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농산물판매 외주화?

부천시흥원예농협 갑질 논란에 시끌 … 노조 설립 차단 의혹 증폭

  • 입력 2019.05.05 18:00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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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부천시흥원예농협이 하나로마트 농산물판매를 서울NH청과에 외주화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 전망이다. 외주화는 최근 하나로마트 직원들이 노조 설립을 추진하면서 벌어진 까닭에 노동자들은 이를 노조 설립 차단 시도라며 비판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지난달 25일 전국협동조합노조 등 노동자들이 부천시흥원예농협의 갑질과 외주화 중단을 촉구하며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드러났다(사진).

노동자들은 이날 “농협의 농산물유통은 농협의 핵심사업이자 상징으로 이를 외주화 할 경우 수매·유통 등 농민조합원들의 직접적 피해가 예상된다”며 “이는 농협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이고 농협의 설립목적과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한 “농협 계통출하가 아니라 외주화로 시장 물건을 들여다 놓고 판매하는 건 농협 하나로마트가 아니라 개인마트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2017년 7월 서울 강서·관악·서서울·영등포농협 등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출자해 만든 서울NH청과가 강서도매시장 시장도매인에 진출했지만 사업부진으로 최대주주인 관악농협 등이 손을 떼며 개인사업자로 전락했다”며 서울NH청과 외주화 계약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더군다나 외주화는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도 않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기자회견 당일 서울NH청과는 부천시흥원예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농산물 판매에 나섰다. 시기가 겹치며 노조 설립 차단 의혹은 더욱 불이 붙었다.

노조 설립 추진 배경엔 부천시흥원예농협의 갑질이 있다는 게 노동자들의 설명이다. 하나로마트 점장인 김모 경제사업 본부장이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고, 직원들의 연서명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오히려 이를 이유로 폭언과 폭행이 계속됐다는 것이다.

또한 연장·야간·휴일 근무에 따른 임금 미지급도 빈번했고, 하나로마트엔 직원 탈의실조차 없을 정도로 근무환경이 열악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종근 조합장의 지인 농장에 수확 작업을 보내는 등 부당한 업무지시도 있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전국협동조합노조 관계자는 “부천시흥원예농협의 갑질은 구조적 문제로 불거진 것”이라며 “46명의 대의원이 조합장을 선출하는 간선제라 대의원 관리만 하면 연임이 가능하고, 이사회 7명도 조합장의 친인척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란은 외주화로 인한 인력조정시 노동자들의 해고로 이어질 수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부천시흥원예농협 관계자는 외주화 논란과 관련 “하나로마트 농산물 유통 물량이 적어 저렴한 가격에 공급이 힘들다는 판단아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추진한 사업”이라며 “서울NH청과가 개인업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농협중앙회 계통구매를 하든 지역농협이 출자한 서울NH청과를 통하든 국내산 농산물 구입·판매라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폭언·폭력 등의 갑질 주장에 대해선 “관계자의 징계가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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