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가축분뇨로 에너지 독립하자

  • 입력 2019.05.19 17:21
  • 기자명 배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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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

가축분뇨를 이용해 도시가스를 얻는다? 실제로 이를 실현해 에너지 일부를 자급하고 있는 농촌마을이 있어 이목이 끌리고 있다. 사진은 강원도 홍천군 소매곡리 친환경에너지타운 홍보관에 마련된 에너지자원 흐름 개념 모형이다.한승호 기자
가축분뇨를 이용해 도시가스를 얻는다? 실제로 이를 실현해 에너지 일부를 자급하고 있는 농촌마을이 있어 이목이 끌리고 있다. 사진은 강원도 홍천군 소매곡리 친환경에너지타운 홍보관에 마련된 에너지자원 흐름 개념 모형이다.한승호 기자

가축분뇨가 재생에너지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가축분뇨를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 활용하도록 하겠다는「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지난 2006년 제정됐지만 지금까지 가축분뇨의 활용은 퇴·액비 생산으로 한정돼 있다. 비료화만을 통한 가축분뇨 문제 해결은 난망하다. 농업현장에서 가축분뇨 퇴·액비의 수요처를 확대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비료가 남으니 새로운 비료의 생산은 더뎌지고, 결국 축산농가의 가축분뇨 수거에도 차질이 생긴다. 때문에 여전히 축사가 있는 농촌마을에서는 악취를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가축분뇨의 자원화에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가축분뇨 바이오가스화에 성공한 지역을 중심으로 가축분뇨를 활용해 농촌이 에너지자립을 꾀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일부 지역에서 가축분뇨로 만들어진 바이오가스가 농촌에 환원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지하수 수질문제로 운영이 중단되긴 했지만 경남 양산시에서는 가축분뇨로 생산한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목욕탕과 족욕탕을 운영해 주민 복지 향상에 기여했다. 충남 아산시에서는 주변 마을 40여 농가와 함께 바이오가스화시설의 폐열을 활용한 유리온실을 짓기도 했다. 또 강원 홍천군에서는 가축분뇨로 만든 바이오가스를 정제해 도시가스를 만들어 시설이 설치된 마을 주민들에게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이 마을 주민들은 난방비가 비싼 기름보일러, LPG가스보일러 대신 지역의 원료로 직접 생산한 도시가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바이오가스란 음식물폐기물, 하수슬러지, 축산분뇨 등을 에너지화해 얻는 가연성가스로 발전용이나 보일러연료 등으로 활용되며 고순도 정제를 하면 도시가스를 얻을 수도 있다. 전기에너지로도 환원이 가능하며 이 과정에서 얻어지는 폐열도 에너지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가축분뇨 바이오가스화시설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가축분뇨를 퇴·액비화 하는 과정에서 바이오가스 시설을 연계하면 에너지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지역 경제 및 복지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역시 가축분뇨 바이오에너지화 시설에 대해 “가축분뇨를 처리하는 동시에 화석에너지 고갈에 대비해 대체에너지도 확보하기에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유기물함량이 음식물폐기물이나 하수슬러지 등에 비해 낮아 바이오가스 발생량이 비교적 적고 추가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소화액의 발생량이 많아 경제성이 낮다. 아울러 우분과 계분은 처리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퇴비 생산에 대부분이 투입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이에 환경부는 바이오가스 생산·이용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 중에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정부에서 운영 중인 가축분뇨 바이오가스화시설은 농식품부의 6개소(17개소 중 6개소 공사·5개소 불용)와 환경부의 4개소가 있다. 농식품부는 올해 1개소를 추가 가동하고 내년엔 3개소 추가 가동을 추진한다. 환경부도 2022년까지 14개 시설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현재 설치돼 있는 퇴·액비화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바이오가스화시설을 연계 운영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농업정책·에너지정책·환경정책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인식만 뒷받침된다면, 가축분뇨로 생산한 바이오가스에서 도시가스와 전기에너지를 얻고 이를 통해 농촌마을이 에너지를 자급자족한다는 청사진이 전혀 실현 불가능한 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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