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 개량, 품 넓히고 연구 강화해야

[ 생산에서 가치로, 축산 패러다임 전환을 ] 축산을 지켜야 밥상주권 지킨다 ①

  • 입력 2019.06.09 18:13
  • 수정 2019.06.09 19:40
  • 기자명 배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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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인당 축산물 소비량이 매년 늘고 있다. 시장개방으로 축산물 수입량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수입 의존도도 높아졌다. 과거와 달리 수입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마저 줄어드는 상황에서 관세 제로화까지 눈앞에 둔 국내 축산업계는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위기를 타개하려면 축산의 기초라 할 수 있는 종축개량연구를 강화하는 한편 다양한 형태의 축산이 유지되고 가치를 인정받는 미래를 그릴 필요가 있다. 편집자 주

 

Ⅰ. 풍요 속의 빈곤, 축산이 위태롭다

Ⅱ. 흔들리는 축산, 이정표가 필요하다

Ⅲ. 축산을 지켜야 밥상주권 지킨다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

최근 종자주권이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경제성이 낮아 외면 받았던 우리나라 토종·재래종의 복원과 보전의 필요성도 함께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일반 농가가 재래종을 사육하며 재래종 개체를 늘리고 종 다양성을 확보하기에는 소득·판로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가축의 개량은 생산성 향상을 통한 사육농가의 소득 증대에 초점을 맞춰왔다. 축산물의 품질을 향상시켜 높은 등급을 받고, 한 번에 생산되는 축산물의 양을 늘리는 것 같은 일이다. 무엇보다 한우는 황소, 돼지는 삼원교잡종을 중심으로 개량이 국한돼왔다. 시장을 형성하지 못했던 재래가축에 대한 개량은 소홀했고 결국 한국형 종자 확보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현장의 축산 농가들도 농장에 맞는 우수 정액을 공급받는 것 외에 개량에 있어서는 관심 있는 농가가 모여 의견을 교류하거나 종축개량협회 지역본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거의 전부다.

경기 양주시 태평목장(대표 안무록)은 지난달 열린 양주시 홀스타인·한우 경진대회에서 그랜드챔피언을 수상했다. 이전부터 꾸준히 개량에 관심을 가져온 낙농가로 전국대회에서 꽤 많은 상을 수상한 전력이 있다. 안무록씨는 “과거에는 유업체나 사료업체에서도 개량과 관련한 교육이나 정보제공을 해줬었는데 요즘엔 업체들도 경영 상황이 어려워서인지 그런 것들이 많이 없어졌다”며 아쉬워했다.

양신철 한국종축개량협회 경기인천지역본부장은 “개량은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 농협중앙회, 종축개량협회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과거에는 교육장이나 품평회 등에서 만나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거나 낙우회나 개량 동우회 등의 활동을 통해 친분을 쌓으면서 개량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면 요즘은 각 개량 기관들이 만든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농장의 개량 수준, 유전자 정보, 발전방향까지 파악할 수 있고 농장끼리 소통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가단위 돼지유전능력평가가 이뤄지는 돼지개량네트워크는 한국형 고능력 우량 종돈 생산을 목적으로 축산과학원, 농협, 농업회사법인들이 개량에 참여하고 있지만 기존에 수입하던 외래종 개량에 그칠 뿐 재래돼지는 취급하지 않는다. 생산성이나 품질이 좋지 않아 개량에 포함시키기에는 부담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우의 한 종류인 칡소도 혈통등록만 이뤄져 겨우 명맥을 잇고 있다. 제주에서 복원된 한우, 흑우도 낮은 경제성 탓에 대부분의 농가가 사육을 포기했고, 제주축산진흥원이 개량을 이어가고 있지만 사육농가가 적다보니 개체가 부족해 개량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토종흑돼지를 사육하고 싶었지만 낮은 소득과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느끼고 결국 일반종과 교배해야 했던 한 양돈농가의 이야기를 847호 커버스토리를 통해 전한 적이 있다. 축산 종자주권, 가축 종 다양성 확보를 위해 개량연구의 폭의 넓어지고 강화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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