호 기자

[한국농정신문 심증식 편집국장]

자유무역을 강화하고 확대하기 위해 1986년 9월 우루과이에 세계 각국의 통상관료들이 모였다. UR협상으로 알려진 우루과이라운드의 시작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농산물이 자유무역 영역으로 들어오게 됐다. 1994년 UR협상이 타결되고 1995년 발효되면서 우리 농정은 전환기를 맞았다. 농정은 수입개방에 맞춰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소위 말하는 개방농정의 시작인 것이다.

규모를 확대하고 시설과 기계를 들여 생산성을 높여야 수입농산물에 맞서 우리 농업을 지킬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우리 농업은 이 때부터 위기로 치달았다. 많은 예산을 투입해 농업 구조개선(구조조정)을 실시했지만 농업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농촌공동화가 진행됐다.

농민들은 급격히 농촌을 떠났다.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해 내듯 대규모 시설로 대량생산을 하면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것은 환상이었다. 결국 개방농정은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여 년간 지속된 개방농정은 변화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에 자본의 농업이 아닌 그동안 부인됐던 농민의 농업이 희망이라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영농규모를 확대하고 시설과 기계를 들이며 경쟁력 있는 농업을 추구하고 있지만 또 다른 한쪽에서는 연대와 협동으로 공동체를 구축해 자본에 대응하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또한 생태와 환경을 유지 보전하는 방식으로 농촌을 지키는 농민들이 있다. 이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농촌사회를 지탱하고 있으며 아울러 농업을 지켜내고 있다.

네덜란드 농촌사회학자 얀 다우 판 더르 플루흐 교수는 이런 농업을 ‘농민농업’이라 칭했다. 플루흐 교수는 세계적으로 농민농업은 확대돼 가고 있으며 새로운 농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 농촌은 최근 젊은 귀농인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농촌으로 향하는 이들을 기존의 농업정책으로는 담아낼 수가 없다. 농업 기반이 취약한 이들에게 규모화, 시설화, 기계화는 가당치도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형태로 뿌리내리고 있는 농민농업의 사례는 귀농인들 뿐 아니라 농민들에게 위기의 농업을 탈피할 대안이며 희망이 될 것이다.

<한국농정>은 지난 5월 20일 ‘농민농업의 시대가 온다’라는 주제로 국제토론회를 국회에서 개최했다. 아울러 플루흐 교수의 저서 ‘새로운 농민’을 출판했다. 이 모두 농민농업의 세계적 사례와 국제적 연구를 토대로 우리농업의 희망을 찾아보기 위함이었다. 본지는 창간 19주년을 맞아 ‘농민농업의 희망을 찾아서’ 국내 각지에서 살아서 실천되고 있는 한국의 농민농업 현장을 지상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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