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됐던 농촌 깨운 지역농협 경제사업

농가 참여 독려 위해 시작한 농작업 대행 인기

무농약 재배로 환경 보호까지 ‘일석이조’ 기대

  • 입력 2019.05.12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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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7일 전남 영암군 월출산 국립공원 인근 유채 경관단지에서 김진호 개신2리 이장이 노랗게 핀 유채꽃을 살펴보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7일 전남 영암군 월출산 국립공원 인근 유채 경관단지에서 김진호 개신2리 이장이 노랗게 핀 유채꽃을 살펴보고 있다. 한승호 기자

 

영암농협 ‘유채·메밀 경관단지 조성 사업’은 참여 농가 대부분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소득이 관행 벼농사보다 많은 것을 제하더라도 노동력이 훨씬 적게 소요될뿐더러 농협이 자체적으로 전용 농기계를 임대·운용해 농작업을 일괄 대행하기 때문이다.

관련해 6ha 규모로 사업에 참여 중인 오선화 용흥2리 이장(65)은 “평소 같으면 요새 일하느라 워낙 바빠 비쩍 마른 해골 몰골이다. 벼농사 지을 땐 그 정도로 눈코 뜰 새 없다. 그런데 농협이 경관조성 사업이라고 논에 유채랑 메밀을 심자 해서 참여했더니 약도 안치고 편할뿐더러 타작물 재배 지원금에 경관보전직불금까지 더해져 소득도 훨씬 괜찮다”고 밝혔다.

또 지난 7일 만난 김진호 개신2리 이장(62)은 “벼농사 지을 때는 한 마지기 200평 기준 생산비가 30~40만원 들어가는데, 수확량은 넉 섬 그러니까 약 320kg 정도다. 금액으로 따지면 60만원인데 생산비를 제하면 실질적인 소득은 사실 얼마 안 된다”며 “우리같이 젊은 편에 속하는 사람들은 벼농사보다 여유롭고 소득이 늘어난 게 그저 좋지만, 일손이 없어 땅을 임대하던 동네 노인들이 다시 농사를 짓기 시작했으니까 그것도 좋은 점 중 하나다”라고 전했다.

김 이장에 따르면 노동력이 없어 농지를 임대할 경우 한 마지기 당 얻는 수익은 관행적으로 쌀 한 섬, 15~17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농지를 임대해주던 농촌 노인이 직접 사업에 참여해 유채·메밀을 재배할 경우 직불금 등으로 얻는 소득은 152만1,900원 정도며, 생산원가 약 88만3,900원을 제할 경우 유채·메밀 수확에 따른 소득을 더하지 않더라도 순수익이 63만8,000원에 달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덧붙여 김 이장은 “처음 사업에 참여할 땐 생각도 못했지만, 유채·메밀을 재배하며 농약을 한 번도 안치게 되니 아무렴 환경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이런 식으로 지속하면 10년 후엔 저 하천도 살아나지 않겠나 싶다. 여기서 오래 살았고 앞으로도 살아갈 입장에서 말하면, 옛날처럼 메기도 있고 장어도 살아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참 좋다”고 말했다.

한편 사업과 관련해 농민들은 농협이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그냥 믿고 내버려둘 게 아니라 농가가 직접 작물이 잘 자라게 좀 더 신경 쓰고 노력해야 한다고 자정의 목소리를 보탰다. 또 농협에는 △적정 수매가격 도입 △재배 기술지도 △축제 활성화 등에 집중해 줄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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