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 맥아 대신 국산 ‘쌀맥주’, 연간 2,000톤 쌀 소비 전망

농진청, 맥주 원료용 국산 쌀 품종 선발 및 제조 기술 개발

  • 입력 2019.06.09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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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농촌진흥청이 외국산 맥아 대신 국산 쌀을 30~40% 사용한 쌀맥주 생산기술을 확립해 제품화에 성공했다.
농촌진흥청이 외국산 맥아 대신 국산 쌀을 30~40% 사용한 쌀맥주 생산기술을 확립해 제품화에 성공했다.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 농진청)이 외국산 맥아 대신 국산 쌀을 활용한 ‘쌀맥주’ 제품화에 성공했다.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은 지난 4일 수원 중부작물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벤처대학교 대학원과 바네하임·국순당 등 산업체와의 공동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맥주시장 규모는 5조원으로 전체 주류의 60% 정도를 차지한다. 그 중 수제맥주의 시장 규모는 633억원으로, 최근 3년간 약 41% 성장했으며 국내 수제맥주 양조장은 2015년 79개에서 2019년 127개로 증가했다. 또 연간 국내 수제맥주 시장의 수입 맥아 소비량은 약 5,000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쌀맥주는 일반적인 맥주 생산에 사용되는 맥아를 100으로 볼 때 국산 쌀을 30~40% 가량 사용한 맥주며, 40%는 맥주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 쌀 함유량을 최대로 한 혼합비율이다. 농진청은 수제 맥주 제조에 사용되는 외국산 맥아의 40%를 국산 쌀로 대체할 경우 연간 2,000톤의 쌀 소비가 가능할 거라 전망했다.

아울러 맥주 제조에는 곡물의 전분이 효소에 의해 포도당 등으로 분해되는 당화과정이 필요하다. 전분이 당으로 분해되는 당화율이 높을수록 알코올 생성량이 높아 양조에 적합한데, 쌀 전분의 당화율은 맥아보다 낮다. 이에 농진청은 맥아가 당화되기 전 쌀 전분이 쉽게 당화될 수 있도록 ‘액화’과정을 추가한 가공공정을 확립했고, 지난 2016년 이를 특허 출원했다. 액화는 단단한 고분자 전분이 당화가 잘 되도록 물처럼 풀어주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후 농진청은 쌀맥주 제품화를 위해 △설갱 △한가루 등의 연질미와 △도담쌀 △큰품 △흑진주 등 기능성 품종을 선발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이를 원료로 사용한 쌀맥주가 차별화된 맛과 품질로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도담쌀을 30% 넣어 만든 쌀맥주는 세계 3대 맥주대회로 꼽히는 ‘호주국제맥주대회’에서 올해 은메달을 수상했다. 또 이달 출시를 앞둔 설갱 40%의 쌀맥주는 소비자 111명을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에서 ‘풍미가 깊고 부드러우며 깔끔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김두호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장은 “쌀맥주 개발은 쌀의 용도를 다양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으며, 맥주 원료를 국산화함으로써 쌀 소비 확대와 농가소득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농진청은 품질 좋은 맥주 전용 쌀 생산을 위해 산업체와 농가 간 계약 재배를 확대하고, 맥아·홉·효모 등의 맥주원료 국산화와 쌀맥주 소비확산 및 지역특화산업화 기반 구축 등에 노력할 계획이라 밝혔다.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은 지난 4일 수원 중부작물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벤처대학교 대학원과 바네하임·국순당 등 산업체와의 공동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은 지난 4일 수원 중부작물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벤처대학교 대학원과 바네하임·국순당 등 산업체와의 공동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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