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별 독자행보에 양계협 분열 심화

현안 입장차로 종계부화협·산사모 각각 발족
양계협 “절대 안 깨진다” 회원간 단합 독려

  • 입력 2019.06.09 18:00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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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대한양계협회(회장 이홍재)가 복잡한 분열상에 빠졌다. 양계분야 현안을 둘러싼 협회 내부에서의 의견 대립이 결국 분열 위기를 부른 모습이다.

양계협회의 분열은 지난 2월 정기총회에서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양계협회 정기총회는 연진희 협회 종계부화위원장이 협회 행사 불참을 통보하고 퇴장하면서 정관개정안이 부결되는 진통을 겪었다. 연진희 위원장은 정기총회 전후로 대의원 구성, 회장 및 이사 선출방식 등 정관개정안 내용을 놓고 현 양계협회 집행부와 계속 갈등을 빚어왔다.

연 위원장은 이후 독자적인 협회설립을 준비해 오다가 지난 4일 충남 천안시에서 (가칭)한국종계부화협회 창립총회를 열고 초대회장에 취임했다. 종계부화협회는 농식품부에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요청할 계획이다.

산란계농가들의 동요도 심상찮다. 산란계농민들 사이에선 계란가격이 오랜 기간 생산비를 밑돌면서 양계협회가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쌓여왔다. 이에 일부 산란계농민들이 모여 지난달 산란계산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추진위원장 송복근, 산사모) 발기인대회를 열고 활동을 모색하고 있다.

송복근 산사모 추진위원장(전 양계협회 경기도지회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강동구에서 농축산 전문지 기자들을 만나 산사모를 만든 취지를 설명했다. 송 위원장은 “산란계는 산란계의 갈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해 만들게 됐다”라며 “단기적·중장기적 수급조절 방안을 모색해 조만간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하려 한다”고 전했다. 한 산사모 관계자는 “산사모는 친선모임으로 양계협회와 분리는 아니다”라면서도 “앞으로 양계협회가 산란계산업에 역행하는 일은 없는지 보려 한다”고 말했다.

양계협회는 같은날 산란계 회원들에게 산사모 결성에 관한 입장을 보내며 대응에 나섰다. 양계협회는 “일부 농장의 특성을 협회가 맞추지 못해 또 다른 조직을 만들어 업계를 와해시키려는 건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맞불을 놓았다. 그러면서 “여러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일단 의견이 모아지면 하나된 힘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회원들의 단합을 독려했다.

이홍재 회장은 지난달 31일 협회 사무실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양계협회는 절대 안 깨진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종계위원회는 존속하면서 계열화사업 대책 수립에 착수할 것이다”라며 “종계장 질병청정화와 육계농장의 병아리 품질 문제는 계열사와의 계약에 따른 결과이기에 축산계열화사업에 관한 법률로 풀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산사모와 관련해선 “조만간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계란유통에도 표준계약서를 만들려 한다. 이같은 변화에 일부 농가들이 위기의식을 느낀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 회장은 “산사모에서 시장논리를 얘기하면서도 산란계농가가 유통업체들의 마진을 보장해야 한다고 하는데 앞뒤가 안 맞다”면서 “요란하게 대응하지 않고 정책에서 결과를 만들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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