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소득 증가, 농민 살림살이 정말 좋아졌나

  • 입력 2019.05.12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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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농가경제조사 결과 농가의 평균소득이 4,0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농가의 평균소득은 전년대비 10% 증가됐으며 이는 최근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된 것이다. 농가소득이 증가됐다니 반가운 소식이나 농산물 수급정책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처럼 자화자찬 하는 모습을 보니 씁쓸함이 앞선다.

평균 농가소득은 2005년부터 지난 13년간 3,000만원 수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다. 13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농가소득은 변동 없이 정체돼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경우 농가의 실질소득은 하락했던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 작년은 이러한 지경에서 겨우 탈출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농가경제 조사결과 중 몇 가지를 눈여겨본다면 농업소득의 증가와 농가부채의 증가이다. 농가소득 중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농업소득이라 할 수 있다. 농민이 농사지은 농산물을 판매해 얻는 소득인 농업소득은 지금까지 농가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도 되지 못했다. 농민들이 일 년 동안 농사를 지어도 농사만으로는 먹고 살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농업소득이었다.

지난 20여 년 간 1,000만원 안팎에서 변동이 없었던 농업소득이 작년에 그나마 증가된 것으로 지금까지의 농업소득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그렇다고 농사지어 벌어들이는 소득만으로 농민들이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는 수준으로 증가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폭락했던 쌀값이 그나마 회복된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되는데 더 이상 떨어질 곳도 없었던 농업소득이 그나마 증가되었다니 천만다행이다.

농민은 농사가 일이자 삶이다.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이 제값에 팔리고 그 소득으로 가족들의 생계를 이어가는 것을 가장 기본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농업 현실은 전혀 그러하지 못하다. 여전히 농가소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농업외소득으로 농사 이외의 다른 일을 하지 않으면 생계를 꾸려나갈 수 없는 것이 지금의 농업현실이다.

농가부채의 증가는 가벼이 지나칠 문제가 아니다. 지난 2003년 이후 2,600만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던 농가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됐다. 농업용 부채뿐만 아니라 가계용 등 모든 부분에서의 부채가 증가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가계용 지출에 대한 농가부채가 증가하며 빚으로 가계생활을 꾸려나가는 비중이 컸던 반면 이번에는 농업용 부채 비중이 크게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팜 등 농업시설 투자가 증가된 것으로 여전히 규모화를 부추기는 정부정책으로 농가의 부채는 늘어나고 있다. 농산물 가격이 제값을 받게 된다면 농민들의 농가소득 문제는 개선될 수 있다. 농업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가격정책과 농가소득 정책이 함께 병행돼야 한다. 농민이 내일도 마음 편히 농사지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농업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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