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회관 이전, 진퇴양난 봉착
축산회관 이전, 진퇴양난 봉착
  • 홍기원 기자
  • 승인 2019.06.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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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업계, 약속한 75억원 기부금 미납 … 사실상 파탄
“사료담합 재수사 요구해야” 때늦은 분노 속 수습안 모색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축산관련단체협의회(회장 김홍길)가 세종시 축산회관 이전을 놓고 진퇴양난에 봉착했다. 막대한 재정부담을 사료업계와의 업무협약에 의존했던 사업계획이 결국 발목을 잡고야 말았다.

축단협은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제2축산회관에서 대표자회의를 열고 축산업상생기금과 회관 이전을 둘러싼 문제를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사실상 회관 이전 사업의 파탄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축단협은 2015년 11월 한국사료협회 회원사들에게 축산업상생기금 100억원을 모금해 축산업의 지속적인 성장 및 발전에 활용하기로 했다. 사료협회는 2016년부터 매년 25억원씩 4년간 기부하기로 했으며 축단협은 그 중 50억원을 투입해 세종시에 축산인 교육센터 건립 및 축산회관 이전을 진행하기로 했다.

사료업계가 100억원을 기부하기로 한 배경엔 공정거래위원회가 그해 7월 11개 배합사료업체의 가격담합 혐의에 총 77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사건이 있다. 축단협은 이 과정에서 농협 축산경제와 전국한우협회가 빠진 가운데 사료업체에 과징금을 부과해선 안 된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농식품부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줄곧 사료업계를 옹호했다. 당시 이병규 축단협회장은 “실질적으로 사료값을 인하해 농가에 실리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후 사료협회 회원사들은 2016년 5월 1회차 기부금 25억원을 납부했지만 남은 75억원은 현재까지도 입금하지 않고 있다. 사료협회는 지난달 28일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회원사들은 ‘납부가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축단협은 2017년 세종시와 토지매매 계약을 맺고 회관 이전부지(세종시 조치원읍 봉산리 소재, 면적 4,709㎡) 매입비 43억원을 5회로 분할해 납부하기로 했다. 이에 올해 4월까지 3회분 할부금 납부를 완료했지만 사료협회가 약속한 기부금 납부가 이뤄지지 않으며 내년도 할부금 납부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축단협을 대신해 나눔축산운동본부가 기부금을 받은 것도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다. 본부의 설명에 따르면 사료협회가 미납한 기부금 75억원을 다 납부해서 사업을 계속 추진해도 22억원 정도가 부족해 별도의 자금조달이 필요하며 이미 본부 명의로 투입된 28억원에 대해선 그에 상응하는 사용료를 회관을 사용하는 축산단체에 청구해야 한다.

그리고 현 시점에서 이전사업을 포기하면 세종시로부터 계약보증금, 기존 매입비 납부 지연손해금 등을 포함해 5~6억원 가량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남은 축산업상생기금도 나눔축산운동본부 고유목적사업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본부가 이 기금을 매각했다간 지정기부금 단체에서 취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날 회의에선 약속을 지키지 않은 사료협회를 두고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달라선 안 된다”, “사료담합에 대해 재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기부금 미납한 사료업체에 대한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는 성토가 이어졌지만 때늦은 감을 지우진 못했다. 김홍길 회장은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나”라고 탄식하면서 “다음 회의에서 회관 이전 사업을 계속 추진할지 결정하자”고 회의를 정리했다.

지난 5일 열린 축산관련단체협의회 대표자회의에선 직전 회장인 문정진 한국토종닭협회장에게 공로패를 증정했다.
지난 5일 열린 축산관련단체협의회 대표자회의에선 직전 회장인 문정진 한국토종닭협회장에게 공로패를 증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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