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DMZ 사과, 재배농가가 늘고 있다

재배법 개선 및 판로 안정 필요

  • 입력 2019.05.26 18:00
  • 기자명 정경숙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정경숙 기자]

기후온난화가 지속되면서 강원도가 사과재배 적격지로 뜨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재배면적이 급격하게 늘어나 2022년이면 1,300㏊가 넘을 전망이다. 철원에서도 논에 사과를 심는 농가가 꾸준히 늘고 있다.

2019년 현재 철원군의 사과재배면적은 65㏊ 정도다. 100여 농가가 사과 농사를 짓는데, 농업기술센터에서 2023년까지 100㏊까지 늘린다는 목표라 재배농가는 계속 늘 것으로 보인다.

사과재배한계지가 북상하자 철원군농업기술센터(센터)는 1㏊의 논에 시범단지를 조성했고 실증시범단계를 거쳐 사과재배를 적극 장려해왔다. 2014년부터 농업인대학에서 ‘DMZ 사과반’을 운영해 사과전업농을 육성하며, 재배 지원 사업 펼쳐왔다.

5월 적과 시기, 작업에 여념없는 사과농부.
5월 적과 시기, 작업에 여념없는 사과농부.

센터에서는 지금이야말로 기후적으로 사과재배의 적기라고 한다. 농가들도 미래 성공작목으로 사과에 희망을 걸며 재배를 선택했다. 철원처럼 해발고도가 높고 일교차가 큰 곳에서 자란 사과는 알이 단단하며 당도가 높다. 우기에는 남녘보다 비가 적게 오므로 병충해 피해를 덜 입어 방제약도 훨씬 덜 친다. 다만 아직까지는 재배에서 판매까지 전체 시스템이 안정되지 않아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농가들은 지적한다.

조규동 철원군사과연구회장은 “노동력 분산과 판매 수익을 높이려면 출하시기에 맞춰 품종을 골고루 나눠 심어야 한다는 교육을 받았지만, 품종마다 재배기술과 쓰이는 약이 다르고 쉬는 날 없이 일해야 하는 상황이 돼 오히려 고생스러웠다. 생육시기가 남녘보다 늦어 팔지 못한 여름사과를 뽑아버릴 때에는 국가에 농락당하는 기분이었다”고 재배교육의 문제를 짚었다. 철원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한 전문가에게서 타지역의 재배법을 배우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앞으로는 철원의 토양과 기후에 맞는 재배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즘 농가들이 말하는 현안은 판로확보다. 개별적으로 공판장이나 도매시장에 내는데 가격이 너무 낮다. 안정적인 거래망을 구축해도 구매자가 가격을 결정하는 갑의 위치에 있어 원하는 가격을 받기 어렵다. 농협에서 군납을 주선 판매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있지만 일부에 불과하다.

판매 지원을 위해 센터에서는 2011년부터 해마다 ‘철원사과품평회’를 열고 있다. 서울의 중도매인과 유통상인을 초청해 사과 농가를 직접 방문해 현지매입이나 계약을 하도록 운영한다. 관광지 중심지에 로컬푸드마켓을 열어 도시 관광객이 직접 사갈 수 있게도 한다.

그러나 재배규모가 큰 농가들은 군에서 더욱 적극적인 판매책을 시행해주기를 원한다. 사과 소비자가 많은 도시에 철원농산물매장을 차리거나, 하나로마트에라도 상설판매공간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센터에서는 현재 사과생산량으로는 균일한 질과 판매규모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재배면적이 최소 100㏊ 이상은 돼야 공선회와 지역유통센터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며 재배장려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철원 김화읍의 임국현씨는 “작년 냉해로 사과생산량이 전체적으로 줄었음에도 겨울사과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 대체할 수입과일이 넘치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른 작물과 마찬가지로 사과농부들도 사과농사만 지어도 살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