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공주보, 정쟁 대신 ‘검증’부터
4대강 공주보, 정쟁 대신 ‘검증’부터
  • 강선일 기자
  • 승인 2019.06.14 1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정부의 공주보 부분철거 제안을 자유한국당이 정쟁에 이용하며 지역 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11일 공주보 해체반대 투쟁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이날 열린 ‘금강수계 보 처리 관련 시민대토론회’ 장소 안팎에서 해체반대 궐기대회(가운데 사진)를 열고 토론회 진행을 방해하는 모습(아래 사진). 맨 위 사진은 수문이 개방된 공주보 모습이다. 한승호·강선일 기자
정부의 공주보 부분철거 제안을 자유한국당이 정쟁에 이용하며 지역 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11일 공주보 해체반대 투쟁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이날 열린 ‘금강수계 보 처리 관련 시민대토론회’ 장소 안팎에서 해체반대 궐기대회(가운데 사진)를 열고 토론회 진행을 방해하는 모습(아래 사진). 맨 위 사진은 수문이 개방된 공주보 모습이다. 한승호·강선일 기자

지난 11일 오후 2시 충남 공주시의 아트센터 고마에서 ‘금강수계 보 처리 관련 시민대토론회’가 열렸다. 4대강 사업 당시 만들어진 공주보 처리 문제를 놓고 지역주민들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고자 만들어진 자리였다. 그러나 토론회는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사회자가 토론회를 시작하려던 순간, 자유한국당 소속 이창선 공주시의회 부의장이 일어나서 돌발발언을 했다.

“이 토론회는 공주시민들의 의사를 제대로 묻지도 않고 시작했다. 시민들이 물이 부족해 농사를 못 짓고 있는데 토론회를 한단 말인가? 여기 계신 분들 다 금강물 먹고 살아온 사람들이다. 오늘 토론회 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 다 나가자!”

이 부의장의 발언에 때맞춰 ‘공주보 해체반대’라 적힌 붉은 깃발을 들고 있던 약 20여명의 주민들이 “나가자!”, “중단하라”며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들은 1시간 전 토론회 장소 바로 앞에서 공주보 해체반대 투쟁위원회 주최로 열린 ‘공주보 해체반대 공주시민 총궐기대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이었다. 그 중 일부는 무대 앞으로 나가 “돈 되는 걸(공주보) 왜 없애려느냐”라거나 “누구를 위한 토론이냐”라며 행사 시작을 방해했다. 이에 나머지 시민들은 “질서를 지키자”거나 “토론하자”고 호소했다. 이 부의장 및 철거반대 측 주민들은 약 20여분간 장내를 소란하게 만들다가 퇴장했다.

정부 4대강조사평가단은 지난 2월 22일 공주보 처리제시안을 발표했다. 제시안에는 △보 해체 시 금강의 수질·생태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 △보 해체 시 총편익이 보 해체비용 및 소수력발전 중단 등의 제반비용 상회 △대신 보 상부 공도교의 차량 통행량 감안해 공도교는 유지 △공도교 안정성·지하수 문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검토·분석한 결과를 국가물관리위원회에 보고 등의 내용이 담겼다. 11일 토론회도 주민들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은 공론화 과정부터 틀어막으려 든다. 지난 3월 4일, 나경원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공주보를 방문해 정부의 보 부분철거 제안을 ‘이념정책’이라 규탄한 걸 기회 삼아, 자유한국당 소속 지역 정치인들도 일부 주민들을 부추겨 지역 내 갈등을 심화시키려 한다.

다수 언론에선 11일 벌어진 상황을 두고 공주 시민사회가 찬반양론으로 갈려 갈등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날 토론회장에 남은 70여명의 시민들은 찬반을 막론하고 차분하게 의견을 개진했다. 우선은 시민들 간의 공론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게 대다수 공주시민들의 입장이다.

11일 토론회에서 한 시민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공주보 처리문제는 이렇게 첨예하게 대립할 사항이 아니었음에도 일부 세력이 가짜뉴스를 퍼뜨리면서 갈등을 부추긴다. 오늘 토론회도 찬반여부를 떠나 각자의 주장을 토론하는 자리인데, 공주시의회 부의장이 막무가내로 토론 시작을 방해하고 고성 지르며 사람들 몰고 나가는 장면을 보며 개탄스러웠다. 자기 생각과 다르면 앞으로도 토론마다 깽판치며 무산시킬 건가?”

공주보 처리 문제는 정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보 개방으로 농업용수가 부족하다는 걸 이용해 갈등을 부추길 게 아니라, 공주보와 농업용수의 관계, 실제 물 부족여부, 정말 물이 부족할 시의 문제 해결 방안 등을 과학적·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게 중요하다. 그게 공주보 인근 대다수 농민들이 정말로 바라는 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