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무역대표부, 한국농산물 수출시장 ‘장벽’은 이것
미 무역대표부, 한국농산물 수출시장 ‘장벽’은 이것
  • 원재정 기자
  • 승인 2019.06.16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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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연 현안분석 자료 펴내
식물위생 지역화·PLS 등 언급
30개월 이상 쇠고기 추가개방 요구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교역상대국의 규제를 분석한 ‘국별 무역장벽 보고서’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창길, 농경연)은 USTR의 보고서를 주제로 현안분석 자료를 냈다. 미국의 교역상대국 규제 보고서 중 한국 농산물 수출시장의 공격지점을 요약한다.

USTR은 통상법 제181조에 따라 주요 교역 상대국이나 약 60여개 관심국의 상품 및 서비스 교역 관련 제도를 조사해 이 중 ‘무역장벽’으로 작용하는 규제를 분석한 보고서를 미 의회에 제출하고 있다.

지난 5년간 미국이 한국 농업부문 무역장벽으로 분류한 것은 △무역상 기술장벽(Technical Barriers to Trade, TBT) △위생 및 식물위생조치(Sanitary and Phytosanitary, SPS) △수입규제(import policies) 부문 제도 등이다.

TBT의 경우 미국은 ‘주류 라벨링’과 ‘유기농식품 관련제도’를 규제장벽으로 꼽고 있다. 주류라벨에 ‘알코올은 발암물질’이라는 문구가 이해당사국과 협의를 거치지 않고 조치를 통보한 절차를 지적하고 있으며, 알코올 소비와 암 발생 간의 과학적 연관성을 제시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2014년 7월 한·미 양국간 체결한 ‘한·미 유기가공식품 상호동등성인정 협정’을 더 확대해 적용해야 한다는 요구도 하고 있다. 이 협약은 유기가공식품에만 적용되고 있지만 미국은 모든 식품과 농산물로 확대하자는 의도다.

SPS 분야에서 미국은 한국 농업생명공학 규제 체계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LMO 법이 5개 기관 참여를 의무화 했기에 법이 바뀌지 않는 한 제도개선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다. 미국은 한국의 농업생명공학 승인과정 개선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설을 앞둔 지난 1월  29일 진천축산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다문화 과일코너’라는 이름으로 차려진 매대에 미국·페루산 포도와 태국산 망고, 칠레산 체리 등이 진열돼 있다. 한승호 기자
설을 앞둔 지난 1월 29일 진천축산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다문화 과일코너’라는 이름으로 차려진 매대에 미국·페루산 포도와 태국산 망고, 칠레산 체리 등이 진열돼 있다. 한승호 기자

 

미국은 소고기 수입 규제도 문제 삼고 있다. 2008년 이전 한국은 소해면상뇌증(BSE) 우려로 미국산 쇠고기와 쇠고기 제품 수입을 제한하다 2008년 전면 재개하기로 양자 간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은 실제로는 한·미 간 합의된 수입위생조건에 따라 30개월령 미만이면서 도축 과정에서 특정위험물질(SRM)이 제거된 것만 수입이 이뤄지고 있다며 추가개방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특히 30개월령 미만 쇠고기 수입이 ‘과도기적인 조치’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의 30개월령 이상 쇠고기의 수입 허용을 촉구하는 한편 “한국이 쇠고기 패티나 육포·소시지 등 가공된 쇠고기 제품의 수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이들 제품도 수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14년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이후 조치도 과도하다는 평가다. 한국이 미국 전역의 가금류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데, ‘발생 지역’에만 무역 제한을 부과해야 한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 추후 고병원성AI 발생시 지역화에 따른 수출 주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원산지 검증과 관련해 USTR은 ‘한국이 과도한 원산지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해 왔으나, 지난 2018년 한-미 FTA 개선협상에서 원산지 검증제도 변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한-미 원산지 검증위원회를 통해 원산지 증명절차를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조성주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원산지 검증을 하는데 과도하게 서류를 요구를 한다거나 하는 문제들일 수 있다”면서 “원산지 증명절차 개선 변경 합의라는 표현만으로 현재 원산지 검증절차가 실제 완화됐는지까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보고서에는 한국의 쌀 관세율 협상 문제도 언급돼 있다. 미국은 513% 관세율이 너무 높다는 지적과 함께 관세화 전환으로 사라진 국별 쿼터를 다시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약 68억달러의 농축산물을 한국에 수출했다. 미국이 전 세계 수출한 농축산물 수출액의 5%(4위)에 해당한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이 미국에서 수입한 농축산물 금액은 평균 약 72억 달러로 전 세계에서 들여오는 농축산물 수입액의 29%(1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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