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여성농민 “쇠고기 협상 무효”

전여농 기자회견 열고 즉각 재협상 촉구-쭉정이 골라내는 키질 퍼포먼스도 펼쳐

  • 입력 2008.06.15 13:55
  • 기자명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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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민들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 협상무효를 주장하면서 한미 FTA 반대를 촉구했다. 7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 김덕윤)은 청와대 인근 청운동 동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쇠고기 재협상에 대한 의지가 없는 정부에게 전국 1백70만 여성농민들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자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옥임 전여농 부회장은 “농번기에 하루 종일 일해도 대학생 자식들 학교 보내기가 힘들다”며 “이 나라를 책임지는 정부가 우리 아이들의 앞길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 7일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에서 한미FTA 반대와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있다.

여주에서 중학생 딸과 함께 올라온 한 여성농민은 “수입개방으로 농민을 죽이더니, 이제는 (쇠고기 개방으로) 국민마저 죽이려 한다”고 정부를 강력 비판했다.

전여농은 기자회견문에서 “고시를 유보한다고 해도, 수출 자율규제라고 말을 해도 시청 앞 촛불은 폭우 속에서도 꺼지지 않았다”며 “정부가 재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이상 국민들의 날로 거세지는 저항은 이제 걷잡을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전여농은 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제로 하는 한미 FTA를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으면 한미 FTA는 성립될 수 없다는 미국의 발언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며, 전국의 농민들은 한미 FTA가 타결된다면 한국농업이 몰락할 것이 뻔하기에 이를 반대해왔다고 주장했다.

전여농은 정부가 민심을 외면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강행한다면 총력을 동원해 반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국민들의 요구를 무시한 국정운영의 책임은 고스란히 정부의 몫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전여농 회원들은 쭉정이를 골라내는 키질을 통해 한미 FTA, 미국산 쇠고기, 정운천 농식품부 장관 등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걸러내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날 전여농 회원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대학로로 이동해 전국여성연대와 함께 ‘명박퇴진, 협상무효’ 등이 적힌 키를 들고 행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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