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회장 선출 방식 직선제·연임 변경 신중해야”
“농협 회장 선출 방식 직선제·연임 변경 신중해야”
  • 박경철 기자
  • 승인 2019.06.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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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제·연임 허용 시 예전 농협으로 회귀 우려 … 이사회·전문경영인 역할 확대로 방향 잡아야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최근 국회에서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을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바꾸고, 4년 단임인 임기의 연임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농업협동조합법(농협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학계 일각에서 신중론이 제기됐다.

박성재 GS&J 시니어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22일 발표한 ‘농협법 개정 논의 : 농협의 발전 방향을 보자’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농협법 개정은 급하게 서두를 이유도, 필요도 없으므로 농협이 장기적으로 나아가야 할 지배구조의 모델을 설정하고, 농협의 장기비전과 발전전략 차원에서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그가 농협법 개혁에 있어 신중한 접근을 주장한 이유는 2009년 농협 개혁 과정에서 농협중앙회의 회장 중심 지배구조를 이사회와 전문경영진 중심으로 개선하기 위해 간선제와 단임제, 비상임제 등으로 회장 선출방식을 변경했는데, 이 제도를 지난 2016년 치러진 선거에만 적용하고 다시 바꿀 경우 사회적 합의를 통해 도출한 결과를 되돌리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그는 “당시 농협 회장은 인사·사업의 모든 권한이 집중된 가운데 비리사건에 연루돼 형사처벌을 받는 상황이 반복됐고, 연임도 가능해 연임에 나선 회장은 한 번도 실패한 사례가 없다”며 “이는 현직 농협 회장의 영향력이 크고 그 부작용이 매우 심각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배구조를 바꾸기 위한 회장 선출 방식 변경에도 여전히 농협 회장의 실질적 권한은 크고 이사회와 전문경영진의 기능이 약한 상태에서 직원의 조합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 시점에선 직선제와 중임제로의 회귀보다는 농협 회장에 집중된 권한을 경영진에 분산시키고, 이사회의 통제기능을 강화하려는 2009년 개혁 방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협동조합은 운영을 이사회에 맡기고 이사회는 1인 1표의 민주적 방식으로 의사가 결정되므로 특정인이 전체를 지배할 수 없도록 한 것이 회사와 다르다”며 “협동조합은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가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협동조합이 거대하고 복잡하며 최첨단 장비와 경영기법을 사용하는 기업으로 변해갈수록 이를 통제할 조합원의 지식과 경영역량은 변화를 따라가기 어렵게 된다”며 “이는 자칫하면 협동조합을 ‘조합원을 위한 조합원의 조합’이 아니라 ‘직원을 위한 직원의 조합’으로 만들 우려가 있다”며 “협동조합의 운영을 제대로 감시·감독·평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농협 회장 1인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이사회와 전문경영인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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