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만생 양파, 4월 말 도복 논란
중만생 양파, 4월 말 도복 논란
  • 장수지 기자
  • 승인 2019.05.26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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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 문제” vs “정상적인 생육 과정” 갈등 격화
재배 농민, 수확 여부 및 상품성 하락 우려 극심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전북 정읍시 신태인면의 중만생종 양파가 지난달 말 경 도복돼 업체와 농민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농민 문형석씨 제공
전북 정읍시 신태인읍의 중만생종 양파가 지난달 말 경 도복돼 업체와 농민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농민 문형석씨 제공

전라북도 정읍시 신태인읍 일원의 7농가가 심은 중만생종 양파가 지난 4월 말 도복되자 농민과 종자 업체 간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며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A업체가 지난 2016년 9월 등록한 해당 품종(B양파)은 지난 2017년부터 판매됐다. A업체에 따르면 B양파는 내병성이 강하고 재배 관리가 용이해 환경에 따른 상품성 차이가 적다. 또 A업체 측은 B양파의 평균 구중이 400g 이상으로 수량성이 뛰어나며 엽수가 많고 저장성이 뛰어난 품종이라고도 소개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따르면, 양파는 구가 비대·성숙하면서 엽초부 조직이 약해져 지상부 무게에 의해 스스로 넘어지는 ‘도복’ 현상이 발생한다. 도복은 품종에 따라 시기의 차이가 존재하는데 일반적으로 조생종은 4월 중순에서 5월 상순, 중생종은 5월 중순, 만생종은 5월 하순 쯤이다. 도복 후에는 잎과 줄기의 양분이 구 비대를 도와주며, 구 비대는 도복 후 지상부가 완전히 고사될 때까지 진행된다.

B양파는 중만생종 품종이나 지난 4월 말경 도복됐다. 해당 종자를 파종한 농민 문형석씨는 “지역 농약사에서 추천을 받아 구매하게 됐다. 양파는 생산비가 많이 들어가는 품목이기 때문에 판매를 위해 상품성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 메이저 회사의 종자를 구매하는 경향이 크다. B양파 역시 농약·비료 등을 판매하는 유명 A업체 품종이라 동네 지인들과 함께 믿고 구매한 것인데, 상황이 이렇게 돼 매우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문씨는 “보통 중만생종 양파를 심으면 5월 말경 잎이 11매 정도 났을 정도에 지상부가 쓰러진다. 하지만 양파 잎이 8개 정도 나온 상황에서 평균보다 한 달여 빠르게 도복이 됐기 때문에 상품성을 장담할 수 없을뿐더러 수확이 가능할 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B양파를 심은 주변 농가에서도 전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며 “A업체 담당자는 처음 현장을 방문해 바람에 의한 도복이라고 진단했으나 B양파 바로 옆에 심은 다른 회사 품종이 멀쩡한 것을 보더니 이젠 정상적인 생육 과정이라며 책임질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회사 이름을 따져 믿고 구매했지만 농사를 망쳐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 상황에서 책임 소재를 따질 이가 한 명도 없다는 게 너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A업체 측 담당자는 “B양파의 경우 중만생종 중에서도 생육 시기가 빠른 편에 속하며 올해 기상 여건이 좋아 생육도 무척 왕성했다. 지상부가 무성하게 자란 상황에서 4월 말 갑작스레 강풍까지 불어 도복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재배시기 상 열흘 가량 도복이 빠르긴 하지만 생육 상황을 고려하면 정상적인 도복 현상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잎이 적게 난 상황에서 도복된 것은 품종 차이일 뿐이며, 농민들과 현장을 확인해 본 결과 지상부는 물론 지하부에서 생육 중인 구의 크기도 다른 품종 보다 큰 것을 확인했다. 향후 구 비대기까지 거치면 정상적인 수확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농민들은 △쓰러진 양파의 엽수가 적은 점 △수확 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점 △상품성이 떨어질 가능성 등을 염두해 업체 측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미 최대 16만9,000톤의 양파 초과생산이 예상되는 현 상황에서 ‘수확기까지 기다려보자’는 A업체 측 대응에 농가의 시름은 겉잡을 수 없는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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