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말 도복된 중만생 양파, 갈등 답보상태
4월 말 도복된 중만생 양파, 갈등 답보상태
  • 장수지 기자
  • 승인 2019.06.16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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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주장하는 농민 vs 종자 문제 아니라는 업체
종자원 ‘분쟁 종자 시험·분석’ 그야말로 ‘유명무실’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10일 농민 문형석씨가 지난 4월 도복된 양파를 뽑아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 10일 농민 문형석씨가 지난 4월 도복된 양파를 뽑아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 4월 말 도복된 중만생종 양파를 두고 농민과 업체 간 갈등이 여전히 답보상태다.

농민들은 일찍 쓰러진 양파가 정상적으로 생육되지 못해 수확을 하더라도 판매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지속하는 반면, 업체 측은 해당 지역 외에 이러한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없고 도복 이후에도 생육이 진행된 점을 예로 들어 농민이 주장하는 피해의 원인이 종자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전북 정읍시 신태인읍 일원의 7농가는 A업체의 중만생종 B양파를 심었고, 4월 말경 평년 대비 이른 시기에 도복됐다. 이후 농민들은 쓰러진 양파의 생육이 멈춰 정상적인 수확을 확신할 수 없으며, 상품성 저하가 우려된다는 주장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당시 A업체는 B양파가 중만생종 중에서도 생육이 빠른 편이며 올해 양호한 기상 여건 등을 고려해 정상적인 도복 현상에 해당된다며, 구 비대가 끝난 뒤 수확기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수확을 목전에 둔 지난 10일 A업체 관계자가 현장을 방문해 농민들과 생육 상황을 점검했다. 농민 문형석씨는 “지난달 밭에 와서는 쓰러져도 생육이 정상적으로 진행돼 평당 2망은 나올 거라 장담하더니, 다 큰 양파가 아직도 주먹 반 크기다. 아직도 더 큰다고 할 것이냐”라며 “작은 것도 문제지만 크기가 균일하지도 않다. 또 양파가 죄다 납작한 모양새라 판매할 수 없을 지경이다. 이젠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업체 측에 책임을 추궁했다.

하지만 A업체 관계자는 “농민 분들께선 도복 이후 생육이 멈출 거라 우려했지만 그 때보다 크기가 훨씬 컸고, 이 점에 대해선 동의하신 걸로 안다. 사실 전체적 작황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며 “공산품이 아니기 때문에 토양이나 기상 환경 등 재배 조건에 따라 모양이나 크기가 똑같을 수 없다. 만약 납작한 모양이 정말 종자 때문이라면, 다른 지역에서도 민원이 들어와야 하지만 그런 경우가 단 한 곳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A업체 본사 측도 “종자 문제가 아니라는 데 확고한 입장이다. 만약 제품에 문제가 있다면 빨리 시인하고 피해가 확산되지 않게 폐기하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이미 꽤 많이 판매된 종자임에도 단 한 번도 유사한 민원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재배 환경과 기술 등에 의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문씨는 “같은 밭에 나눠 심은 다른 업체의 만생종 C양파는 지금 한창 생육 중인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B양파 보다 크고 크기도 일정하다. B양파에선 동그란 형태의 양파가 몇 개 있는 정도지만, C양파는 대부분이 둥근 모양이다”라고 반박했다.

또 농민 서승렬씨는 “모양이 납작한 것은 양파가 커야할 시기에 줄기가 도복돼 지하부를 눌렀기 때문이다. 또 도복 전까지 양파 크기에 차이가 없었던 반면 양파가 쓰러진 이후엔 같은 고랑이라도 줄기에 가려 햇빛을 받지 못한 곳의 양파가 현저히 작다”며 피해가 발생하게 된 이유로 ‘이른 도복’을 지적했다.

한편 종자나 종묘 등에 분쟁 소지가 발생했을 경우 농민이나 업체 등은 국립종자원에 시험·분석을 의뢰할 수 있다. 분쟁대상 종자는 협의를 거쳐 △유전자 분석 △재배 시험 △종자품질 분석 등의 시험·분석을 실시한 뒤 결과에 따라 보상 여부를 판가름하게 된다. 업체가 결과를 받아들여 피해를 보상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국립종자원의 조정 절차를 거치게 되고 조정 이후에도 합의가 성립되지 않을 경우엔 민사 소송으로 넘어가게 된다.

절차가 복잡하고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까닭에 지난해 유전자분석 4건과 병리검정 1건이 실적의 전부일 정도로 종자원의 시험·분석 실시 현황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에 피해가 발생해도 농민이 직접 업체와 부딪히며 합의를 이끌어내는 경우가 많고, 이번 양파 사례도 그에 해당된다.

이에 양파 도복 피해를 주장하는 농민들은 A업체가 보다 책임있는 태도로 피해에 대한 방안을 마련해주길 지속해서 요청하는 상황이다.

농민들은 만생종 C양파(왼쪽)와 비교해 A업체의 B양파의 크기가 균일하지 않고, 대부분 납작한 모양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농민들은 만생종 C양파(왼쪽)와 비교해 A업체의 B양파의 크기가 균일하지 않고, 대부분 납작한 모양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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