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맥주의 글리포세이트 정보는 괴담인가?(1)

  • 입력 2019.05.26 18:00
  • 기자명 오로지(한국GMO연구센터장, ‘한국의 GMO재앙에 통곡하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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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한국GMO연구센터장, ‘한국의 GMO재앙에 통곡하다’ 저자)
오로지(한국GMO연구센터장, ‘한국의 GMO재앙에 통곡하다’ 저자)

지난 2월 미국 공익연구단체(PIRG)는 미국내에서 유통되는 맥주 15종과 와인 5종에서 제초제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독일도 2016년 맥주의 글리포세이트 잔류량을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식약처는 이런 발표에 대해 큰 관심을 두지 않으며, 한국의 주류언론들 역시 이런 사실을 거의 보도하지 않는다. 다만 이런 자료가 국내 업체에 단기적으로 미칠 영향을 염려하여 괴담으로 몰아세우기에만 급급하다. 2015년 글리포세이트가 2A 등급의 발암 추정 물질이라고 WHO의 산하기관인 IARC가 판정을 내렸을 때도 주류언론사들은 이 뉴스를 거의 다루지 않았다.

지난 4월 27일 국내 유통맥주에서는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식약처의 해명 발표 역시 이런 진화작업의 맥락으로 보인다. 주요 언론사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식약처의 발표를 대서특필 하며 지휘에 맞춰 같은 구호를 외치고 있다.

PIRG의 발표와 한국 식약처의 발표는 두 가지가 서로 다르다. 우선 미국 공익연구단체의 발표는 명시적이다. 예를 들어 글리포세이트 검출 수치에 있어 칭다오는 49.7ppb, 버드와이저는 27ppb, 코로나는 25.1ppb 등으로 데이터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반면 한국 식약처의 발표는 구체적 데이터가 없이 모두 10ppb 미만 수준으로 국내 유통되는 모든 맥주가 예외없이 불검출이라는 것이다.

미국 PIRG의 글리포세이트 잔류량 발표(단위는 ppg).
미국 PIRG의 글리포세이트 잔류량 발표(단위는 ppg).

그렇다면 왜 한국 식약처의 글리포세이트 검사는 독일이나 미국 공익연구단체의 검사 수치와 다른 걸까? 농약 잔류량 검사법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PIRG가 사용한 조사방식은 엘라이자(ELISA)이고, 한국 식약처는 LC-MS/MS방식으로 분석했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ELISA 방식보다 LC-MS/MS법이 더 정확한 분석법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ELISA와 LC-MS/MS라는 이 두 가지 검사 방법은 서로 충분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는 테스트 방법이다. 이런 사실은 최근 응용생물분석학 저널(Journal of Applied Bioanalysis)에 발표된 내용 등이 뒷받침한다. 또한 캐나다와 미국의 질량분석기 제조사인 사이엑스(SCIEX)는 이번 식약처 검사방법과 동일한 LC-MS/MS 방법으로 2016년 독일 맥주들을 검사한 바 있다. 그런데 그 수치는 같은 해 독일에서 검사한 맥주의 글리포세이트 잔류량 자료와 관련 있는 수치인 0.22ppb~23.78ppb라고 나왔다.

해외에서 같은 종류의 맥주를 검사하면 검출되는 글리포세이트가 왜 식약처가 국내에서 조사하면 모두 불검출인가? 미국이나 독일에서 조사하면 나오는 글리포세이트가 국내로 수입하면 없어진다는 말인가? 이에 대해 의구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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