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자리하면 일 년 농사 반은 끝난 겨!”

  • 입력 2019.04.14 20:11
  • 기자명 한승호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8일 하우스 못자리에 나선 최종수씨가 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임대한 볍씨살포기에 소독한 볍씨를 담으며 미소 짓고 있다.
지난 8일 하우스 못자리에 나선 최종수씨가 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임대한 볍씨살포기에 소독한 볍씨를 담으며 미소 짓고 있다.
대민지원 나온 6사단 장병들과 함께 모판 작업 중인 최종수씨.
대민지원 나온 6사단 장병들과 함께 모판 작업 중인 최종수씨.
품앗이에 나선 농민들이 장병들이 싣고 온 모판을 가지런히 놓고 있다.
품앗이에 나선 농민들이 장병들이 싣고 온 모판을 가지런히 놓고 있다.
양지리 두루미마을에 마련된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농민들과 장병들.
양지리 두루미마을에 마련된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농민들과 장병들.
일손을 거들기 위해 온 김용진씨가 모판 위에 약을 뿌리고 있다.
일손을 거들기 위해 온 김용진씨가 모판 위에 약을 뿌리고 있다.
6사단 장병들과 농민들이 흰 부직포로 길게 놓인 모판을 덮고 있다.
6사단 장병들과 농민들이 흰 부직포로 길게 놓인 모판을 덮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

붉게 소독된 볍씨를 살포기에 담았다. 모판 위에 볍씨가 촘촘히 흩뿌려졌다. 이어 볍씨가 드러나지 않도록 상토가 쌓였다. 싹을 틔우기 위한 모판이 준비되자 6사단 수색대대 장병들이 수레에 모판을 싣고 하우스 안으로 이동했다. 하우스 안에선 오와 열을 맞춰 모판을 가지런히 놓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지난 8일 오대쌀로 유명한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의 못자리 현장을 찾았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못자리가 시작되는 곳, 철원의 하우스는 일 년 농사를 준비하는 터라 이른 아침부터 부산스러웠다.

2,400여개의 모판, 460kg에 달하는 볍씨가 못자리에 쓰였다. 약 3만평에 달하는 논에 모내기할 양이었다. 품앗이에 나선 농민들과 대민지원 나온 장병 등 20여명이 한창 바쁜 농번기에 소중한 일손을 보탰다.

이날 못자리를 한 최종수(53)씨의 얼굴엔 시종일관 웃음꽃이 폈다. 볍씨와 상토를 살포기에 넣을 때도, 가지런히 놓인 모판의 수를 셈할 때도, 새참을 살뜰히 챙길 때도 마찬가지였다.

최씨는 “말 그대로 씨앗을 파종하는 첫 시작이라 기분이 좋다. 농번기라 일손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 대민지원까지 받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못자리를 하면 일 년 농사의 반은 끝낸 것이라 했다. 볍씨도 모자라지 않았고 상토도 충분했다. 이 정도면 잘 된 못자리”라며 한껏 미소를 머금었다.

못자리 후 35~40일, 손톱만한 볍씨가 푸른 모로 자라 물 댄 논으로 옮겨 심겨질 때까지 그의 발걸음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하우스로 향할 터다.

내달 15일 즈음 모내기에 나설 예정인 그는 “앞으로 보름 정도까진 아침저녁으로 못자리를 확인해야 한다”며 “모판이 너무 마르거나 젖지 않도록 물을 줘야 하고 너무 춥거나 덥지 않도록 온도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흔한 말로 “부모가 애 키우는 심정으로 모를 키우는 것”이라고 덧붙이던 그의 눈길은 이미 모판을 향해 있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