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회 창립 5주년에 부쳐

  • 입력 2019.05.26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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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28일 전국의 조합장 29명이 농협 조합장 모임, 정명회를 창립했다. 정명회는 창립취지문을 통해 “농협의 외형적 성장과 달리 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고 조합원의 주인의식은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농협이 ‘협동조합의 정의, 가치, 원칙을 운영과정에 구현함으로서 농업·농촌·농민이 처한 위기를 헤쳐 나가는데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결의를 밝혔다.

1,300여 농협 조합장들 중에 30명 안팎의 소수 조합장들이 농협의 혁신과 개혁을 약속하는 모임을 출범시켰다. 이들의 모임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특히 농협개혁에 일방적 반감을 갖고 있는 농협중앙회의 보이지 않는 압력은 정명회의 회원 확대를 어렵게 했다.

그럼에도 정명회는 매년 포럼을 개최해 지역농협의 혁신과제와 농협중앙회 혁신과제를 연구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면서 실천 활동을 꿋꿋이 지켜왔다.

특히 조합장 동시선거 시기에는 좋은농협만들기 운동을 통해 조합장선거가 정책선거가 되도록 온힘을 쏟았다. 하지만 선거제도의 문제로 인해 기대한 성과를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울러 정명회는 회원조합장들이 솔선해서 조합운영을 조합원 중심, 경제사업 중심, 협동조합 정신구현을 위해 노력하는 등 모범을 만들어 갔다.

그러나 이들 조합장들의 모범적 활동은 인정받기 보다는 견제받기 일쑤였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대다수 조합장들은 이들을 이단시 했고, 농협중앙회에는 눈엣가시처럼 여겼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정명회는 굴하지 않고 5년을 이끌어 왔다. 창립 5년인 올해 정명회는 농협중앙회 회의실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조합장 모임이 농협중앙회에서 회의를 하는데 5년이 걸린 것이다. 이것이 오늘 우리 농협의 현실임을 직시해야 한다.

이런 배경에는 정명회를 만들고 함께 했던 박진도 자문위원이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돼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어 씁쓸한 감도 없지 않다.

이제 정명회 창립 5주년을 맞아 지지부진했던 농협개혁을 농특위 의제로 삼기로 했다고 한다. 지난 22일 개최된 2019년 정기총회에 참석한 박진도 농특위 위원장은 농특위 내에 좋은농협 특별위원회를 설치해서 장단기 농협개혁과제를 찾아 개선방안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정명회 5년 활동의 성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협의 사업구조 개편 이후 지지부진해진 농협개혁이 농특위 의제가 됨으로 다시금 개혁의 동력을 얻기를 바란다. 지난 5년간 정명회가 주장하고 또한 실천해 왔던 농협개혁이 정책으로 구현되길 기대한다. 아울러 농협중앙회의 보이지 않는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농협개혁을 이끌어온 정명회에 위로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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