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와 가공식품의 글리포세이트 정보는 괴담인가?(2)

  • 입력 2019.06.02 18:00
  • 기자명 오로지(한국GMO연구센터장, ‘한국의 GMO재앙에 통곡하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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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한국GMO연구센터장, ‘한국의 GMO재앙에 통곡하다’ 저자)
오로지(한국GMO연구센터장, ‘한국의 GMO재앙에 통곡하다’ 저자)

맥주에 함유된 글리포세이트에 대한 문제는 빙산의 일각이다. 맥주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에 함유된 글리포세이트다. 미국 소비자단체(Food Democracy Now)와 독성물질 분석회사(The Detox Project)가 합작하여 가공식품의 글리포세이트 함유량을 발표했다. 그림에서 보여주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제품들은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상품들이다.

출처: Glyphosate: Unsafe on Any Plate
출처: Glyphosate: Unsafe on Any Plate

이 조사는 식약처가 사용한 것과 같은 방식인 LC-MS/MS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과자들은 맥주보다 글리포세이트 잔류량이 대략 10배쯤 높다. 또한 수입품과 마찬가지로 GMO로 만들어지는 한국산 가공식품도 당연히 글리포세이트가 함유돼 있다.


어른이 마시는 맥주와는 달리 독성물질에 예민한 성장하는 아이들이 글리포세이트가 듬뿍 함유된 가공식품으로 입을 엄청난 피해에 대해 당연히 염려해야 하지만 식약처와 주류 언론들은 거의 언급이 없다.


식약처는 직접 조사한 국내 유통 총 41가지 와인과 맥주에서 10ppb 미만 수준으로 검출됐기 때문에 불검출이라 표현하고 수치를 적시하지 않았다. 10ppb 미만은 건강에 아무 해가 없다는 단서도 달았다.


글리포세이트의 피해는 당장이 아니라 서서히 작용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글리포세이트의 피해가 쉽게 인식되지 않는다. 또한 글리포세이트는 호르몬 교란 물질이다. 호르몬 교란 물질은 주의해야 한다. 호르몬은 아주 작은 양만으로 기능을 한다. 따라서 극소량이라도 우리 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암과 같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환경호르몬으로 불리는 내분비계 장애 물질은 특히 태아와 성장기 청소년, 그리고 노인 등 호르몬의 변화가 있는 인체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호르몬 교란물질은 직선적(linear)이 아닌 비선형(non-linear)으로 일어난다. 다시 말해서 극소한 양이 피해를 줄 수 있다.


실제로 0.01ppb의 글리포세이트가 호르몬을 교란시켜 유방암 세포를 일으킨다는 증거가 제시돼 있다. 또한 0.01ppb의 라운드업이 신장과 간에 피해를 주고 암컷 쥐를 2~3배 일찍 사망시켰다.


식약처의 글리포세이트 불검출 수준으로 여겨지는 10 ppb는 과학적 증거를 무시한 수치라고 볼 수 있다.
식약처와 언론들이 왜 갑자기 글리포세이트에 집중하기 시작했을까? 소비자들이 불안해져서 맥주 판매에 영향을 미칠까봐 식약처가 진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부와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지만 평범한 시민이 인터넷을 통해 외국에서 발표된 자료를 알리고 많은 소비자들이 이 정보를 알게 되자 맥주업체가 당장 받을 타격을 염려한 것이 아닌가? 맥주의 품질과 소비자의 안전이 우선시되기보다도 말이다. 국민건강은 팽개치고 글리포세이트에 대한 불편한 정보를 무마시켜 기업의 이윤을 우선시하는 식약처의 면모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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