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푸드운동, 지속가능한 농업·농민·농촌 위한 길
슬로푸드운동, 지속가능한 농업·농민·농촌 위한 길
  • 배정은 기자
  • 승인 2019.06.02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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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조작 농산물에 반대하고 유기농업 가치 인정

가족농 보호·육성 강조 … “농민 모여 농정 바꿔야”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
 

슬로푸드는 쉽게 패스트푸드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다. 식탁에서부터 서두르지 않는 삶을 지향하는 운동으로 1986년 이탈리아의 브라라는 작은 마을에서 시작됐다. 초기에는 좋은 음식과 맛을 통해 얻는 즐거움, 느린 삶을 지향하고 지키는 것에 집중했으나 점차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그 과정에서 슬로푸드운동은 미식이 정치·농업·환경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고 이는 슬로푸드운동이 세계 농업 및 환경운동에도 적극 동참하는 계기가 됐다. 곧 전통적이고 지속가능한 가치를 지닌 음식과 식재료를 지키고 경작법과 가공법을 보존하는 동시에 생물종다양성을 보호하자는 것이 슬로푸드운동의 철학이다.

우리나라는 2011년 슬로푸드국제협회와 한국슬로푸드운동 협약을 맺었고 지난 2014년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를 정식으로 출범했다.

슬로푸드운동은 단순히 농업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농업이 가진 경제·환경·문화 등 다원적인 가치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지켜나가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상업적으로 계획돼 길러진 GMO 농산물에 반대하고 환경에 적은 영향을 주고 농약의 사용을 줄이는 유기농업의 방향에 동의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슬로푸드운동은 농촌을 규모화·획일화된 기업농이 아닌 가족농을 중심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사실에 공감하고 있다.

고재섭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상임이사는 “지난 1월 유엔(UN)은 ‘가족농 10년(2019-2028) 결의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부는 물론이고 그 어느 단체에서도 이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는 심각한 문제”라며 “기업농은 농민 1인당 생산성이 높을지 모르나 면적당 생산량은 가족농이 더 높다. 세계적으로 미래 식량대란을 우려하고 있는데 기업농 방식으로는 전세계 인구를 먹여살릴 수 없다”고 가족농 육성·보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작물, 가축 등의 종 다양성을 존중할 수 있는 가족농의 육성·보호는 억대농민, 6차산업, 스마트팜을 농업·농민·농촌 성공의 척도로 삼는 현재의 농업정책으로는 이뤄질 수 없고 농촌의 몰락도 막을 수 없다. 농정당국의 인식 변화와 그에 따른 농업정책의 변화가 요구되는 까닭이다.

고재섭 이사는 “오로지 돈으로 농업을 바라보니 소농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곡물자급률이 23%에 불과한데도 정부에는 자급률을 어떻게 올리겠다는 청사진도 없으니 농업이 취약해지는 것”이라며 “제대로 된 농정계획이 나올 수 있도록 농민단체들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전략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 농업이 가야할 길에 대한 큰 그림을 갖고 결집된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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