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청은 국산 품종이 아닙니다

  • 입력 2019.04.14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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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이건 추청이에요. 임금님표 쌀 알죠? 맛 좋은 명품 쌀!”

지난 주말 대형마트에서 쌀을 판매하는 판매원 아주머니의 설명이다.

국산 품종도 아니면서 쌀이 주식인 우리나라에 명품 쌀로 대단히 자리 잡은 추청과 고시히카리는 일본에서 각각 지난 1955년과 1956년 육성됐다. 추청이라는 한글 이름까지 지녀 국산 품종으로 오해하기 쉬운 아끼바리는 고시히카리와 더불어 국내서 고품질을 대표하는 고가 브랜드로 인식된 지 이미 오래다.

이렇게 우리나라 쌀 생산량의 10%는 외래 품종이 차지하고 있다. 얼마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쌀이 주식인 나라에서 외래 품종이 차지하는 비율이 10%라는 건 절대 적지 않은 양이다.

외래 품종이지만 좋은 품질에 맛있는 쌀이라는 인식이 굳혀졌고, 아키바리와 고시히카리를 찾는 소비자가 많은 까닭에 농민들도 판매가 보장되는 해당 품종을 선택·재배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농업계 최대 연구기관인 농촌진흥청에선 그간 고품질 기능성 쌀 연구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에 맛 좋다는 외래 품종에 뒤지지 않는 국산 품종도 다수 존재한다.

때문에 외래 품종 재배를 줄이고 국산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농업계 안팎에선 지속해서 제기되곤 했다. 국산 품종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엔 로열티 문제도 있지만, 정부가 예산을 들여 맛 좋고 품질 좋은 국산 품종을 개발하고도 사장되는 일이 너무 안타깝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9일 농진청에선 2018년 7만5,000ha에 달하는 외래 벼 품종 재배면적을 2023년 1만ha 이내로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농식품부 및 지도기관, 농협 등과 협의를 거쳐 보급종에서부터 단계적으로 외래 품종 생산을 축소하고, 고품질 국산 품종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이다. 농진청은 이와 더불어 품평회·시식회 등 소비자 인식 전환을 위한 홍보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식량 부족을 해결한 ‘통일벼’ 녹색혁명을 이끈 농진청이기에 벼 외래 품종을 국산으로 대체하는 그 날도 머지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밥상이 국산 농산물과 국산 품종으로 가득할 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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