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 학교급식에 무슨 일이?
당진시 학교급식에 무슨 일이?
  • 박경철 기자
  • 승인 2019.04.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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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공법인 ‘폭리’ 의혹에 시 직영 전환
당진시·조공법인 갈등 후폭풍 계속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학교급식지원센터(급식센터) 위탁운영과 시 직영 전환을 둘러싼 충남 당진시와 당진시농협해나루조합공동사업법인(조공법인)의 홍역이 시 직영으로 결정되며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갈등의 골이 깊었던 만큼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일단 당진시에선 지난달 4일부터 학교급식 식재료를 정상적으로 공급하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직영 초기라 여러 면에서 미숙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조공법인쪽에선 시 직영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상황이다.

당진시와 조공법인, 농민들의 입장을 확인해 당진시 학교급식 운영을 둘러싼 논란을 정리했다.

당진시농협해나루조합공동사업법인은 지난 2011년부터 당진시의 지원 속에 학교급식지원센터와 산지유통센터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2016년 애호박 등의 폭리 의혹으로 결국 당진시가 학교급식 시 직영을 결정하게 이르렀다. 조공법인 제공
당진시농협해나루조합공동사업법인은 지난 2011년부터 당진시의 지원 속에 학교급식지원센터와 산지유통센터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2016년 애호박 등의 폭리 의혹으로 결국 당진시가 학교급식 시 직영을 결정하게 이르렀다. 조공법인 제공

폭리 의혹에 따른 시 직영 여론 등장

문제의 발단은 지난 2015년 조공법인의 학교급식 납품 과정이다. 당시 조공법인은 농가에서 4,000원에 매입한 애호박을 학교에 1만1,000원에 공급하며 영양사와 학부모들 사이에서 폭리 의혹이 일기 시작했다. 이에 조공법인은 농가에서 4,000원에 수매한 걸 8,000원으로 기재한 건 단순 실수라며 차액을 농가에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의혹은 애호박뿐만이 아닌 다수의 품목에서 발생했다. 또한 조공법인이 가공식품업체 대리점권을 갖고 수익폭을 높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가공품의 납품가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판매장려금 등을 받아 이중, 삼중의 이익을 취했다는 것이다.

당진시에선 여러 의혹이 일자 2016년 12월 자체 감사를 진행했고, △조공법인이 통합위탁운영 중인 급식센터의 공공성 기능 부족으로 신뢰성·투명성의 약화 △1개 조공법인 내 급식센터·산지유통센터(APC) 2개 조직 및 회계 통합 운영으로 채산성 구분 불가, 업무중복 및 투명성 문제 △지역농산물 공급 위한 작부체계 구축 노력 부족, 관외 농산물 공급 의존으로 로컬푸드 취지 역행 등의 문제가 드러났다.

폭리 의혹이 운영상의 문제로까지 번지며 신뢰성이 흔들렸다. 학부모와 시민사회단체에서 결국 조공법인을 믿을 수 없다며 시 직영을 요구했고, 2017년 7월엔 충남도의 특정감사가 이뤄졌다. 감사 결과 실제 농가 매입단가와 가격조정협의회 제출 자료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도는 이에 단가책정에 대한 신뢰성 등이 문제되는 것은 사실이나, 유통과정에서 폭리를 취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충남도 감사 결과만 놓고 보면 폭리 의혹은 단순 실수에서 불거진 일일 수도 있지만 한번 흔들린 신뢰성을 되돌리는 건 쉽지 않다. 의혹이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까닭이다.

당진시는 곧바로 충남연구원에 급식센터 운영 방식에 대한 연구 용역을 맡겼다. 그 결과 행정주도형 부분위탁에서 시 직영으로의 단계적 전환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합의점 못 찾고 시 직영 결정 이르러

결국 2017년 11월 조공법인 주관농협인 신평농협의 조합장, 당진시 농업정책과장, 학교급식운동본부 대표가 행정주도형 부분위탁에 합의했다. 이후 2018년 한 해 동안 실무협의가 이뤄졌다. 이 협의에선 조공법인이 대리점권을 내려놓는 것과 더불어 조공법인의 적자 보전 방식, 행정주도형 위탁운영 방식에 대한 논의 등이 이뤄졌다.

1년간 이뤄진 협의지만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결국 12월에 이르러 조공법인은 지속경영을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라며 △센터장은 조공대표 △향후 예상되는 적자 보전 명문화 △ 2011~2012년 학교급식 초기 발생한 8억 적자 보전 △직원 70여명의 고용승계 △농·축산물 단독 공급 권한 조례 명문화 △수·발주 현행 유지 등을 요구하며 조건부 수용 입장을 밝혔지만, 당진시에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결국 시 직영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다만 당진시는 직영 준비가 필요한 만큼 1년간 현행 유지를 요구했지만 조공법인은 이를 거부했다. 또한 조공법인은 당진시가 시 직영 입장을 통보하자 급식센터 및 APC 운영을 올해 2월 말까지만 운영한다는 입장과 함께 급식센터 토지 등에 대한 지분 정리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조공법인에 출자한 14개 농협 조합장들은 총회를 통해 시 직영 수용 입장과 함께 조공법인의 APC 정상 운영과 학교급식 농축산물 분야 참여를 결정했다. 그러나 조공법인에선 조합장 총회의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며 조공법인 최고 결정권은 대표이사에 있는 바 APC 정상 운영 및 학교급식 농축산물 분야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남길 당진시 학교급식팀장은 학교급식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벌어진 배경에 대해 결국은 조공법인이 신뢰성 회복을 못한 데 그 원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은 안타깝지만 누적된 불신이 쌓인 상황에서 당진시가 도와주기엔 늦었다고 판단했다”며 “조공법인에선 폭리를 취한 것도 아니고 사람이 하다보면 실수도 있을 수 있는데 이게 무슨 잘못이냐고 하지만 학부모나 시민사회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시 직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농협의 역할이 농업·농촌·농민을 위한 경제사업이 기본인데 농협에서 출자한 조공법인이 위탁운영이 어렵다고 해서 APC 운영을 중단한다는 건 자기들 소명을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당진시와 농가가 계약한 게 아님에도 계약재배 농가와 계약을 파기하고, 그 책임을 당진시에 떠넘기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팀장은 “조공법인이 다 포기하고서도 계속적으로 시 직영을 비판하는 건 결국 위탁운영이라는 원점으로 돌아가기 위해서인데 시 직영을 공표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우수기관이 한 차례 실수로 역적?

조공법인도 할 말이 많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계약재배를 통한 농산물 생산부터 세척과 포장 등의 전처리 과정, 신속한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가공식품까지 직접 공급하며 당진시 학교급식의 기초를 닦은 데다 학교급식 식자재 납품 우수기관으로 수차례 선정되며 전국 각지에서 견학까지 온 까닭이다.

이부원 조공법인 대표는 현 상황에 대해 “10년 가까이 급식센터를 위탁운영했는데 시 직영화라는 미명하에 빼앗겨 조공법인 유통사업까지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조공법인 사업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현재의 시 직영은 농협을 배제하고 대리점을 끌어들여 급식센터가 하나의 물류센터 형식으로 운영되는 데 이게 무슨 직영이냐. 유통단계가 2~3단계 늘어나고 저가경쟁입찰만 하면 직영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또한 “지역농산물도 현재 하나도 안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폭리 의혹에 대해선 “실수한 부분은 있지만 급식센터 운영이 공공성에 대한 압박이 강한 상태에서 폭리를 취할 수 없는 구조였다”라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특히 “전국 학교급식의 모델이 됐던 급식센터인데 모든 걸 망쳐놓은 역적으로 몰린 꼴”이라며 “김홍장 당진시장의 공권력 남용과 권력 앞에 무릎을 꿇은 조합장들, 시금고 유치 때문에 농협중앙회도 외면했다”고 성토했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 일종의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재선에 성공한 김 당진시장이 농업·농촌·농민쪽에 표가 미미하니 이쪽을 무시하고 시민단체나 유통업자, 대리점 등의 사업 참여를 보장한 하나의 보은행정이라는 것이다.

당진시는 학교급식 시 직영을 선언한 가운데 촉박한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4일부터 식재료를 차질 없이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진시는 농민 피해 최소화와 지역농산물 공급률 확대를 과제로 꼽았다. 당진시청 제공
당진시는 학교급식 시 직영을 선언한 가운데 촉박한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4일부터 식재료를 차질 없이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진시는 농민 피해 최소화와 지역농산물 공급률 확대를 과제로 꼽았다. 당진시청 제공

학교급식 시 직영, 그 후

당진시에선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난 2011년부터 조공법인을 통해 급식센터를 위탁운영했지만 결국 남은 건 없다. 급식센터도 이용할 수 없는데다 인수인계 과정도 없다보니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진시는 부랴부랴 냉동창고를 빌려 식자재 공급에 나서며 급한 불은 껐지만 우여곡절을 겪으며 위태로운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식재료 소분이나 전처리 과정을 일체 못하고 있다. 인력이나 시설도 안 되는데다 허가도 못낸 까닭이다. 아직 지역 농산물 공급 비율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는 셈이다.

이렇다보니 현 사태를 바라보는 농민들의 심경은 착잡하기만 하다. 당장 조공법인 계약재배 농가에 문제가 생긴데다 앞으로도 시 직영을 위한 생산자 조직 등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어서다.

김희봉 당진시농민회 협동조합개혁위원장은 “당진시가 애초에 공무원과 농협 중심으로 학교급식 운영방식을 논의할 게 아니라 학교급식운동을 주도한 시민사회진영과 지역논의구조를 만들었다면 얘기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학교급식 정상화와 더불어 APC의 유통기능 강화, 로컬푸드직매 기능 활성화 등 3박자의 동시 추진을 농민들이 바라는 대안으로 꼽았다.

농민들의 우려에 당진시도 공감하며 “급식센터뿐만 아니라 APC 부분까지도 정상화시켜 계약재배 농민들의 피해가 최소화되고 향후 지역 농민들이 정상적으로 농사짓도록 하는 게 가장 큰 숙제”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당진시는 작부체계의 구축과 더불어 지역농산물 공급 100%를 목표로 일반농산물과 친환경농산물의 공급비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더불어 조공법인과의 관계 개선에도 힘을 쓰겠다는 입장이다.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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