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선녀벌레 천적, 대량 증식 가능성 확인

  • 입력 2019.05.19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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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 농진청)이 외래해충 미국선녀벌레의 천적인 ‘선녀벌레집게벌(사진)’을 국내서 대량 증식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선녀벌레는 북아메리카 원산의 해충으로 지난 2009년 서울과 밀양에서 처음 발견됐다. 미국선녀벌레는 기주범위가 매우 넓기 때문에 산림과 농경지를 오가며 관목과 초본류를 흡즙해 그을음 피해를 만든다. 국내 최초 발견 이후 해마다 발생 지역과 그 면적이 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123개 지역 약 2만1,154ha에서 발생된 만큼 농작물 피해 우려와 방제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지난 2017년 농진청은 미국선녀벌레의 생물적 방제를 위해 천적자원인 선녀벌레집게벌을 이탈리아 파도바대학교와의 국제협력사업으로 도입했다. 선녀벌레집게벌 암컷 성충은 미국선녀벌레의 어린 애벌레를 잡아먹고 성숙한 애벌레의 몸엔 알을 낳는다. 선녀벌레집게벌 알은 미국선녀벌레 애벌레 몸에서 부화한 후 기생이 끝나면 몸 밖으로 탈출해 고치를 만들며, 이때 애벌레는 죽게 된다.

농진청은 선녀벌레집게벌의 국내 증식을 위해 기주식물로 뽕나무를 선택한 뒤 약 2.5m 높이의 대형 망실을 설치했다. 이후 뽕나무 잎에 미국선녀벌레 약충을 대량 접종했으며, 선녀벌레집게벌 암컷 성충 20마리를 방사해 고치 1,000여개를 획득했다.

농진청은 선녀벌레집게벌 한 마리당 방제할 수 있는 미국선녀벌레의 양을 약 50여마리로 확정했다. 또 선녀벌레집게벌 고치의 약 7%에서 성충이 다시 출현했으며, 해당 성충 방사 약 2개월 후 2m 내에선 70여개의 고치가 추가 발견돼 국내 야외 환경에서의 안정적 증식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최근엔 선녀벌레집게벌의 겨울나기 가능성과 고치가 성충으로 나타나는 기간 등을 조사 중이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대량 증식과 야외 방사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현란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작물보호과장은 “이번 연구로 미국선녀벌레의 주요 천적인 선녀벌레집게벌이 안정적으로 국내 환경에 정착한다면 방제 예산을 줄이고 농림생태계 환경을 보호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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